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독점 방지와 소상공인 보호 사이’ 중고차 생계형 지정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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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독점 방지와 소상공인 보호 사이’ 중고차 생계형 지정 '딜레마'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20.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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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장관 “지금은 전환기…종합적 판단” 피력
일부 여야 의원 “적합 업종 문제없다” 반박도
매매업계 단식투쟁에 의원들 방문 “입장 공감”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중고차 생계형 지정 논란이 국정감사장을 달구고 있다. 이르면 11월 중소벤처기업부의 결정에 앞서 마지막 설전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대기업 독점을 방지하고 소상공인 보호’에는 다들 공감하는 분위기지만 방법론과 대안은 제각각이다. 반면 매매업계는 단식투쟁을 이어가며 시위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공감하는 여야 의원들은 현장을 방문하며 의견수렴에 나서고 있어 논란은 중기부의 지정 전까지 가열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 26일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국회에서 열린 중기부 종합국감에서 완성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독점 규제’라는 기준 외에도 변화의 급물살을 탄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현실’, 낙후한 국내 중고자동차 업계의 현주소 등을 함께 봐달라”고 주문했다. 지금은 미래차로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전환기로서 이런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큰 틀에서 완성차의 시장 진입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장관에게 “(중고차 시장) 생계형 적합 업종 지정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자본을 지닌 대기업이 영세시장에 들어와야 꼭 산업경쟁력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인가”라며 반박했다. 아울러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은 심의위원회가 결정하지만, 대기업 독점을 방지하고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장관도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박 장관은 국내 중고차 시장의 낙후성도 언급했다. 그는 “일반적인 소상공인들이 온라인 판매를 많이 하지 않는다”면서 “그래서 전반적으로 (중고차 판매) 시스템을 이제는 바꿔야 한다. 왜냐하면 소비자들이 불편하고 신뢰하지 않으면 그것 자체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고차 시장의 변화와 쇄신을 강조하면서도, AT&T 등 통신공룡 기업을 분할한 미국의 반독점 사례를 들며 독점 규제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우리도 독점 부분은 더 엄격한 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미국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던 이유는 독점에 철저하고, 금산분리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는 것 이 두 가지”라고 강조했다. 앞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중고차 시장에 대기업이 들어오는 게 맞느냐, 독과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를 방치하는 게 맞느냐”고 질의했다. 또 “중고차 협의회 회장들이 지난 월요일부터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로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 장관은 이에 대해 “이것(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둘러싼 논란)은 소비자라는 한 축이 있고, 브랜드 경쟁력, 독점 등 3가지 축이 있다. 바로 독점 부분이 지적하신 약자 보호부분”이라며 “완성차는 이미 제조업에서 70% 이상의 독점적 판매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산자중기위에서도 의원들이 마음을 모아주면 상생법 차원에서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상을 하는 데 강한 힘을 가지고 협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의원들의 협력을 요청했다.

한편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독과점 시장, 영세사업자 고사 등 부정적 영향에 공감하는 여야 의원들의 발길이 한국매매연합회 단식투쟁 현장을 향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조정훈(시대전환) 의원은 지난 23일 한국매매연합연합회 장세명 부회장(대구연합자동차매매사업조합 이사장)이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대전정부청사 시위 현장을 방문해 업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매매업계의 의견 수렴을 위한 의원들의 발길은 이어졌다. 지난 25일에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영순(더불어민주당·대전 대덕) 의원이 장 부회장의 단식 현장을 방문했으며 산자중기위 이수진(더불어민주당·서울 동작을) 의원도 시위 현장을 찾아 재차 업계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이에 장 부회장은 “중고차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 여러 경쟁은 있을 수 있지만, 완성차 제조사이자 신차 유통 판매를 직접하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중고차 시장까지 진출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의지를 고수했으며 “건전한 시장 경쟁에 입각해 중고차 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서 자생과 자정의 노력이 필요하며 최소 5년 정도의 시간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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