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침수 중고차’ 피해주의보 발령
상태바
9월 ‘침수 중고차’ 피해주의보 발령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20.08.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기 장마로 침수차 5000대 전망
자차보험 미가입 차량 추적 불가능
해마다 되풀이…“근본 대책 없나”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해마다 장마철이 끝나면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차가 중고차 시장에 유입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올해는 특히 유례없는 최장 장마기간을 기록하며 침수피해가 컸던 만큼 ‘무사고차’로 둔갑한 침수차의 규모가 5000대가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고차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9일부터 이달 3일까지 주요 손해보험사 4곳에 접수된 차량피해 건수는 총 3041건이다. 지난달에만 3000대 이상의 침수차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자차보험 미가입이나 중소형 손보사 접수 건을 합치면 5000대가 훌쩍 넘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추정 손해액만 335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4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손보사에 접수되지 않은 침수차가 불법 정비를 거쳐 중고차 시장에 들어오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손보사에 인수된 침수차는 보험개발원의 카히스토리 '무료침수차량조회' 서비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미접수 차량은 확인이 불가능하다.

침수 중고차는 그 자체로 위험이다. 요즘 같이 전장부품이 대거 장착된 차량에선 물을 먹은 중고차는 물에 빠진 전자제품과 같아 언제 어떤 오작동이 생길지 예측할 수 없다. 주행 중문제가 발생한다면 더욱 심각해진다.

한국소비자원 통계로 보면 중고차 매매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 유형 중 성능점검 관련 피해가 가장 많은데 중고차 거래시 성능상태 점검기록부를 통해 침수차 여부를 확인한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업계는 9월경 불법으로 상품화 과정을 저친 침수 중고차가 유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중고차를 살 때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침수차를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악취여부 확인,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겨 오염 여부를 보는 방법, 고무 패킹을 뜯어 오염 확인, 시거잭 안을 살피는 등 곳곳을 살피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요즘은 널리 알려진 방법을 알고 그 부분들에 조치를 취해 정상차로 보이게끔 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업계 한 전문가는 “미접수 침수 중고차를 구별하는 방법에는 왕도가 없다”며 “비용을 들여서라도 전문가를 동반해 정비 공장에서 하나하나 따져보는 것이 최선이고 그나마 닦아내기 어려운 위치에 있는 가속페달 안쪽 끝 부분을 손전등 등으로 비춰 오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마다 되풀이 되는 침수 중고차 주의보는 소비자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꼴”이라며 “이력조회 강화 및 보험 미가입 차량도 침수 지역에서부터 폐차나 정비 공장으로 가는 단계까지 경로를 추적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