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가 돈이 되는 ‘택배’…렌탈‧회수물류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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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가 돈이 되는 ‘택배’…렌탈‧회수물류 주목
  • 이재인 기자 koderi@gyotongn.com
  • 승인 2020.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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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29억 택배 폐기물 ‘업사이클’ 이슈로 부각

[교통신문 이재인 기자] 녹색물류 관련 10개년 사업 추진경과를 보고하고 해당 결과물을 토대로 전략계획을 수립하는 정부 평가가 연내 예고된 가운데, 택배 상자 비닐 포장재를 재사용‧재활용해 배출량을 억제하고 폐기물 처리 등의 사회적 비용을 경감하는 방안이 보다 확대 추진된다.

이는 포장재의 자원순환으로 친환경 물류 가용범위를 확대함과 동시에 ‘업사이클’을 주제로 한 비즈니스 모델의 상용화와 전통적 물류에 회수‧렌탈 등의 부가서비스를 추가해 존속성과 경쟁력 강화를 유도토록 하는 방안이 구체화되면서 속력이 붙었다.

기폭제가 된 배경에는 화주사와 택배업체들 사이에서 이뤄져 온 관행적 거래인 백마진을 정부가 불공정 행위로 지목, 포장재 유료화 방안이 검토선상에 올랐고, 범정부차원에서 추진 중인 화석연료 사용 저감 대상에 포함되면서 택배 폐기물의 재사용‧재활용 논의가 본격화 됐다.

▲분리배출 활성화 협약

이달 들어 폐기물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 방안이 실행된다.

지난 8일 우정사업본부와 CJ대한통운 등 5개 물류사와 이베이코리아, 쿠팡 등 13개 이커머스, 한국통합물류협회, 환경부는 택배 포장재의 재사용‧재활용 활성화를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하고 소비재의 분리배출을 유도하는 추가 조치를 이행키로 했다.

협약에 따라 참여 업체들은 주문 접수 및 택배 발송 시 화주 의뢰인에게 제공하는 알림 서비스에 ‘종이상자 분리배출’ 안내 메시지를 발송해야 하며, 박스에 부착되는 수하물 운송장에 분리배출 안내 문구를 게재해야 한다.

이날 환경부는 코로나19 등으로 온라인 주문이 늘면서 2월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7% 늘어난 2억4255만 상자로 집계된 점을 지적, 택배 종이상자의 경우 전표와 테이프를 제거하고 접어서 배출해야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환경부는 이물질을 제거하지 못한 종이상자가 소각·매립 폐기물로 처리되지 않도록 유통·물류업체들과 소비자 모두 적극적으로 협조해 줄 것을 주문했다.

한편, 재사용 가능한 박스·용기로 대체하는 작업도 확대될 전망이다.

온라인 채널을 통해 의뢰인이 선납한 택배비 전부를 택배업체에게 지급하고, 주문 상품관리 및 포장에 드는 제반비용 일체를 판매자가 부담케 함으로써 부대비용을 분할토록 하는 법적 조치가 검토되면서다.

시장에서는 종이 박스를 대신해 규격화된 폴리에틸렌(PE) 재질의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발송하고, 수취인이 배출한 용기를 수거업체가 회수해 집결 장소로 이송한 뒤 세척과정을 거쳐 재사용하는 회수물류 시스템이 시범운영되고 있다.

사용 횟수, 적정 회수 가능성, 만족도 등 택배 포장재 감량을 위한 정부 개선안이 준비될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회수물류를 골자로 한 부대서비스와 포장재 선택에 따른 유료 서비스가 물류·유통업계 전반으로 확대·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포장재 유료화 시동

햇수로 2년 전 폐비닐 수거 업체들의 거부 사태와 폐기물의 중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택배 과대포장에 대한 행정조치가 물망에 올랐다.

당시 온라인 쇼핑몰 등 화주사들은 안전배송 차원에서 각종 부자재와 포장재 사용이 불가피한 점을 이유로, 배송 중 발생 가능한 상품파손 등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보상하는데 있어 이러다 할 지원대안이 정부로부터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가 부담으로 리스크를 감내하고 정부정책에 동참하라는 것은 일방적인 조치라며 대책을 촉구했다.

이에 정부는 에어쿠션·보냉제 등과 같은 내장재에 환경개선부담금을 추가·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택배 박스·스티로폼 등 포장 충전재를 유료화 함으로써 포장재 사용을 억제하면서 과대포장으로 폐기물 배출이 발생하는 사업장을 집중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택배 포장재 재질이나 양 등을 구체화하는 논의가 이뤄졌고, 물류·유통사와 중소형 이커머스 업체들의 풀필먼트 대행사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시장에 적용한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일평균 2만t 가량으로 추정되는 포장 폐기물에 대한 실태조사와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택배 상품의 과대포장 여부를 진단하고, 포장 공간에 대한 규격과 규제가 있는 일반 제품과 달리 택배 포장에는 별다른 규정이 없는 점을 감안해 관련 기준 정립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폐플라스틱 관리정책의 한계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와 온라인 쇼핑이 증가하면서 에어백과 포장 비닐, 포장 용기 등과 같은 플라스틱 폐기물이 급증했다.

이와 관련해 1인당 플라스틱 연간 사용량은 132.7kg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친환경 포장재 주문

기존 택배 포장재를 친환경 재질로 전환하는 방안이 확대된다.

비닐 테이프 등 택배 포장에 투입되는 각종 부자재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소모품의 재사용‧재활용이 가능토록 조치하라는 정부의 주문이 시장에 전달되면서다.

대표적으로 CJ ENM 오쇼핑, 롯데홈쇼핑, 로지스올 등은 환경부와 ‘포장재 감량을 위한 자발적 협약서’를 체결했고, 한진택배는 스타트업 에코라이프패키징과의 협업을 통해 완충제와 테이프로 마감해야 했던 택배 박스를 조립형으로 재구성한 일명 ‘날개박스’를 시판 중이다.

이는 국내에서 발생되는 생활폐기물 중 30% 이상을 차지하는 1회용 포장재 폐기물이 온라인 구매 활성화 등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고, 완충재 및 아이스팩 등 각종 1회용 택배 내장재의 사용량과 문전배송 이후 배출되는 폐기물의 양도 비례한다는 정부 발표 이후 내려진 조치다.

지난 2018년 9월 기준, 국민 1인당 택배 이용횟수는 연 49.1회, 국내 경제활동인구(2758만2000명, 2018년12월 통계청) 1인당 이용회수는 연 92.2회로, 이전연도 대비 각각 4.3회, 7.3회 늘었으며, 기준연도 택배처리 물량은 25억4300만개로 집계됐다.

정부는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한 소비패턴과 거래 비중의 증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비대면 거래 확산 등으로 택배 거래물량이 더욱 늘 것으로 보고, 참여대상 업체들에게 포장공간비율과 포장횟수를 최소화 하는 맞춤형 적정포장 설계를 적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포장재 줄인 회수물류 주목

택배 포장재 사용 및 배출량 저감대책이 구체화되면서 향후 5년 이내 포장재를 이슈로 신사업이 증가할 것으로 진단됐다.

글로벌 특송기업 DHL이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10개 화주기업 중 9개 업체가 3~5년 이내 포장재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답했으며, 전자상거래 제품군의 확대와 거래비중 증가세에 힘입어 배송 효율성에 따른 상품 포장 솔루션이 이슈가 될 것으로 지목했다.

특히 배송 신속성 및 정기배송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단일 품목 발송량 또한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곧 탄소 배출과 포장 폐기물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화주기업은 합리적인 포장재 비용 관리, 배송 중 파손, 배송 가능 용량 최적화 등의 문제에 직면한 것으로 조사되면서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포장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친환경 자재 활용을 촉진하는 등 ‘지속 가능한 배송’에 대한 기대와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번거롭지 않게 재활용할 수 있는 포장재를 사용하면서도 미적으로 만족스러운 부자재를 도입해 신규 고객 유치 수단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가속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급진적 체제변혁과 각종 실험을 통해 물류 서비스의 다각화가 활성화될 것이란 관측도 이런 이유에서 나오고 있다.

풀필먼트 및 포장재 관련 스타트업 등장과 기술혁신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인적역량 확충과 산업고도화에 따른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된데 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도기적 체제 안전 공백을 메우는 시설 및 장치 부재로 인한 리스크가 혼재돼 있는데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의 이슈로 무인자동화의 적용범위와 R&D 투자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재사용‧재활용 용기를 활용한 신사업 모델이 주목받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 “O2O·블록체인·클라우드 플랫폼 이용 활성화에 의한 비대면 택배를 반영해 친환경 포장재의 투입과 회수물류 서비스가 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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