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3사, “국내서도 고개 돌려” 대내외 악재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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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3사, “국내서도 고개 돌려” 대내외 악재에 ‘한숨’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20.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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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 주력 볼륨모델에 수입산 채택
미국, 덤핑 추가 관세 부과 움직임도 부담
‘내수만 믿을 수 없다’ 수입차와 협력 강화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국내 타이어 3사의 주요 고객인 현대·기아차가 새로 출시되는 중형차에 연이어 수입 타이어를 장착하면서 어려움에 처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코로나19 여파에 직격탄을 맞아 실적이 추락한 데다 국내 완성차가 수입 브랜드로 갈아타면서 이중고에 빠진 모습이다. 동시에 미국 연방정부가 덤핑 추가 관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최악의 경영 상황에 처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이달 온라인 출시 예정인 4세대 신형 카니발 모든 트림에 ‘신차용 타이어(OET)’를 수입 타이어를 기본으로 채택했다. 사전계약 트림별 정보에서 타이어 18인치 규격(235/60 R18)은 굿이어가, 19인치 규격(235/55 R19)은 굿이어와 콘티넨탈이 공급키로 돼 있다.

과거 현대차그룹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대형 SUV 팰리세이드, 준대형 세단 그랜저 등 일부 차종에만 수입 타이어를 장착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쏘나타, K5, 쏘렌토 등 중형 볼륨모델도 수입브랜드 타이어를 장착하며 방향을 전환했다. 쏘나타는 LPG 모델을 제외한 모든 트림에서 굿이어, 미쉐린, 피렐리 등을 적용했고, K5 경우 최상위 트림에서 피렐리와 미쉐린을 선택했다.

SUV 쏘렌토도 기본형 모델은 모두 수입산 타이어를 채택했다. 여기에 이번엔 미니밴 차종인 4세대 카니발까지 수입브랜드를 장착키로 한 것. 기존 3세대 카니발까지는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가 기본으로 장착됐다.

한국·금호·넥센타이어 등 타이어 3사로서는 내수 물량을 수입 브랜드에 내주게 된 셈이다. 문제는 이들 모두 볼륨모델이란 점. 쏘나타는 지난해 10만대, 카니발은 6만대, 쏘렌토는 5만대 이상 팔렸다. K5는 지난해엔 약 4만대에 그쳤지만, 올해는 무난히 10만대를 넘길 전망이다.

쏘렌토도 올해 상반기에만 4만대 가까이 팔렸다. 카니발도 사전계약 첫 날에만 2만3006대에 달하는 계약 건수로 사전계약 신기록을 세웠다.

현대차그룹은 볼륨모델에서 수입 브랜드를 선택한 것이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타이어도 고급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는 브랜드를 채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내 타이어업계는 국산 브랜드의 이 같은 선택들이 불편하다. 타이어 선택은 완성차의 고유 권한이지만 코로나19 위기에 국내 기업들이 함께 위기를 돌파하고자 하는 정서적 차원에선 아쉬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타이어 3사는 코로나 여파, 글로벌 경쟁 심화로 국내외 모두 실적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미국 연방 정부의 한국산 타이어를 포함한 수입타이어에 대한 반덤핑 조사도 진행되고 있다.

국내 타이어 3사는 수입브랜드와 협력으로 출구전략을 찾는 분위기다. 실제로 한국타이어는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의 3대 브랜드에는 SUV에 대한 OE 공급을 따내고 있다. 또 최고급 브랜드 포르쉐의 2015년 SUV ‘마칸’과 3세대 SUV ‘카이엔’에 타이어를 공급한 데 이어 포르쉐 브랜드 최초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에도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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