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보행자 안전의식도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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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보행자 안전의식도 높여야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0.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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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문 박종욱 기자] 우리나라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의 약 40%가 보행자라는 사실은 매우 불편한 진실이다. 선진국 또는 우리나라 수준의 경제력을 보유한 국가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사례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교통문화 후진국’이라고 자조하기도 한다.
보행자 교통사고는 보행자를 자동차가 치어 일어나는 사고라는 점에서 1차적으로 자동차 운전자의 안전의식 부재를 지적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의 보행 교통문화는 어떨까. 보행자는 충분히 교통법규를 준수하며 안전한 보행을 유지하고 있을까. 이 물음에 우리나라는 시원하게 ‘그렇다’고 답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최근 대구에서 보행교통사고와 관련해 조사를 해보니, 보행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 가운데는 무단횡단 중 사고를 당한 사람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것도 무단횡단의 충동이 높은 재래시장 주변이 요주의 지점으로 꼽혔다. 더욱이 무단횡단 중 사고를 당해 사망한 사람 중에는 음주상태였던 이도 있었다. 이같은 결과는 우리 국민의 보행 교통사고가 전적으로, 아니면 대부분 운전자의 부주의 등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알려진대로 보행자는 멀리서 자동차가 달려오는 것을 알고도 무단횡단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자동차가 멈춰 주겠지’, ‘설마 사고가 나겠어’ 등 안이한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다.
주택가 인근의 이면도로에서 시속 30km 내외의 비교적 저속으로 운행하는 자동차에 치어 부상을 당하는 보행자도 수없이 많다. 그 중 상황 분별력이 떨어지는 어린이들은 스쿨존에서 저속으로 운행하는 자동차에 치어 피해를 입기도 하지만, 그것은 정상적인 보행을 전제로 한 사고 해석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다.
자동차 통행이 많지 않고 보행자도 많지 않은 농어촌지역 도로에서 고령자들이 자주 교통사고를 당하는 것 역시 교통안전에의 기본적인 의식이 부족한 탓이라고 분석돼 있다. 보행자가 상황을 임의로 판단하고 도로  횡단의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영영 보행자 교통안전 취약국가로 남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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