[기획특집] 사업용자동차 교통사고 어떻게든 줄여야=[5]교통안전관리 우수사례(개인택시:개인택시공제 전북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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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사업용자동차 교통사고 어떻게든 줄여야=[5]교통안전관리 우수사례(개인택시:개인택시공제 전북지부)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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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법규 준수’를 최우선 가치로

개인택시업계 유일의 ‘체험센터’ 교육
최근 5년이상 무사고운전자 42% 증가
‘사고 건수, 사망자 10% 감소’가 목표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사업용자동차 교통안전 관리에 있어 유난히 까다로운 부분이 있다. 그것은, 사업자가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유일한 여객운수업종인 개인택시의 문제다.

개인택시는 운수업종 가운데 무사고 경력자가 가장 많다는 점에서 ‘운전에 관한 한 내가 최고’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그래서 외부의 간섭이나 지시 등이 쉽게 이뤄지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버스나 회사택시 등과 같이 집단적인 교육훈련 등이 거의 불가능해 체계적인 안전관리가 불필요하거나 불가능한 측면이 있다. 더욱이 개인택시 운전자 대부분이 연령대가 높고 운전경력이 길어 옳고그름을 떠나 자신의 운전습관을 쉽게 고치지 못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 개인택시 교통사고 특성을 감안할 때, 지난 10년간 개인택시공제 전북지부의 사고율이 언제나 공제 전국 평균의 82~92%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은 결코 평이한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부를 찾아 그간의 사고줄이기 활동과 뒷이야기들을 들어봤다.

 

 

“나에게 그런 문제가 있었는지 그제서야 알았습니다. 운행 행위 하나하나를 기기로 측정해 숫자로 제시하는데 할 말이 없는 것이죠. ‘아, 이래서 체험센터, 체험센터 하는구나’하고 느끼게 됐어요.”

전북 전주시에서 개인택시를 19년째 운행하는 A(63)씨는 지난 해 지부의 권유로 한국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에서 교육을 수료한 소감을 그렇게 말했다. A씨는 2017~2018년 크고작은 교통사고를 세차례 야기한 탓에 지부로부터 체험센터 교육을 권유받고 못이기는 듯 참여했지만, 뜻밖에 운전에 관한 유익한 지식과 정보를 얻었다고 말했다.

개인택시공제조합 전북지부는 종래 ‘교통안전 전국 최우수지부’라는 자긍심을 갖고 있었으나 대략 7~8년 전, 한 해가 다르게 증가하는 교통사고로 한 때 17%대를 유지하던 연간 사고율이 20%에 육박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이에 당시 지역 개인택시업계 대표자인 박상익 조합 이사장은 여러 정보를 취합해 사고 다발자들에 대한 교통안전공단 체험센터 교육을 결심하고 조합원 설득에 나선다. 특히 사고다발자들에게는 ‘스스로 안전운전을 생활화해 운송사업의 지속성을 담보토록 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라며 체험센터 교육을 권유했다. 그렇게 시작된 체험센터 교육이 7년을 넘기며 지부에서 총 321명이 교육에 참여했다. 이는 전국 개인택시업계에서 유일한 일이다. 교통안전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교육 이수자들의 교통사고 사망자 발생률을 70%까지 낮추는 점을 참고한다면 전북지부에서의 체험교육은 지역 교통안전에 크게 기여해 왔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전북지역 개인택시는 2020년 현재 5563대가 공제조합에 가입돼 있다. 대부분의 조합원이 베테랑 운전자로 안전운전에 충실하지만, 근래 들어 열악해진 택시운송사업 여건 때문에 ‘안전’에 충실하기 어려운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고 한다. 즉, 경기 침체로 승객이 줄어든 데다 대리운전까지 가세해 영업이 잘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매일 일정 수준의 수입금을 기대하고 있는 조합원들은 수입금이 자신의 기준에 못미칠 때 운행 시간을 늘린다든지, 운행속도를 높이는 등의 무리한 운행을 감행할 수 밖에 없는데, 전북지역 개인택시 역시 그런 현실에 놓여 있는 것이다.

지부는 이에 명확한 대응 의지를 천명했다. 사고를 줄이지 않으면 결국 조합원의 보험료(분담금)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으므로 우선 교통사고를 줄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교통사고는 무엇보다 교통법규를 준수하지 않아 발생할 확률이 가장 높은만큼 ‘교통법규 준수가 최상의 교통사고 예방’이라는 슬로건을 정하고 이를 집중적으로 조합원들에게 전파했다.

특히 2018년 전북지역 교통사고의 27%(2125건)가 노인 교통사고이며,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57%(141명)가 노인 교통사고 사망자인 것으로 밝혀지자 지부는 노인과 어린이 등 교통약자 보행 교통사고 예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신규 양도양수자 및 사고다발 조합원에 집중 교육과 홍보를 거듭했다. 사고동영상을 만들고 사고다발지역에서의 안전운전 캠페인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한 결과 지난해에는 개인택시에 의한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전년 대비 4명(66.6%)을 줄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같은 노력은 지부의 무사고 조합원 숫자로도 입증된다. 전국개인택시공제조합이 2012년부터 전국적으로 ‘5년 이상 교통사고 없는 개인택시’를 대상으로 무사고인증마크를 차량에 부착해 사고 예방을 유도하고 있는 바, 전북지부의 경우 2013년 1035명이던 무사고 조합원이 2020년에는 1473명으로 42%나 증가할 정도로 조합원들에게 안전운전이 정착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지부가 그와 같은 체계적인 교통안전 사업 계획을 수립, 시행할 수 있는 데는 역시 막강한 지부의 결속력이 원동력이었다. 지난해 3차례(3, 6, 9월) 익산역사거리 등 교통요지에서 실시한 캠페인에서는 사고예방현수막을 설치하고 안전운전 관련 홍보물을 직접 조합원에게 전달하는 대면(對面)홍보로 진행해 조합원들의 호응 속에서 캠페인의 효율을 최대한 높였으며, 수시로 문자메시지를 통해 안전운전을 당부하는 등의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또한 지부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15개의 모범운전자회를 비롯한 여러 조합원단체가 해당 지역을 거점으로 자발적으로 ▲정지선 지키기 ▲방향지시등 켜기 ▲안전벨트 착용 생활화 등을 주제로 한 현수막을 만들어 조합원과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하는 등 지부의 사고줄이기 노력에 큰 힘을 보탰다.

지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전라북도, 전북경찰청, 교통안전공단 전북지부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보행자 우선 교통체계’로의 개편을 통한 보행자 취약구간 정비 ▲불법 주·정차 단속 강화 ▲교통약자 맞춤형 안전환경 조성을 통한 어린이·노인 보호 ▲안전성 제고를 위한 인프라 확충에 첨단기술 활용 ▲교통안전문화 확산 및 강력한 추진체계 구축과 교육·홍보 등을 통한 사람우선 교통문화 확산 등의 추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지부는 올해 사고줄이기 목표로 ‘전년 대비 사망자, 부상자 모두 10% 감축’으로 정했다. 이 목표가 순조롭게 달성될 때 전북지부는 ‘교통사고 사망자 제로’를 향해 또다시 힘차게 도전할 것이다. 그것은 이미 전북지부에 뚜렷한 가능성으로 자리잡고 있다.

 

 

Interview 박 상 익 개인택시공제 전북지부 자문위원장

“사고줄이기 열정·노하우 전국 최고
 신규 양수자 안전교육에 더욱 철저 기할 것”

 

 

“우리 조합원들의 교통안전에 관한 열정과 노하우는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조합원 개개인이 조심운전, 준법 운전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기에 지부 차원의 사고줄이기 행사 등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등 모범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상익 개인택시공제 전북지부 자문위원장은 전북지부의 교통사고 줄이기 노력의 성과를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의 덕택이라고 말한다. 이는 사고줄이기 실적이 우수한 지역의 운수업계 단체장들의 공통적으로, 공로를 사업자에게 돌리는 것은 일견 미덕으로 보이지만 실제 조합원들의 동참 정도가 교통사고 줄이기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임에는 틀림없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박 자문위원장은 덧붙인다. “교통안전 문제는 조금만 소홀히 하면 바로 표시가 나고, 지표로 확인이 되기 때문에 절대 방심할 수 없어요. 해서 저희는 그간의 성과를 토대로 사고 다발자에 대한 교통안전공단 체험교육센터 교육을 강화하고, 특히 신규 양수자에 대한 안전교육을 확실히 이행해 지부의 교통안전 방침이랄까 원칙에 충분히 녹아들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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