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신년특집] "달려라 소띠" 2021년을 맞는 그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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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신년특집] "달려라 소띠" 2021년을 맞는 그들의 이야기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0.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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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소띠” 2021년을 맞는 그들의 이야기

2021년이 밝았다. 느리지만 충직함으로 믿음을 주는 소의 해라고 한다. 코로나19 때문에 전혀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새해가 밝았지만, 사람들의 마음속 한편으로는 ‘새로운 시간에의 숨길 수 없는 기대와 희망’이 있을 것이다. 2020년이 ‘더는 나빠질 것이 없는 시간’이었다면, 새해는 분명 ‘한 걸음씩 나아지는 해가 될 것’이라는 절박한 마음이 거기에 함께 자리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새해를 맞는 ‘소띠 교통맨’들은 어떤 마음일까.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만 24세(1997년생)부터 36세(1985년생), 48세(1973년생), 60세(1961년생)가 그들이다. 그들의 마음을 지면에 담아 봤다.

 

“‘소처럼 묵묵히 내 길 가는’ 해 될 것”

공제 27년 세월, 돌아보면 격세지감마저 들어                                                             

김재호 화물공제조합 총무부 차장(48)
김재호 화물공제조합 총무부 차장(48)

                           김재호 화물공제조합 총무부 차장(48)

“소띠 맞아요 소띠...우리 나이로 올해 49세가 됐어요.”

나는 이 말을 준비했다. 누구나 40대의 마지막에 자신이 태어난 해와 만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1997년 화물공제조합에 입사했다. 상업계 고등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학교에서 추천하는 케이스였다. 화물공제조합이라… 막막했다. 이곳이 뭐하는 곳인지 몰랐지만, 주변 사람들도 모르긴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배정받은 부서가 총무부였는데,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 생각한 기업의 총무부와는 너무 많이 달랐다. 딱히 정해진 타 업무 부서의 일 말고는 모조리 총무부가 처리해야 한다는 사실도 그때 알았다. 나는 회사 연혁과 조직의 생리, 공제 규정, 관련 법령 등을 철저히 공부했다. 뭘 알아야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십수년이 지나니 적어도 업무 영역에서 막히는 부분이 없었다.

일반 보험회사와 같은 일을 한다 해도 화물공제조합은 화물운송사업의 특성이 그대로 배어있는 조직으로, 조합원이 보험 계약자이자 회사 운영 주체로 화물자동차 사고 보상 업무를 책임지고 있어 공제조합이라는 이름이 생긴 것이다. 그렇다고 사고 보상에서 조합원의 입장만 반영하지 않는다. 보상은 정부의 보상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공제조합의 보상업무 역시 사회 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배달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제 계약 차량 사고가 늘어나 걱정이 적지 않다. 사고가 최소화될 때 공제조합도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하기에 교통안전에 늘 신경이 쓰인다.

일에 탄력이 생기고 책임감이 생길 무렵, 그러니까 약 6년 전 지부로 발령이 났다. 입사 후 첫 지부 근무에 걱정이 없지 않았지만, 본부 근무 때 결코 느낄 수 없었던 지부의 사정을 알게 됐으며, 그런 점까지 감안했을 때 업무의 경중이 달리 느껴지기도 했다. 본부와 지부의 정서적 교감의 필요성, 조직의 일체감도 새롭게 깨닫게 돼 참 소중한 시간이었다.

다시 지난해 본부로 발령이 났고, 총무 업무를 총괄하는 부장을 보좌하는 보직을 받았다. 주변에서는 ‘빨리 승진했다’는 이야기와 ‘될 때 된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그즈음 나는 ‘복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부와 지부에서의 경험을 아우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힘껏 조직을 위해 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었다.

격세지감이랄까. 요즘 나는 23년 전 입사 직후의 난감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싱긋 웃는 때가 있다. 다양한 경험을 조화롭게 업무에 반영하며 성취감을 얻을 때도, 주변에서 회사의 존재를 아는 것 이상으로 ‘좋은 회사 다니는구나’하고 말할 때도 그렇다.

2021년을 맞으며 나는 ‘소띠 해에 태어난 운명처럼 뚜벅뚜벅 묵묵히 내 길을 걸어가겠다’는 다짐을 이야기한다. 그럴 때 아내는 말한다. “그렇지 않아도 큰 덩치에 딱 어울리는 소의 이미지”라는 것이다.

딱히 살을 빼려고도 하지 않겠지만, 하루하루 부지런히 일하고 열심히 운동하며 올해를 나의 해로 만들고 말겠다.


많은 청년들 함께 일하길 희망한다

“승객의 안전 책임지는 나는 내 꿈의 주인공”

광역버스 기사 강지훈(24)
광역버스 기사 강지훈(24)

                                           광역버스 기사 강지훈(24)

나는 경기도 운수업체에서 광역버스기사로 일하는 25살 청년이다. 최근 시민들이 이동에 불안을 갖는 가운데 일선에서 기사들도 마스크 착용 등 맡은바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소띠의 해를 맞아 나의 포부는 모든 시민들의 발이 돼 즐거운 하루의 시작과 안전을 도모하는 것이다.

새해 각오는 올해도 별일 없이 무사히 하루 운행을 마치는 것이다.

내가 버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렸을 때부터 버스를 매우 좋아했고 운전하는 게 즐거웠다. 물론 여기까지 오기엔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모든 위기를 기회로 극복해 버스에 발을 디딜 수 있게 됐다.

모든 남성들은 군대라는 위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위기를 기회로 극복하고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살 때부터 독학으로 대형면허, 트레일러 면허, 구난차 면허 등 6종 통합면허를 취득해 의무경찰에 지원했고 대형운전대원으로 복무했다.

군 생활기간 동안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아닌 청년 스스로의 기회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의무복무 중 버스운전자격증 취득과 신규 채용자교육 등 꿈을 위해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한편 전역 후에도 주변 어른들은 “다른 일이 아닌 왜 버스를 굳이 하려고 하느냐?”라는 질문과 비난도 있었다. 이에 나는 “버스운전도 수많은 직업 중 하나이고 경험이라 생각한다”며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학력 차별과 직업의 귀천을 매기는 것”이라고 답했다.

어떤 일을 하든지 즐거움이 중요하고 이 일을 하면서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주체로서 나는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버스업계에도 많은 청년들이 지원해 같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길 기원한다. 준공영제 시행 등으로 버스 승무원에 대한 복지가 좋아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로 버스업계뿐 아니라 모든 업계가 힘들지만 다 같이 이 위기를 기회로 새로운 시작을 했으면 좋겠다.


이제는 희망을 배달하고 싶다

업종 개편된다고 하나 아무 안내 없어                   

화물기사 지명호 씨(60)
화물기사 지명호 씨(60)

                                             화물기사 지명호 씨(60)

코로나19로 지역 상권이 위기다. 소규모 제조·유통사들은 물론, 전통시장과 동네마트 등 종사자 모두가 어려움에 처했다. 화물정보망과 여러 플랫폼을 통해 배송 물량은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배송 물량을 전달하고 대금을 정산받을 때 코로나19로 인한 하소연이 이만저만 아니다.

소띠 해를 맞아, 소띠인 나의 소망 한 가지는 올해 코로나19가 종식되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이다. 화물차 운전자 겸 개인사업자 자격으로서가 아니라 보통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그러하다.

나는 모바일 앱 온라인 채널로 접수된 물량을 처리하면서 경제활동을 유지하고는 있으나 줄줄이 단골 거래처가 휴폐업에 들어가면서 골목상권이 흔들리고 있고, 상황이 지속된다면 화물운송시장에도 코로나19에 따른 악영향이 미치게 될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화물운송시에 대한의 정부 대책에도 아쉬움이 있다. 선진화 정책의 일환으로 화물운송업종(일반·개별·용달화물)을 택시처럼 이분화(법인-개인)한다고 정부가 발표해 올 7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 

화물차 운전자를 포함해 일선 현장 인력들에게 어떠한 도움이 되는 것인지 전혀 알지 못하고 있고, 정책 시행일인 7월까지 화물차주들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관련 정보도 전달받지 못했다.

법·제도를 확정했으면, 정책 시행에 앞서 대상자가 사전에 준비해야 하는 내용과 기대효과 등의 구체적인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안내하는 게 우선이나 이러한 조치는 개선되지 않고 있어 답답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2021년 한 해에는 현장과 소통하는 정부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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