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화물, 항공업계에 ‘효자 노릇’ 톡톡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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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화물, 항공업계에 ‘효자 노릇’ 톡톡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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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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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화물 수송 증가…화물 운임 급등
LCC는 국내선 확대 경쟁…'치킨게임'에 적자 확대 예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사상 최악의 위기에 처한 항공업계가 화물 부문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며 조금씩 안도하고 있다.

지난 1분기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던 2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4월 국제선 화물 수송량은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12% 증가한 104.6t을 기록했으며 5월 잠정 수송량 역시 작년보다 15%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늘어난 화물 수요에 대비해 이달부터 승객 좌석 공간을 활용해 화물을 운송하기로 하고, 기내 좌석에 짐을 실을 수 있도록 특별 포장이 가능한 장비를 주문했다고 밝혔다.

그동안은 주로 유휴 여객기의 화물칸에 화물을 실어 날랐다. 여객기 객실 내 천장 수화물칸(오버헤드빈)을 수차례 활용한 적은 있지만, 기내 좌석 공간을 활용해 화물을 운송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초기에는 방역, 의료장비, 비대면(언택트) 소비 관련 물량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대기 중이던 일반 화물 비중이 늘어난 상태다. 특히 이달부터는 미주 지역에서 체리 등 신선 화물의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미주와 유럽 일부 지역의 여객기 운항을 늘려 화물 운송 역시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4월 화물 수송량은 작년 대비 4% 증가했고 5월 역시 6%가량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화물 부문 호조세와 비용 절감 효과로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일제히 실적 전망치를 높이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여객기 운항이 급감하며 항공 화물 운임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항공 화물의 절반은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해 운송된다.

홍콩에서 발표하는 항공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에 따르면 4월 홍콩∼북미 노선 항공화물운임은 1㎏에 5.7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8.1% 상승했고, 홍콩∼유럽 노선 역시 1㎏에 4.9달러로 86.0% 상승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화물운임은 국제선 여객기 운항이 증가하면서 6월부터 점진적으로 하락할 전망"이라면서도 "국제선 여객 공급량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항공화물운임의 강세 또한 연말까지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정비 비중이 큰 항공업종 특성을 반대로 고려하면 운임이 끌어올린 매출 증가는 그대로 영업이익으로 내려오는 구조"라며 "작년부터 이미 적자를 이어온 아시아나항공은 뜻밖의 화물 반사이익으로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의 경우 2분기 사상 최대 이익까지 전망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는 여객기를 활용한 화물 영업이 가능한 대형항공사(FSC)에 사실상 국한되는 얘기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화물 영업보다는 여객 수요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관광 위주인 단거리 중심의 국제선 노선은 여전히 대부분 막혀 있어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LCC는 최근 경쟁적으로 국내선 신규 노선에 취항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의 제재 해제로 신규 노선 취항이 자유로워진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이 공격적으로 국내선 확대에 나섰다.

진에어는 이달 19일 김포∼여수와 여수∼제주 노선에 신규 취항하며 국내선을 9개로 늘리기로 했다. 티웨이항공은 이달 말부터 김포∼광주, 부산∼양양, 광주∼양양 노선 등에 신규 취항한다.

다만 아직 국내선 여객 수요 회복도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확대 경쟁은 자칫 '치킨 게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의 신규 취항으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김포∼부산 노선의 경우 에어부산이 지난 6일부터 주 왕복 5회 항공편을 추가 투입, 매일 왕복 14회씩 운항하기로 한 상태다.

이에 따라 당분간 LCC의 적자 폭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화물 운임 급등은 일시적인 데다 통상 매출 비중의 70∼80%를 차지하는 여객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최소 2∼3년이 걸릴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당장 국제선 추가 재개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추가 인력 투입 수요가 적다고 판단해 최근 외국인 조종사의 무급 휴직 기간을 연장하기도 했다.

김영호 연구원은 "화물 강세에 따른 실적 개선은 고무적이나 단기적인 모멘텀으로 판단된다"며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여객 수요 회복이 요원하고 코로나19 이후에도 구조적인 성숙기에 들어선 항공 여객 시장을 대비한 공급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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