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취업해 직장인이 된 아들이 주말에 친구들과 송년 파티를 한다는 말에 깜짝 놀라 자세한 내용을 들어보니 정말 놀랄만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아이는 친구 몇몇과 여자 친구 몇몇이 함께 영등포구의 어느 건물 빈 사무실을 파티장으로 빌려 밤샘 파티를 할 계획이었다고 했다. 누군가가 소개해줘 빈 사무실을 가 봤는데, 최근 코로나19로 회사들이 철수해 공실이 많은 그곳이 파티장으로 꾸며져 있더라는 것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밤 9시 이후 음식과 술을 판매할 수 없게 돼 송년 모임을 취소하려던 사람들이 암암리에 만들어진 파티룸을 소개받고 밤샘 파티를 할 수 있게 돼 적지 않은 돈을 주고 예약을 한다는 것이었다.
벌이가 상당해 은밀한 소문을 타고 유사한 사무실 불법 임대 행위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도 했다.
실제 아이가 가고자 했던 그 사무실도 이미 연말까지 예약이 끝난 상태라고도 했다. 30~40평 남짓한 빈 사무실에 식탁과 TV, 낮은 조명 등을 갖추고 냉장고와 전자레인지 등 간편 조리기기도 준비해 파티 준비에 아쉬울 것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젊은이들은 코로나19로 모임 자체가 금지된 상황을 못 견뎌 몰래 숨어 파티를 하고자 했으니 그것은 큰 잘못이지만, 그런 파티가 가능하도록 불법으로 장소를 제공하는 이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아이에게 호통을 치고, 파티를 취소토록 했지만, 아내는 그런 일을 두고 볼 수 없다며 경찰에 신고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이가 대신 사무실을 빌려준다는 측에 연락해 ‘불법이므로 임대 영업을 중단해 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해서 우리 집에서 그 문제는 일단락됐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그와 유사한 불법 영업행태가 적지 않다고 한다. 최악의 코로나 사태에 정말 너무들 한다는 생각이다. 철저히 단속해 불법 영업은 물론이고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