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감소율 70%까지...고속버스도 한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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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감소율 70%까지...고속버스도 한계에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0.09.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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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매출 2000억원 이상 감소
‘추석에 버스 이용’ 귀성객 5.7%
특별재정지원 없으면 멈춰 설 상황
방역 비용도 없어 ‘정부 지원’ 요청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 지난 22일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간, 서울 강남터미널을 빠져나가는 대구행 고속버스에는 승객 대여섯 명이 띄엄띄엄 창가에 앉아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바깥을 내다보고 있다. 운전기사나 배차요원들도 말이 없다. 거대 교통시설물인 터미널 전체가 청명한 가을하늘과 대조적으로 침울하게 내려앉은 분위기다.

고속버스는 올들어 승객이 절반 이상 줄었다. 코로나19가 처음 확산되던 2월부터 지난 8월까지 평균 승객감소 비율이 48%에 달하고 있다. 그것도 8월의 2차 확산으로 승객 감소율은 더욱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승객이 크게 감소한 업계는 수입도 급감, 8월까지 지난해 대비 2000억원 이상 매출이 줄었다. 각 고속사들은 이미 이같은 상황에 맞춰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급여 삭감 ▲비용 지급 보류 등 ‘마른 수건을 짜듯’ 자구 노력을 경주해 왔으나 더는 버틸 여력이 없다고 한다. 특히 8월들어 재차 코로나19 확산으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승객은 더욱 줄어 승객감소율이 70%를 넘기기도 했다.

임박한 추석 연휴 사정도 암울하다. 전통적 대목에의 기대는커녕 명절 기간 중 예년의 평일 수준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귀성객의 5.7%만이 버스를 이용하겠다’는 최근 한국교통연구원의 조사 결과가 업계의 실상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돈에 씨가 말랐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코로나19 방역조차 힘겹다. 업계는 코로나19 발발 이후 차량 방역과 운전자 마스크 지급, 손소독제 비치 등 방역활동에 20억원 가까운 비용을 지출했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33억원의 방역비용이 필요하나 현재로써는 이 돈마저 감당하기 어렵다며 정부에 방역비 지원을 요청해둔 상태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운송 수입금 급감으로 인한 고속버스 운행 체계의 위협이다. 고속버스는 정부의 인가 조건에 따라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 적자노선이 전체 노선의 20~30% 정도다. 그렇지만 눈덩이처럼 쌓여가는 적자를 바라다 보면서 이 노선들을 계속 운영할 수도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노선을 축소하거나 폐쇄하면 당장 승무원의 고용 문제가 불거질 수 밖에 없다.

업계는 유일한 출구로 정부의 특별 재정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업체 별로 은행 대출을 받아 직원 급여를 감당해 왔으나 이 마저 힘들다고 한다. 더는 담보가 없기 때문이다.

재정 지원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원인이지만, 업계의 취약한 수익성을 감안해 적자노선에 대한 재정 지원도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재정지원 대상에 적자노선 고속버스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는 더 이상 적자노선 유지가 불가능한 현실을 여러 경영 지표들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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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택 2020-09-22 19:20:47
고속버스는 서민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인데
재정지원이 안된다는게 말이되나요
고속버스 멈추면 어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