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올해 임단협 체결을 위한 부산 시내버스 노사의 노사교섭이 본격화하고 있다.
노사교섭이 진행되는 도중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교섭을 잠정 중단하거나 느슨하게 진행해오다 다시 협상의 속도를 높여 나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노사교섭을 본격화하더라도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고 여전히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하면 노사간 운신의 폭 제약으로 합의점 도출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버스조합과 전국자동차노조연맹 부산지역버스노동조합은 2020년도 임금협정과 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지난 6일 오전 버스조합 회의실에서 제10차 노사교섭을 가졌다.
시내버스 노사는 지난해 12월 16일 상견례를 겸한 제1차 노사교섭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0차례 교섭을 가졌으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타결에 실패했다. 노사교섭이 7월에 접어들 때까지 타결하지 못한 사례는 전례가 없다. 노사교섭 진행 도중 갑자기 발생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한때 교섭을 잠정 중단할 정도로 협상의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은 점이 원인이다. 시내버스 노사가 노사교섭을 본격 재개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주춤해지면서 정부의 방역체계도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되고 있는 점이 요인으로 꼽힌다. 노사 모두 장기간 지속되는 노사교섭으로 인해 현안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 또 다른 요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적기 타결을 요구하는 일선 근로자들의 분위기도 노사교섭 본격 재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 측은 현행 월 22일 근무+시프트(주기적으로 근무 시간을 바꾸어 일하는 근무형태) 2일에서 월 22일 근무+임금 보전을 골자로 한 교섭안을 사용주 측에 제시한 뒤 받아들여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노사교섭을 본격화하더라도 부산시의 입장 표명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부산시의 재정이 지원되는 준공영제로 인해 해마다 노사교섭 때마다 시의 ‘중재’에 따라 타결되는 수순을 밟아왔다.
지난해 경우 파업 직전 노사간 극적으로 타결이 이뤄졌을 때도 시 중재가 결정적이었다. 시는 여전히 노사가 자율적으로 노사교섭을 진행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시내버스 노사교섭에 직·간접 영향을 미쳤던 서울 시내버스 노사는 지난 3월 임금인상률을 올해 공무원 임금인상률과 같은 2.8% 인상하는 임금협정 체결에 합의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노사관계전문가는 “시내버스 노사교섭에 악영향을 미친 코로나19 사태가 지역에서는 주춤하고 노사교섭이 장기간 타결되지 않아 피로감이 쌓이면 근로자들의 반발 등으로 또 다른 후유증이 우려되는 만큼 노·사·정이 만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영근 기자 ygyoon@gyotong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