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도 점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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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캠페인도 점검해 보자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0.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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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복구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언제부턴가 사회적 지위가 높은 이들이 봉사활동을 한다는 명분으로 점퍼에 장화까지 챙겨 피해 현장에 찾아와 잠깐 머물다 사진을 찍고 가는 일이 흔해졌다고 한다. 웃기는 일이다. 그런데 이런 현상을 그저 ‘웃기는 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이것은 피해 당사자들에게 일종의 ‘조롱’과 다름 아니며, 그 사진을 보는 사람들에게는 ‘사기’를 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피해 현장에서는 대부분 진심으로 땀흘려 일하며 봉사한다. 그러나 ‘사진찍기’용으로 다녀간 사람이 있을 때는 봉사자들은 기운이 빠지고 기분이 나빠진다. 차라리 오지 않는 게 낫다고 말한다. 교통 분야에서도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고, 잘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아쉬움도 없지 않다. 크고 작은 현장 캠페인에 참여한 사람들은 성의껏 이슈를 전파하는데 열중하는 것과는 달리 어쩌다 한 번 현장에 나온 사람들은 캠페인보다 사진찍기에 바쁘다. 주로 지위와 신분이 높은 이들이다. 이들에게도 그럴만한 사유는 있다. 더 중요하고 바쁜 일정 때문에 자주 현장에 나오기 어렵기에 한번 나올 때 이를 기록하기 위해 사진 촬영을 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지위가 높고 바쁜 이가 현장에 나올 때는 대부분 의전이 수반돼야 하는데, 바쁜 현장의 움직임과는 묘한 대조를 이룬다. 보는 이도 함께 현장 활동을 하는 이도 불편한 상황이다. 현장 캠페인은 누구를 대상으로 얼마나 진정성 있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따라서 주체가 객체 속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제대로 된 평가를 받는다. 이것은 한두 번 ‘사진찍기’식으로는 어림없다. 따라서 얼마나 현장을 자주 찾아 사람들과 접촉하느냐가 일차적 관건이 된다.

캠페인은 어차피 사회적·정치적 목적을 갖고 지속반복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시행 전 계획을 잘 짜는 것, 또 메시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일회성으로는 전혀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우리 사회에서 이뤄지고 있는 수많은 교통 관련 캠페인도 이제는 한 단계 성숙해질 때도 됐다. 누가 행사에 나가느냐가 아니라 어떤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핵심이다. 그래서 캠페인이 주요 사업 중 하나로 돼 있는 기관, 조직 등은 전문인력의 판단을 중시한다. 한번쯤 점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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