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택시시장 독과점 문제 더이상 간과해선 안돼…업계 자체 대안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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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택시시장 독과점 문제 더이상 간과해선 안돼…업계 자체 대안 만들어야”
  • 유희근 기자 sempre@gyotongn.com
  • 승인 2020.05.2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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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택시연합회, 플랫폼 개선방안 세미나 개최

[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택시업계가 플랫폼 기업의 시장 독과점 문제를 공론화했다. 사업 초기 약탈적 가격 정책을 기반으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플랫폼 기업이 최근 본격적인 수익화에 나서면서 이에 따른 업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주장이다.

지난 20일, 전국택시연합회와 전국개인연합회는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플랫폼 택시 발전 및 독점적 지배시장 개선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지만, 택시업계가 문제 삼는 플랫폼 기업은 업계 1위 사업자 카카오(모빌리티)다.

카카오 플랫폼의 택시 독과점 문제는 플랫폼 기업의 문제이자 택시업계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만큼 카카오와 택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또 이미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이전처럼 업계가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2015년 국민 메신저 앱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출시된 카카오택시는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며 택시 호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말 기준 1일 호출 건수가 160만건에 이르며, 지난해 9월 서울 택시 기사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94%가 영업에 카카오택시 앱을 이용한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는 운송가맹사업에 나서면서 서울과 경기를 비롯해 대구, 대전, 울산, 광주 등에서 현재 5000대가 넘는 카카오 가맹택시가 운행되고 있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안기정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카카오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사업 초기 약탈적 가격 정책(무료 호출)으로 록인 효과(Lock-In Effect·이용자가 한 서비스를 계속 사용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효과)를 거둔 뒤, 이를 바탕으로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먼저, 안 연구위원은 카카오의 독점적 시장 지배에 따른 문제로 카카오가 업체와 플랫폼 가맹사업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공정성을 지적했다.

안 연구위원에 따르면, 카카오 플랫폼 가맹사업은 택시회사가 카카오모빌리티와 맺는 제휴계약과 지역가맹본부와의 맺는 가맹계약 두 가지로 구분된다. 그런데 업체가 가맹본부와 맺는 가맹계약은 계약기간이 5년이고, 카카오와의 제휴계약은 3개월이다. 이에 업체가 한번 가맹계약을 맺으면 5년 동안 수수료(율)과 관련한 문제는 더 이상 말을 꺼낼 수 없는 반면, 영업 수익에 따라 카카오로부터 인센티브를 되돌려 받는 제휴계약은 3개월마다 맺어야 해 상대적으로 업체에 불리한 구조라는 지적이다.

또 카카오가 업체로부터 받는 수수료율의 적정성 문제와 관련해 안 연구위원은 “파리바게트나 베스킨라빈스 같이 제품을 본사로부터 납품받아 판매하는 가맹계약이 아닌데 현행 수수료율(20%)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문제는 일반 사업자와의 차별적인 콜배차 문제다. 이는 카카오가 최근 가맹택시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해나가면서 문제도 커지고 있다. 안 연구위원은 일부 택시사업자와 운수종사자가 카카오가 가맹택시에 장거리 목적지 콜 등 양질의 배차를 몰아준다고 의심하는 것은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볼 수 있다”며 호출 형평성 문제가 쉽게 불식되기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문제는 비명을 지르지만, 해법은 속삭인다.’ 

택시업계는 올해부터 시행된 전액관리제와 내년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대되는 완전월급제 도입 등의 이유로 플랫폼에 점점 더 많이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플랫폼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스마트폰 앱 호출을 받기 위해서도 그렇지만 사업주 입장에서는 차고지를 떠난 택시기사들을 관제하기 위해서 이기도 하다.

이날 토론을 위해 패널로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도 카카오의 시장 독점적 지위에 따른 문제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을 드러냈지만, 이에 대한 뾰족한 해법은 제시하지 못했다.

정성훈 변호사는 여객자동차법 제49조 11의 2항의 ‘운송사업자는 둘 이상의 운송가맹점에 가입해서는 아니 된다’는 규정의 개정 필요성에 대해 말했다. 특정 이동통신사 한 곳 제품만 취급하는 직영점도 있지만 모든 이동통신사를 취급해 소비자가 선택해서 고를 수 있게 하는 대리점도 있듯이 운송서비스 공급자와 이용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차원에서 관련 법규정을 정비해야 한다는 취지다.

본지 박종욱 편집국장은 “카카오가 택시시장에 들어오면서 업계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측면도 분명 있지만, 독점적 지위로 올라서면서 최근 발생 하는 시장 질서 교란 행위와 업계가 공동으로 누려야 할 이익이 플랫폼 업체로 치중되는 문제 등에 대해서는 업계가 단호히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으로는 카카오와 정면으로 맞서 싸우는 것은 승산이 없기 때문에 업계가 독자적으로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개발해 전체 수요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문진상 티원모빌리티 대표와 김기복 시민교통안전협회 대표는 카카오의 불공정성 문제에 대해서만 파고드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아니다 카카오에 대응할 것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통해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등의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안 연구위원은 “택시가 사양산업이라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택시운수종사자를 확보하고 인적서비스 등을 개선함과 동시에 새로운 부가서비스가 개발되면 앞으로 부가가치가 더 올라갈 수 있는 산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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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임 2020-05-30 05:27:22
카카오택시 좋던데요.

김형준 2020-05-22 19:51:19
대안은 한가지뿐 카카오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개발하는것뿐 결국 선택은 승객들의 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