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처방 자보 환자 60%가 "내 돈 쓰라면 한약 안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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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처방 자보 환자 60%가 "내 돈 쓰라면 한약 안 먹어"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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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단체 설문조사 결과
미흡한 보험 기준 개선돼야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로 의료자원과 보험료가 낭비되고 있다고 소비자단체가 주장했다.
(사)소비자와함께가 공개한 자동차보험 환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2년 내 자동차보험으로 한약(첩약) 처방을 받은 교통사고 환자(505명)가운데 받은 한약을 다 복용했다는 응답자는 25.8%에 그쳤다.
복용을 중도 포기한 이유는 '귀찮아서'(28.6%), '효과가 없을 거 같아서'(22.3%), '첩약을 믿을 수가 없어서(부작용 우려 등·21.0%)', '너무 많아서(9.6%) 순으로 답이 나왔다.
첩약을 처방받은 환자의 절반에 가까운 46.8%가 진료 당일에 약을 받았고, 54.2%는 열흘분 이상을 받았다고 답했다.
첩약 치료효과에 관한 환자의 자체 판단은 '효과가 없었다'와 '효과가 있었다'가 36.4%와 33.2%로 비슷했으며, 30.4%는 '보통'으로 평가했다.
교통사고 한방 진료 때 첩약 비용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면 며칠분을 받겠는지 질문에 '받지 않겠다'는 답이 60.5%로 가장 높게 나왔다.
일반 소비자(507명)를 상대로 한 별도 설문조사에서 86.5%는 첩약에 성분·원산지 표기 의무가 없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대답했으며, 93.3%는 성분·원산지 표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표시 의무 유무에 관해 몰랐다고 답한 소비자의 70.6%는 표시 의무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서 첩약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떨어졌다고 반응했다.
소비자와함께는 "비용을 직접 지불해야 한다면 첩약을 안 받겠다는 답이 60%가 넘은 것은 자동차보험 첩약 진료의 효용성에 대한 환자들의 의구심이 반영된 것"이라며 "환자의 상태에 따른 개별 처방보다는 정해진 양의 한약을 충분한 설명 없이 처방해 보험료와 자원의 낭비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또, "자동차보험 수가 기준은 국토교통부가 결정·고시하고 있어 세부기준이 미흡하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한방 과잉진료는 한방진료비 증가의 한 원인으로 추측할 수 있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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