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브랜드 신차 경쟁 본격화
79% 테슬라 독주 구도 흔들릴 듯
현대차, 전용플랫폼으로 반전 노려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내년에도 국내 자동차 시장은 올해에 이어 국내외 전기차 모델들의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올해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 전기차가 작년보다 약 4배로 늘어난 가운데, 내년에는 새로운 전기차 모델들이 쏟아져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와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11월까지 판매된 수입 전기차는 1만4729대로 작년 같은 기간(3748대)에 비해 3.9배로 늘었다. 작년 연간 판매량(4799대)에 비해서도 이미 3배가 넘는 판매량이다.
수입 전기차 판매는 여전히 압도적으로 테슬라가 견인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달까지 1만1601대를 판매하며 전체 수입 전기차 판매량의 78.8%를 차지했다. 모델별로는 모델3 1만866대, 모델 X 422대, 모델 S 313대였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다른 수입차 브랜드들도 새로운 전기차 모델들을 본격적으로 출시할 것으로 보여 국내외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독주 구도가 흔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7월 국내에 순수 전기차 아우디 e-트론을 출시해 완판이라는 성과를 거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11일 향후 3년간 8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전기차 매출 비중을 전체의 11%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에는 쿠페형 전기차 모델인 아우디 e-트론 스포트백 55를, 2022년에는 폭스바겐의 첫 순수 전기 SUV ID.4를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ID.4에는 폭스바겐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MEB가 적용된다.
BMW도 2년 내 5종의 순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BMW는 내년 초에 중국 선양 공장에서 생산되는 iX3<사진>를 국내에 출시하고, 내년 말에는 현재 개발 중인 iX를 선보인다.
벤츠도 올해 '더 뉴 EQC 400 4MATIC 프리미엄'을 출시하며 순수 전기차인 EQC의 라인업을 확대한 이후 내년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EQA와 EQS를 내놓으며 시장 경쟁에 가세한다. EQA는 소형 SUV인 GLA 모델을 기반으로 하고, EQS는 대형 세단인 S클래스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다.
도요타는 그간 순수 전기차보다는 수소전기차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지난 9일에는 연간 생산량 3만 대를 목표로 수소로 달리는 세단형 연료전지차(FCV) 신형 ‘미라이’를 일본에서 출시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전기차 개발에도 열을 올리면서 전용 플랫폼 'e-TNGA' 기반 전기차를 선보이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올해 3월에는 중국 톈진에 12억 달러를 들여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올 한 해 전기차 시장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국산 전기차는 현대차의 전용 플랫폼(E-GMP) 기반 전기차 출시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현대차는 지난 10일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내년 아이오닉5 출시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12개 이상의 E-GMP 기반 전기차와 파생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며 연 56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더 나아가 2040년부터는 한국을 제외한 미국과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내연기관 신차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현대차는 전기차 비중을 올해 5.6%에서 2030년 19%, 2035년 46%로 점진적으로 확대해 2040년에는 78%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