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늘면서 전기차 결함 신고도 4년새 46배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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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 늘면서 전기차 결함 신고도 4년새 46배 ‘껑충’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2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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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장비·전문인력 구성 한계에 조사 인프라 확충 ‘시급’
車안전연구원, 내연치 위주…배터리 화재조사도 외부서
‘친환경자동차 부품인증센터’ 구축…인력도 확보 최우선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 중심으로 업계가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보급 확대와 동시에 이들 차량에서 제작결함이 발견됐다고 신고한 건수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기차 화재를 계기로 소비자들이 전기차 안전에 대한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친환경차 결함을 전문으로 하는 인력 보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전기차 등록 대수는 13만1923대로 2016년 말(1만855대)과 비교하면 약 12배로 증가했다.

전기차 결함 신고도 늘고 있다. 자동차리콜센터에 접수된 전기차 결함 신고는 올해 1∼11월 276건으로 2016년(6건)과 비교하면 46배로 증가했다.

이러자 전기차 담당 전문인력을 보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한국형 뉴딜 정책인 ‘그린 뉴딜’을 위해 2025년까지 전기차 113만대·수소차 20만대 보급을 추진 중이나 이를 뒷받침하는 장비와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비록 BMW 화재 사태를 계기로 리콜(시정조치)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인력과 예산도 확대됐으나, 미래차 핵심 기술에 대응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국형 자동차조기경보제’ 도입 등으로 연구원의 업무량이 급격히 늘어난 데다, 조사 장비와 인력이 내연기관 위주로 구성돼있기 때문이다.

실제 코나 전기차 화재와 관련 결함조사가 늦어지는 데는 장비 문제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터리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선 방폭 실험실 등이 필요하나 현재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이런 시설을 갖추지 못해 외부 시설에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배터리 분리막 손상으로 화재가 발생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보고 화재 발생 메커니즘을 재현하는 시험을 진행 중인데, 이를 외부 민간기관에서 진행해야 해 원하는 시간만큼 조사를 진행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기차에 사용되는 고전압 배터리는 분리·재구성이 쉽지 않아 전문업체에서 작업을 해야 한다”며 “방폭 시설을 갖춘 곳에서 시험을 진행해야 하고 고가의 진단 장비가 필요해 조사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친환경차 보급 확대에 따른 결함 검사 수요를 맞추기 위해 총사업비 390억원을 들여 광주에 ‘친환경자동차 부품인증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공사는 내년 10월 완료 예정이다.

부품인증센터에는 방폭 시설을 갖춘 배터리 전문동이 구축돼 실차 테스트까지 진행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부품인증센터가 가동된다고 해도 인력 확보가 숙제로 남는다. 공단에 따르면 현재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제작결함조사 관련 인력은 38명으로 이 가운데 기계·자동차공학 전공이 29명으로 가장 많다. 전기·전자 전공은 4명, 기타 5명이다. 특히 전기차 화재 관련 조사 인력은 3명에 불과하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코나 EV 화재 원인을 신속하게 밝히기 위해 제작결함 조사 인력 13명을 추가 투입했으나, 여전히 전기차 배터리 및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등 전문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자동차안전연구원 관계자는 “배터리 관련 전문인력 확보가 시급한데, 현재 인력시장에서 배터리 관련 경력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전기차 보급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인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당초 지난해 마무리할 예정이던 코나 EV 화재에 대한 원인 분석 결과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배터리 산업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이번 결함 조사에 대해 세계적으로 전기차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화재 워인을 명확히 규명해 우리 배터리 기술 수준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도 “정부가 전기차 및 수소차의 적극적인 보급에 앞서 안전성을 철저히 검증하고, 제작결함조사 강화를 위한 인력과 인프라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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