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수송 늘려야 하나···“ 고민 빠진 저비용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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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 수송 늘려야 하나···“ 고민 빠진 저비용항공사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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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형기 보유 진에어 외엔 회의적
일각에서는 보따리상 유치 움직임도

 

[교통신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영난에 시달리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영업손실을 줄이기 위해 화물 운송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올해 2분기 LCC 업계가 줄줄이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아든 반면 대형항공사(FSC) 2곳은 화물 부문의 활약으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점을 고려해 조금이라도 수익을 끌어내자는 취지에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LCC의 현금 보유액은 제주항공 972억원, 진에어 1292억원, 티웨이항공 1021억원이다. 이중 제주항공은 최근 유상증자에 성공해 2500억원 규모의 현금을 보유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도 유상증자 성공시 2300억원 가량의 현금을 보유할 전망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만 코로나19 상황이 지속하면 이들 항공사도 내년 상반기 말에는 자금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티웨이항공처럼 유상증자에 실패할 경우 올해 말 유동성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LCC 업계는 국내선 신규 취항과 운항 횟수 확대 등으로 자금 확보에 나서는 동시에 그동안 대형항공사 위주로 이뤄진 화물 운송 사업에도 점차 눈을 돌리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 포털에 따르면 LCC의 2분기 화물 수송량은 제주항공 3629t, 진에어 3866t, 에어부산 3479t, 티웨이항공 3186t 등으로 대한항공(33만772t)의 1%, 아시아나항공(17만3236t)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진에어는 국내 LCC 중 유일하게 보유한 중대형 항공기 B777-200ER 여객기로 인천∼타이베이 노선에서 여객과 함께 원단, 의류, 전기·전자 부품류 등의 화물 수요를 유치해 운영 중이다.

B777-200ER 기종은 여객기 하부에 15여t의 화물 공간이 있는 데다 온도와 습도 조절이 가능해 다른 LCC가 보유한 B737-800 기종보다 많고 다양한 종류의 화물을 수송할 수 있다. 진에어는 앞서 3∼4월에는 인천∼타이베이 노선에서, 5월에는 인천∼클락 노선에서 각각 B777-200ER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환해 운영한 바 있다.

티웨이항공도 하반기 화물 운송 사업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을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여객기 화물칸 외에도 여객기 기내 공간을 화물 수송에 활용하는 방안 등을 놓고 국토부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 역시 화물 운송 확대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다만 진에어를 제외한 나머지 LCC의 경우 소형기인 B737 기종을 운용하고 있어서 실제로 화물 수송을 통한 수익 창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동안 LCC는 여객 위주의 사업을 해 온 만큼 화물 운송 경험이 부족한 데다 대규모 물량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아 대형항공사에 밀릴 수밖에 없다. 현재 대한항공이 추진하는 것처럼 여객기 좌석을 뜯어내고 화물을 실으려고 해도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렵다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B737 기종은 화물 공간이 5t 안팎에 불과하고, 기계로 컨테이너째 실을 수 있는 대형 기종과 달리 사람이 직접 수작업으로 화물을 실어야 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며 "여객이 들어가는 노선에 화물을 유치하는 것이 그나마 수익성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LCC에서 '부가수익'을 올리기 위해 보따리상(소무역상)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LCC에서 암암리에 보따리상의 초과 수하물 요금을 깎아주는 등의 방법으로 이들을 유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LCC 관계자는 "따이공(代工·중국인 보따리상)이 LCC의 단골이기는 하지만 보따리상을 유치해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극히 적은 수준에 불과하고 특히 화물 부문에서 수익을 낸다고는 볼 수 없다"며 "적자 늪에서의 '동아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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