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승객 폭언·욕설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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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승객 폭언·욕설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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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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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설문조사···택시기사 10명 중 8명

[교통신문] "밤에 술 드신 분이 택시에 타면 막말로 정신을 잃은 것처럼 기사한테 시비 거는 사람이 많아요. 그런 분들 치다꺼리하는 데 스트레스가 많죠.“

택시 기사 A씨가 털어놓은 고충이다.

택시 기사 가운데 지난 1년 동안 승객으로부터 폭언을 당한 사람이 10명 중 8명꼴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장진희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위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승객으로부터 폭언, 욕설, 협박 등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택시 기사가 조사 대상자의 81.3%에 달했다.

이 설문조사는 지난 4∼5월 한국노총 전국택시노조 서울·경기지역본부 조합원 51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폭언 등을 당한 횟수는 1년에 1∼2회(33.2%)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1개월에 1회(18.7%), 3개월에 1회(13.5%), 1주에 1회(10.9%) 순이었다.

택시 기사는 승객으로부터 폭언 등을 당해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폭언 등을 당한 경우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냥 참고 넘어감'(64.0%)이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경찰에 신고'라는 응답은 26.1%에 불과했다.

택시 기사 B씨는 면접 조사에서 "(폭언을 당해도) 내가 한번 참으면 아이들 피자라도 사줄 수 있다는 생각에 버틴다"고 말했다.

폭언 등을 당한 택시 기사에 대한 회사의 조치에 관한 질문에는 '아무 조치 없음'(84.9%)이라는 응답이 대부분이었다. '무급 병가휴가 부여'(4.7%), '유급 병가휴가 부여'(1.9%) 등은 극소수였다.

폭언 등을 당한 경험은 택시 기사의 승차 거부 등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는 게 장 연구위원의 지적이다.

폭언 등의 경험이 택시 운행에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는 '취객으로 보이면 태우지 않음'(59.0%)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운전 중 계속 승객의 행동을 감시함'(19.8%)이 뒤를 이었다. '승객을 빨리 목적지에 내려주기 위해 과속 등을 함'이라는 응답도 5.7%였다.

장 연구위원은 택시 기사의 열악한 노동 조건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택시 업체를 대상으로 한 경영·서비스 평가 의무화 ▲택시 기사에 대한 정신건강 검진 지원 ▲택시 기사 복지재단 내 정신건강 지원 프로그램 신설 ▲택시 기사 노동시간 단축 모델 개발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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