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수출단지, 비대면·부품산업 연계 비즈니스 플랫폼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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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수출단지, 비대면·부품산업 연계 비즈니스 플랫폼 절실”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2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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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 최대 물량 처리하면서도 시설 낙후 여전
현대화 지연시 인근 수출항으로 이탈 불가피
“유관기관 지원 부족”…소관부처 이원화도 문제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국내 최대 중고차 수출물량을 처리하고 있는 인천항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비대면 방식을 활용한 플랫폼 구축과 동시에 부진에 빠져 있는 중고차 수출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자동차부품 산업 등을 연계한 비즈니스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근 인천상공회의소 3층 회의실에서 열린 '인천자동차포럼'에서 '국내외 자동차산업 현황 및 중고차 수출산업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같이 의견을 제안했다. 이날 포럼은 인천상공회의소와 한국중고자동차수출조합, 인천항발전협의회, 인천시 등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인천항은 국내 최대 중고차 수출항만으로 지난해에는 중고차 수출물량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전체 물량 중 89%에 달하는 42만여 대의 차량이 인천항을 통해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 중고차 수출은 지난해와 달리 감소세에 들어갔다. 대부분 오프라인을 통해서만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데 코로나19로 바이어들의 입국 절차가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인천항은 중고차 최대 매입 시장인 서울과 가까운 데다, 인천항이 있어 국내 중고차 수출물량의 대부분을 처리하고 있다"며 "그러나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갖춘 언택트 비즈니스 플랫폼을 구축하지 못한다면 중고차 수출업체들이 수출물량을 평택항이나 군산항 등 다른 지역으로 이탈, 수출물량을 빼앗길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전 세계 자동차 소비 시장이 멈춘 지금이 미래를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체계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라며 “중고차 품질과 안전한 대금 결제를 보증하고, 수출 중고차에 문제가 생기면 수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수출 중고차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고차 수출 체계가 선진화하면 차량 가격도 올라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제시했다. 지난해 인천지역 중고차 수출액은 1조2000억원 수준이지만, 한 대당 가격은 일본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인천항 중고차 수출물량은 연간 100만대까지 늘어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며 “인천시 등 관계기관이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선진화된 수출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고차 수출단지 현대화를 위해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의 적극적인 의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영화 한국중고차수출조합 회장은 “20년간 인천지역 중고차 수출업체들은 물웅덩이가 깊게 패인 흙투성이 야적장에서 무역일을 하면서 중고차단지를 최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시와 인천항만공사 등 관계기관이 힘을 더 모아 주고 지역 업체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을 함께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자동차산업 시장의 환경은 코로나19로 비대면·비접촉 특성이 보편화되는 추세다. 또 수출을 기반으로 하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하는 상황에서 규제 일변도의 네거티브 정책으로는 국내 자동차 내수 소비와 해외 자동차 수출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국내 중고차 수출 시장은 연간 약 40여만대의 수출을 비롯해 사업 규모가 크지만, 오랫동안 후진적이고 영세적인 시스템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정부의 중고차 산업 담당부처는 국토교통부이지만, 수출 분야를 산업통상자원부가 담당하며 정책 일관성 부재 및 관할부처 이원화로 수출주도형 산업인 중고차 수출산업에 대한 정책지원 자체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강신 인천상의 회장도 “코로나19로 국내 자동차산업 생산과 수출이 각각 20%, 34% 감소하고,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 42%, 독일 48%, 중국 24%가 감소하는 등 경제 위기의 회복이기를 가늠하기 힘들어지고 있다”면서 “중고차 수출 등 산업 유발효과가 큰 자동차산업이 우리 인천에서 유지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업계는 물론 관계기관의 관심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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