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수소굴기 외친 중국 시장 적극 진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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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업계 “수소굴기 외친 중국 시장 적극 진출 필요”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20.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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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2030년 누적 100만대 보급 목표
중앙과 지방 모두 산학연 기술개발역량 육성
“초기 단계 들어간 중국 시장 선점 도모해야”
국산차로는 유일한 수소차인 현대자동차 넥쏘. 사진은 국내 한 충전소에서 수소연료를 주입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국산차로는 유일한 수소차인 현대자동차 넥쏘. 사진은 국내 한 충전소에서 수소연료를 주입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전기차에서 수소차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지난해(2019년) 중국 정부가 수소차 산업 육성을 부르짖자, 중국 현지 여론이 내놓은 평가다.

중국이 향후 10년간 미래차 산업 역량을 수소차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소차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기업이 중국에서 발 빠르게 나서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 또한 좁은 국내 시장에선 성장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은 만큼, 중국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주장이 업계 일각에서 나왔다.

◆중국시장 현황=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중국은 2019년을 ‘수소차 원년’으로 규정하고 보급 로드맵을 제시하며 수소차 육성에 나서고 있다.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중앙정부가 수소차 생산과 보급에 의지를 보인 것은 지난 2016년. 심각한 대기오염을 해결하고 차세대 전략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목표에 따랐다. 당시 중국자동차공정학회가 발표한 ‘신에너지·에너지절약형 자동차 기술 로드맵’에는 2020년까지 수소차 5000대와 충전소 100기를 보급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이어 2025년에는 수소차 5만대와 충전소 300기를 누적 보급하고, 2030년에는 수소차 100만대와 충전소 1000기 시대를 열어 세계 최대 수소차 시장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의 경우 2022년까지 6만2000대를 보급한 데 이어 2030년 85만대를 누적 보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2025년 20만대에 도달하고, 2030년까지 80만대를 보급시킬 계획이다. 목표 수치상 중국에 뒤진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최근 펴낸 ‘중국 수소차 개발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근 중국 정부가 전기차에 이어 수소차 개발 정책을 제시하고 다수 완성차 업체와 공과대학, 연구소 등 산학연이 모두 수소차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점을 감안할 때 2030년 100만대 보급목표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이 우선적으로 승용차보다 높은 주행거리와 내구성이 필요한 트럭·버스 등 상용 수소차 개발·보급을 촉진하고 있고, 이후 2025년 승용 수소차 양산을 추진하기 때문에 목표 실현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 수소 상용차 개발과 실용화를 상당 부분 진행한 중국 업체들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맞춰 승용 수소차를 시험 운행할 계획이며,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승용 수소차의 경우 가격 목표는 2025년 20만 위안(3400만원)에서 2030년 18만 위안(3060만원) 수준으로 잡았다. 이는 한국과 일본에 비해 낮은 가격이다. 수소충전소도 한국과 일본보다 대규모에 해당하는 1000개를 설치할 계획이다. 물론 절대 인구가 많다보니 인구 100만명당 수소충전소는 한국(12.7개)과 일본(7.5개) 보다 떨어지는 0.7개 수준이다.

◆중국 정부 지원 정책=이를 위해 지난해 연료 배터리 산업기반이 갖춰진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10개 도시를 시범지역으로 선정하고, 우선 1000대를 보급하는 사업이 시행됐다. KAMA에 따르면 현재 중국은 수소차에 최대 20만 위안(34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반면, 전기차는 최대 2만5000위안(425만원)을 지원하는 차별적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방정부도 수소차 보급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방정부 정책은 기술수준 향상과 수소차·수소충전소 보급 확대, 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일부 도시는 수소차를 이용한 카쉐어링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아 자동차 제조사를 비롯한 기업들도 수소산업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정부 정책에 따라 자동차 대표기업이 수소차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상하이자동차와 치루이자동차 등 10여 곳은 이미 수소차 개발·양산에 나섰고 연간 50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수소상용차공장을 완공한 상태다.

이밖에 토요타와 같은 외자기업이 로컬기업에 연료전지장치와 수소탱크 등을 납품하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국유 에너지기업이 17개 기업·기관이 참여하는 ‘중국 수소에너지 및 연료전지산업 혁신전략연맹’을 출범시켜 안정적인 에너지공급체인 구축에 주력 중이다. KAMA 관계자는 “중국은 수소차 핵심 기술 개발을 아웃소싱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일본 토요타가 개발 과정에 다각적으로 참여하면서 중국 시장·기술 선점을 도모하고 있다. 2017년 중국에서 수소차 생산을 결정하고 자사 수소차로 3년간 시험을 마쳤고, 중국합작사인 FAW와 GAC에서 자사 수소차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국내업계 진출 필요성=중국수소에너지연맹은 2050년 중국 내 수소에너지 산업규모가 10조 위안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업계는 2030년 중국 내 생산차 5%인 200만대가 수소차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만큼 중국의 수소차 산업 성장은 향후 10년간 무서운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업계는 중국 정부의 수소차 육성정책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내연기관차에 뒤쳐진 중국으로선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가 다분한 만큼 수소차를 전략 산업으로 내세우고 있는 한국이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수소차 후발주자지만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과 협업해 기술력을 향상시키고 있는 중국 기업의 추격도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KAMA도 수소차 최대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시장 확보를 위해 국내 기업이 중국 정부 수소전기차 개발·보급정책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중국 자동차 업체의 경우 기술력이 부족해 핵심기술을 외국계 기업으로부터 아웃소싱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한국 기업이 초기 단계인 기술개발과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정만기 KAMA 회장은 “수소차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한국 업체는 중국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토요타에게 중국 FCEV 시장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는 상황이다. 중국 초기시장을 우리 선행기술을 이용해 선점할 경우 기술표준, 충전 인프라, 기업 이미지 등에서 경제적 가치를 얻을 수 있다. 아울러 중국 시장을 통해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발판을 구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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