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캠페인] 이륜차 사고 대비-코로나로 배달용 급증해 사고 위험 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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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캠페인] 이륜차 사고 대비-코로나로 배달용 급증해 사고 위험 배가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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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시한폭탄’ 경계심 유지토록
같은 과실도 피해 보상 부담 훨씬 커
추월·속도 경쟁은 무모해···피해 가야

최근까지 일부 택시의 내부 뒷좌석 문짝에는 ‘하차 시 오토바이를 조심하세요’라는 스티커가 붙은 것을 볼 수 있다. 택시 승객이 목적지에 도착해 하차하기 위해 차 문을 여는 순간 뒤에서 오는 이륜차가 열린 택시 차 문과 승객을 충돌하는 사고가 빈발했기 때문이다.

택시에 있어 이륜차는 제1의 경계 대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택시가 정상적으로 운행을 하는 상황임에도 이륜차는 불나비처럼 도로 위를 마구잡이식으로 휘젓고 다니면서 택시와 트러블을 일으키는 등 적지 않은 택시 사고가 발생하고 있고, 이 경우 이륜차의 무모한 운행으로 일어난 사고임에도 보상 문제로부터 택시가 자유로울 수 없는 점 등 직간접적인 피해와 함께 정신적으로도 애로사항이 한 두가지가 아닌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택시운수종사자들은 이륜차를 매우 경계하고 있고, 가능한 한 이륜차와의 트러블을 회피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는 이륜차 운행 자체가 그만큼 위험하기 때문이며, 이륜차로 인한 교통사고의 경험이 다른 어떤 경우보다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런 위험요인에도 불구하고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유로 음식을 배달해 먹는 일이 크게 늘어났고, 온라인 물품 구매도 급증해 이를 운송하는 배달 이륜차의 운행도 덩달아 급속도로 증가해 새로운 골칫거리로 부각되고 있다.

이륜차는 신속한 이동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자주 다른 자동차들과 트러블을 일으킨다. 이륜차는 과속·난폭운전은 물론 폭주행위 등으로 사고의 위험은 높으나 보험·교육 등 관련 제도가 미흡한 실정이다.

경찰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장 위험한 교통수단으로는 이륜차(76%)가 최고를 기록했으며 트럭(52.7%), 택시(34.4%), 버스(26.8%)가 뒤를 이었다. 특히 이륜차 교통사고 치사율은 8.2%로 승용차 2.3%, 화물차 4.2%에 비해 2∼3배나 돼 위험도가 높다. 연령층별 발생 건수는 청소년층인 20세 이하가 가장 높았다. 이 연령대 사고는 감소하는 추세였으나 최근의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배달 운송이 증가하면서 다시 늘어나는 추세로 파악되고 있다.

청소년의 이륜차 사고는 왜 많을까. 이는 체계적인 교통안전교육을 받지 못하고 친구들에 의해 경험 위주로 운전을 한 것이 주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륜차 교통안전의 핵심은 ▲차체 안전도 취약성 ▲충돌 등 접촉 시 저항력 부족 ▲운전자의 안전의식 미흡 ▲단속 부재 ▲관리 규정 미흡 등을 꼽는다. 이에 따라 사업용 자동차 운전자 대부분은 이륜차를 ‘움직이는 시한폭탄’으로 보고 있다.

수년 전 서울을 포함한 7개 도시 및 지방에서 이륜차를 운전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1.7%가 250cc 이상의 대배기량 이륜차를 소유하고 있으며 대배기량 이륜차가 최근에는 더욱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52.2%가 2종 소형면허를 취득해 운전하고 있으나 무면허 운전도 3.5%를 차지했다. 이들은 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책임보험도 응답자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 가입이 낮은 이유로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부담 및 보험에 대한 인식 부족 ▲사고율이 높아 대인·대물만 인수, 자손·자차 등 보험사의 종합보험 기피 현상 ▲사용 신고 시에만 책임보험 가입 사실 확인한 후 사후 확인체계 미흡 등이다. 다만, 최근 정부 차원에서 이륜차 사고 예방과 대책으로 이륜차 보험 가입을 독려하고 있고, 보험업계도 상품 개발에 나서는 등 다소나마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한다.

한편, 라이더로 등록돼 제도적 통제 속에서 배달을 직업으로 하는 운전자들 외 영세업체의 배달용으로 운행되는 이륜차 문제도 심각하다. 재래시장 등에서 손쉽게 이용하는 배달용 이륜차 상당수는 번호판을 탈거한 상태 또는 번호판을 가린 채 운행하는 사례도 있는데, 이는 애당초 불법·무질서 여부와 상관없이 마구잡이 운행을 하기 위해 의도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이륜차의 무질서는 통제되고 관리돼야 하나 단속 등 경찰 업무가 효과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문제가 있어 결론적으로 자동차 운전자가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문제로 지적된다.

운행 중인 이륜차의 교통안전을 위해서는 통행 방법 개선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좌회전 금지 교차로에서도 통상 하위차로 직진 후 우측 횡단보도 또는 정지선 앞 교차로 내에서 대기하다 신호에 따라 불법 좌회전하는 것이 이륜차의 행태다. 또 넓은 도로에서도 이륜차는 최하위 차로만 운행토록 규제하고 있어 통상 좌회전을 위해서는 교차로 근접부에 이르러 좌회전이 허용되는 1차로로 진입한다. 이때 이륜차들은 차로 변경과정에서 일반차량, 택시 등과의 상충으로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다.

타 차량들은 이륜차의 불법 진입으로 사고의 위험이 있을 때 전조등을 깜박이거나 경적을 울려 방지하려 하나 이 또한 별 효과를 보지 못한다.

이륜차 정지선 준수율도 문제다. 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이륜차의 준수율은 36.3%로 전체 차량 평균치인 87.8%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신호 준수율도 이륜차가 낮아 교통사고의 주범으로 지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이륜차는 모든 자동차 운전자에게 위협적 존재가 돼 버렸다. 특히 다른 자동차들에 비해 바쁘고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는 택시에게는 이륜차가 심각한 위협이 된지 오래다.

그런가 하면 신호대기 등으로 밀리는 상황에서도 차량 사이사이를 비집고 이동하는 이륜차는 다른 자동차들에게 당연히 위협이 된다. 밀려 서 있는 상황이므로 앞차가 움직이면 그 뒤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나 이륜차의 존재를 감안하지 않으면 큰 봉변을 당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택시운수종사자는 이륜차의 불법, 무질서한 운행 때문에 크게 당황한 적이 있거나 실제 사고를 겪었다고 말한다. 서울의 택시운수종사자 김기배씨(55)는 “밀리는 도로에서 서 있다 앞차만 보고 움직였다가는 낭패를 당한다. 이륜차는 차들 사이로 머리만 내밀고 움직이는데 이걸 정확히 보고 피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움직일 때도 이륜차가 있는지 없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택시가 이륜차와의 사소한 사고조차 두려워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륜차 운전자가 상대적 약자이기 때문이다. 사소한 접촉이 발생했을 경우 택시는 차 외부에 자국이 남을 정도지만 이륜차는 넘어져 운전자가 도로에 나뒹구는 상황이 된다.

안전모를 착용했다 해도 부상을 모면하기 어렵다. 사고에 대한 과실을 판단해 절반씩 책임을 물어야 할 때도 택시에는 보상할 게 거의 없지만 이륜차는 인적 피해와 물적 피해 모두 발생해 피해액의 절반을 택시가 물어야 한다. 이쯤 되면 택시가 이륜차를 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같은 현실과 관련해 사회적으로도 이륜차에 대한 관리 강화방안을 주문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이륜차 운전자에 대한 교육 문제다. 이륜차 면허소지자는 사전 안전교육이 체계화돼 있지 않아 법 준수 의식이 부족한 상태다.

따라서 정규 교육과정이나 특별활동 시간에 올바른 운전문화 정착을 위해 관련 기관에서 정규적이며 체계적인 안전교육 시간이 배정돼야 하고 단계별로 전문지식과 지도요령을 담은 학습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결국 택시가 이륜차 교통사고를 피해가기 위해서는 이륜차 자체를 피해 가는 것이 상책인 셈이다. 그러나 도로에서 어쩔 수 없이 마주치게 되는 이륜차와의 관계에서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륜차의 운행 특성을 감안해 주의 운전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운행 중 이륜차를 만나게 되면 가능한 거리를 두고 운행하되,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예컨대, 이륜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되 속도를 줄이고, 이륜차를 지나치게 되면 속도를 다소 높여 이륜차의 운행 거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 뒤에서 이륜차가 속도를 높여 달려올 때는 택시가 속도를 서서히 줄여 이륜차가 지나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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