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택시 교통안전캠페인] 급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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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택시 교통안전캠페인] 급브레이크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0.0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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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브레이크 적게 밟는 습관 중요”
급브레이크 회수 적을수록 사고 적어
급브레이크, 추돌사고 발생 원인 행위
탑승객 차 내 충격사고로 이어지기도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 A씨는 우연히 대리운전으로 귀가하는 자동차 안에서 대리운전 기사의 운전행태에 깜짝 놀랐다. 세련된 운전솜씨에 유연하게 차로 이쪽 저쪽을 옮겨가며 달라는데까지 이해할 수 있었으나, 운행 중 달리는 자동차 앞으로 다른 차가 매우 근접하는 상황이 될 때까지 대리운전 기사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다는 사실을 몇차례 아찔한 순간을 경험하고는 대리운전 기사에게 말했다. “아니 그렇게 앞차하고 가까이까지 근접해야 급히 브레이크를 밟는 이유가 뭡니까. 겁이 나서 식은 땀이 흘러요”
그러자 대리운전 기사는 웃으며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고 한다. “아, 그런 지적을 더러 받는데, 이게 습관이 돼서 잘 고쳐지지 않습니다. 제가 택시운전 경력이 20년 이상 되어...”
대리운전 기사의 말을 요약하면, 택시운전을 하면 몸에 밴 아슬아슬한 운전방식이 고쳐지지 않아 대리운전을 하는 지금도 급브레이크를 밟는 습관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잘못된 운전습관을 ‘택시운전’ 탓으로 돌리는 그의 말은 정당하지 않은 것임에 분명하나, 그렇다면 우리가 자주 보는 택시에서 그런 급브레이크 운전의 경향이 뚜렷해야 하나 사실은 어느 정도일까.

  
운행 중, 앞서 달리는 자동차가 전방에 정지신호를 발견하고 차를 서서히 정지시킬 때 내 차는 그런 것에 크게 반응하지 않다가 앞차가 멈춰 설 무렵 앞차에 바짝 다가서고야 비로소 브레이크를 급하게 밟을 때 ‘급정지’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런 급정지와 같은 방식으로 차를 세우는 일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것은 매우 위험행위이기 때문이다. 차를 멈춰 세우는 데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고, 이는 자동차가 멈춰설 때 브레이크 페달을 밟기만 하면 그 자리에서 멈춰서는 것이 아니고 점점 속도를 줄여 종국에 정지하게 되며 그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급정지는 그런 시간을 매우 최소화해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차가 멈춰서기까지 시간을 최소화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그런데 만약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차가 멈춰서기까지 운전자가 예상한 시간보다 더 걸리게 되면 자동차는 영락없이 앞서 달리거나 정차 중인 자동차의 후미를 들이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자동차 운전을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 ‘차를 어떻게 잘 멈춰 세우느냐가 운전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잘 멈춰 세운다는 것은 운전자가 언제, 어느 지점에 정차할 것을 결정하고 이를 수행하는 능력이다. 운행 중 속도를 높여 달리다가도 위험한 상황에 직면해 속도를 급히 줄여 위험을 회피해 나가기 위해서는 속도를 현저히 줄이지 않으면 안되나, 이 때도 그저 차를 멈춰세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주변의 다른 자동차 흐름을 파악해 트러블을 일으키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하는 능력이 바로 위험 회피 능력이며 이것이 바로 차를 잘 멈춰 세우는 일이라 하겠다.
수원의 한 택시업체에서는 운전자의 안전운전을 도모하기 위해 전체 운전자의 운행기록계를 분석해 위험요소를 골라내는데, 이 업체에 따르면, 운행기록계에 급정지, 즉 화급히 브레이크를 밟은 기록이 가장 적은 운전자일수록 교통사고 기록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잘 멈춰 세우는 능력이야 말로 안전운전의 척도라고 하는데 손색이 없는 것이다.
급정지는 일차적으로 규정속도 보다 빨리 달릴 때, 즉 과속할 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속도가 빠르면 외부 환경에 신속히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운행 중 정지해야 시점을 놓친 후 재빨리 차를 세워야 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또 높은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일수록 정차지점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정차를 위해서는 급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따라서 급정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운행 속도를 낮춰 규정속도를 준수하는 것이 우선이다. 급정지에 의한 교통사고는 앞선 차량에만 피해를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다. 내차의 피해는 물론이고 탑승자인 운전자와 승객 모두 어떤 피해를 당하게 될지 모른다. 심지어 뒷좌석에 앉은 승객이 자동차 급정지에도 불구하고 차가 달리는 가속도에 의해 운전석 앞 유리창을 뚫고 멈춰선 차량 앞쪽으로 튕겨나가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도로교통법에서 승용차의 전좌석의 안전띠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택시가 급정지하는 일이 적지 않다고 한다. 급정지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지고, 사고 피해 역시 여느 교통사고 때에 비해 훨씬 증가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택시의 경우 급정지로 인해 승객이 받는 영향은 예상보다 훨씬 크다. 좌석에 앉아 있는 승객은 앞쪽으로 몸이 쏠려 급정지할 때는 얼굴이나 가슴을 차량 내부에 충격하는 일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 급정지 또는 급감속은 전방 추돌 위험 못지 않게 내 차의 후방에서 달려오는 자동차에게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속도를 줄이기 위해서라면 브레이크를 차근차근 밟으며 속도를 단계적으로 줄여야 하며 이같은 운전요령은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운전상식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앞차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속도를 줄이기 시작하는구나’라고 인식해 내차의 속도도 서서히 줄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앞차가 서서히 속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멈춰설 듯 속도를 줄이면 정상적으로 달려오면서 속도를 줄이려는 자동차들은 미처 감속하지 못하고 앞차를 들이받는 추돌사고의 위험에 빠져들게 된다. 따라서 감속 역시 서서히 속도를 줄이며 앞차와 뒤에서 오는 차가 느낌을 통해 일정한 속도와 차간거리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운전요령이다.
택시 추돌사고는 주로 앞차 후미에 바짝 붙어서 운전하는 행위, 이른바 차간거리를 지나치게 좁혀 운전하는 습관이 있는 운전자가 자주 일으키는 유형의 사고다. 그런데 이 추돌사고는 앞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 주로 발생한다. 차간거리를 좁혀 운전하는 자동차 운전자가 앞차의 브레이크 작동을 발견하고 내 차의 속도를 미처 낮추기 전에 앞차 후미를 들이받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추돌사고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뒤에서 오는 자동차가 차간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 못지 않게 앞차 운전자가 급브레이크를 밟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교통안전 우수업체로 지정된 서울의 한 버스업체 소속 운전자는 안전운전을 위해 운행 중 최대한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 것을 신조로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버스는 택시와 달리 차체가 크고 육중해 브레이크에 의한 영향이 택시보다 훨씬 크다. 그러므로 버스의 급브레이크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택시는 다르다. 차체가 작고 신속하게 움직이며 차로를 이리저리 옮겨 다녀야 할 상황이 잦아 자주 급브레이크를 밟는 운수종사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택시운전자들은 실제 버스운전에서는 그런 방식의 브레이크 사용이 가능할 수 있으나 택시는 결코 그렇지가 않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앞서 지적한 내용 그대로다. 특히 체증이 심하고 교통량이 많은 대도시지역에서의 택시 운전은 브레이크 페달에 의존하지 않는 운전은 매우 어렵다고 한다. 빠듯한 배차시간에, 좁은 도로에 서로 빨리 달리려 하는 자동차들 때문에 양보 조차 어려운 상황이기에, 또 조금만 틈을 보이면 언제든 내 차 앞으로 끼어드는 자동차들 때문에 브레이크에 의존하지 않는 운전을 하는 일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운전자가 가능한 브레이크를 적게 밟으려 노력하고 이를 습관화 해 실천하는 일이 전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하는 운전자도 있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운전하는 일과 가능한 급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려 노력하는 일은 엄연히 다르고, 그 결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여준다. 브레이크를 적게 밟는 운전자는 운전중 트러블을 만날 확률이 크게 낮아져 안전운전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 택시운전 기록으로도 입증되고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따라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으려 노력해 택시도 안전한 교통수단으로 거듭날 수 있음을 택시 현장에서 입증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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