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업 생계형 지정 논란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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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업 생계형 지정 논란 ‘점입가경’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20.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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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수입 인증 중고차와 역차별” 주장
매매연합회 “말뿐인 상생협약 의미 없다”
중기부 결정 앞두고 혼란만 가중…대안 없나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중고차 시장이 대기업 진입을 유일하게 막을 수 있는 방패막인 생계형 지정 여부를 두고 연일 달아오르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공식적으로 진입을 선언하고 나서자 기존 매매사업자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선 데 이어 이젠 국내 완성차 업체가 수입차 업체와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며 시장 진입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어 중고차 생계형 논란이 점입가경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정작 수입차 업계도 중고차 매매업이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는 데 반대라는 점에선 국내 완성차 업체들과 같은 입장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지난 28일 매출이 수조원대인 수입차 업체들은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는데 국내 완성차 업체들만 묶어두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협회 김주홍 실장은 “수입차 브랜드에서는 중고차를 팔거나 살 때 품질을 보증하고 제값을 받게 해주는데 국산차 소비자들은 그런 서비스를 받을 수가 없을뿐더러 허위·불량 매물에 '호갱'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2013년부터 중고차 매매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을 때만 해도 수입차 시장이 지금처럼 크지 않았지만 이제는 신차 판매의 15%를 차지하고 인증 중고차 사업도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매매업계에 따르면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는 수입차 브랜드는 13개로 대부분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이 중 아우디, 재규어랜드로버, 페라리, 롤스로이스, 폭스바겐, 볼보, 푸조 등은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후에 진출했다. 브랜드마다 인증 보증 서비스는 다르지만 통상 보유 기간 5년이나 주행거리 10만㎞ 미만 무사고 차를 사들여서 100여가지 정밀 성능점검과 수리 등을 거쳐 제조사 인증 중고차로 판매한다. 무상보증기간도 연장해준다.

이런 점이 소비자 수요와 맞아떨어지며 수입차 인증 중고차 사업은 빠르게 성장했다. 벤츠는 2011년 9월에 시작해서 2017년 3790대, 2018년 4640대, 2019년 6450대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4070대로 늘었다. 벤츠는 인증 중고차 네트워크가 22개에 달한다.

2005년에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 BMW·미니는 2017년 1만249대에서 2018년 1만1687대, 2019년 1만23대이고 올해는 5월까지 3943대다. 국내 완성차 업체는 신차 판매와 연계되는 지점을 주목하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 A의 경우 작년 12월 출시된 신차를 1000만원 이상 할인된 5000만원 중반대에 판매했다.

할부금융 이용 할인(400만원), 기존 보유이력(최대 260만원), 해당 브랜드 중고차 반납시 차 값 외 추가 할인(300만원)을 해줬다. 수입차 업계 역시 중고차 매매업이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사업 확장이 어렵다는 점 등에서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한국매매연합회 등 기존 사업자들은 수입차 브랜드 인증 중고차는 시장 점유율이 2∼3%에 불과하지만 국내 완성차 업체 진입은 생존을 자체를 위협하는 부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독과점 시장 점유에 따른 불공정 경쟁, 생계 위협, 가격 상승에 대한 소비자 부담 등에 우려를 나타내며 강경 투쟁을 선언하고 있다.

현재 중소벤처기업부는 기존 중고차 업계 의견을 들으며 상생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러나 매매연합회 관계자들은 “생색내는 수준의 상생협약이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보다 구체적인 상생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고차 매매업 관련해서는 작년 11월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생계형 적합업종에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냈다.

중기부는 이를 토대로 6개월 내 결론을 냈어야 하는데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지연된 상태다. 중기부는 오는 9월 이내로 중고차 매매업 생계형 지정 여부를 결론 낼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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