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더 신음하는 소도시 택시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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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더 신음하는 소도시 택시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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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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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의령·합천 등 소규모 지자체
택시기사들에게 긴급 지원금 편성

 

[교통신문] [경남] “그래도 전에는 잘 벌리면 하루에 10만원까지 가져갔어요. 그런데 요즘은 아침에 나가서 저녁까지 종일 일해봐야 2∼3만원 손에 쥐는 게 전부입니다." 경남 의령군에서 개인택시를 모는 A(57)씨는 아침에 운전대를 잡을 때마다 한숨부터 내쉰다. A씨는 총인구가 2만7000여 명에 불과한 의령에서 택시 운전으로 생계를 잇는 67명 중 한 명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최근 다시 확산세를 보이며 A씨의 일상에도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며 이용객이 급감한 것이다. 의령 같은 소규모 지방자치단체는 인구 대다수가 고령층에 경제력이 떨어져 안 그래도 택시보다 버스 같은 대중교통 이용률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런 마당에 코로나19의 확산은 A씨에게 그야말로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다. 불특정 다수가 돌아가면서 이용하는 특성 때문에 택시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꼭 외출해야 할 일이 있다면 가격이 더 저렴한 버스나 자가용을 이용하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A씨는 "코로나 1차 유행보다 2차 유행으로 인한 타격이 더 커 진짜 생계에 위협을 느낄 지경까지 왔다"며 "그 와중에 법인 택시는 꼬박꼬박 사납금까지 회사에 내야 하는 처지라 상황이 더 나쁘다"고 푸념했다. 코로나19 2차 유행 이후 지역 소규모 지자체의 택시기사들 생계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규모 지자체는 보통 인구 4∼5만명 수준으로 소득 수준이 높지 않은 고령자가 대부분이라 비교적 많은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택시 같은 교통수단 이용을 꺼리기 때문이다.

합천 개인택시조합 이홍인 지부장은 "대부분 택시기사의 평균 소득이 예년 대비 30%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정말 운이 좋으면 장거리 손님을 만나 한 번에 몇만 원을 손에 쥐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로 회식이 사라지면서 장거리 손님은 거의 없다"며 "설령 지역을 오갈 일이 있어도 대리운전을 이용하지 택시를 부르는 경우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택시기사들의 상황이 나빠지자 일부 지자체는 서둘러 지원금을 편성·지원하기도 했다. 의령군은 최근 관내 택시기사들에게 민생지원금 명목으로 1인당 50만원씩 총 3250만원을 지급했다. 합천군도 소상공인 심의회를 개최해 택시기사들에게 50만원씩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함안군은 올해 5월 관내 택시기사들을 대상으로 긴급생계비 50만원을 지원한 바 있다. 함안군 관계자는 "의령·합천 같은 곳에 비해 함안은 인구가 조금 더 많은 편이라 사정이 그렇게 열악하지는 않아 당장 2차 지원금을 편성할 계획은 없다"며 "예년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관내 택시 이용 수준이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는 편이라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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