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택시캠페인] 차선준수-교통질서 무시하는 ‘차선 밟고 운행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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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택시캠페인] 차선준수-교통질서 무시하는 ‘차선 밟고 운행하기’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1.0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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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자동차 운행 불편에 사고 위험 불러
운전기술 아닌, 기회주의적 운행 습관 때문
차선 안 지키면 속도, 신호 무시로 이어져

수년 전 국토교통부가 한국교통안전공단에 의뢰해 실시한 교통문화지수 조사에서 ‘방향지시등 점등률’이 70.57%로 가장 낮은 준수율을 기록했다. 운전자 10명 중 3명은 방향지시등을 제대로 켜지 않는다는 얘기다.

방향지시등 점등률이 떨어진다는 것은 소위 ‘깜빡이를 안 켜고 차로 이쪽저쪽을 옮겨 다닌다’는 뜻이어서 매우 위험한 나쁜 운전 습관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런데 많은 운전자들은 방향지시등 점등을 잘 하지 않는 차종으로 택시, 그것도 개인택시를 꼽는다. 개인택시 뒤를 따라 운전하다 보면, 앞차가 어디로 갈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때가 많다는 지적을 한다.

그런가 하면, 개인택시의 뒤를 따라 운전하는 운전자들은 개인택시가 자주 차선을 밟고 운행을 한다고 지적한다. 정상적인 운행이라면 차선과 차선 사이, 즉 차로를 따라 운행을 해야 하나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슬그머니 옆 차로로 끼어들 준비를 한 상태로 주변 동행을 살피며 운행을 한다는 것인데, 이 경우 뒤에서 따라오는 자동차들이 개인택시의 운행 방향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어 속도를 늦추거나 주춤하는 사이 개인택시는 자신이 원하는 차로로 진행 방향을 옮긴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운전 습관은 위험하기도 하거니와 다른 자동차 운전자들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차로를 이동하기 위해서는 뒤쪽에서 접근하는 자동차를 확인하고 차로 이동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판단될 때 방향지시등을 점등하고 이동하면 되지만, 슬그머니 차선을 밟은 채 이동하는 운전은 언제 차로를 바꿀지 알 수 없고, 차선을 바꿀지 바꾸지 않을지도 분간하기 어려워 같은 차로 뒤쪽에서 오는 자동차뿐 아니라 옆 차로를 따라 뒤에서 오는 자동차 운전자에게도 부담이 된다. 기회를 봐가며 적당한 때 차로를 바꾸겠다는 신호치고는 애매하고 또 기회주의적으로 비치기 마련이다. 

이와 같은 운전은 개인택시가 운전 상황에 대한 판단이 다른 자동차 운전자들보다 빠르고, 운전 경험이나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오인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와 같은 차선 밟기 운전이 사고로 직결되지 않는다면 딱히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 적발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운전자 스스로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하지만 실상 차선 밟기식 운전은 사고 위험을 감수하는 나쁜 습관이다.

차선을 밟은 채 운행하게 되면 옆 차로를 따라 뒤에서 접근해오는 자동차는 차선을 밟고 있는 자동차 때문에 진행이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급감속을 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접촉사고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슬그머니 차선을 밟고 있는 자동차는 다른 자동차 운전자의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차선 밟기 운전은 주변 자동차들의 정상 주행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내가 운행하는 차로를 따라 정상적으로 운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옆 차로 앞쪽에서 차선을 따라 운행하는 자동차를 발견하게 되면 이를 피해 진행하기 위해서는 급차로 변경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급차로 변경은 예기치 못한 운행경로 변화로 또 다른 주변 자동차의 흐름에 영향을 미쳐 자칫 주행차로 전반에 갑작스러운 혼란을 초래해 사고로 이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차로를 준수하는 것은 고속으로 달릴 때 더 중요한 법규 준수 사항이다. 만약 고속으로 달리는 자동차가 주변 자동차들을 의식하지 않고 제멋대로 차로 이쪽저쪽을 옮겨가며 운행한다든가 차선을 밟은 채 주행하거나 기회주의적으로 급차선 변경을 한다면 운행 질서는 무너지고 사고는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교통전문가들은 차선을 밟고 운행하는 습관은 특정 상황에서만 이뤄지는 행위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즉 그런 식의 운행에 차선에 대한 인식이 희미해져 언제 어느 경우든 차선을 무시하는 운행을 하게 되며, 나아가 방향지시등 점멸이나 도로 표지판의 지시나 안내에도 감각이 무뎌져 자신의 경험이나 판단에 의존해 운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교통법규 위반과 준법 운행 사이를 수시로 넘나드는 것이다. 

한편 개인택시의 잦은 차로 변경이나 차선 밟기식 운전에 대해, 정해진 영업운행시간에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이 승객을 태워 영업 수입을 올리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이해하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그럴수록 교통사고의 위험에 빠져들 가능성은 더 높기 때문에 이는 실상 교통사고의 위험을 무시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자가용 승용차 운전자들은 자신의 승용차를 운행하는 중 끼어들기를 하거나 급차로 변경을 하는 택시, 차선을 밟은 채 운행하는 택시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갖는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편, 운전 중 나타나는 현상은 대부분 운전자의 습관에 기인한다. 즉 개인택시의 차선 밟기 운전이나 무리한 끼어들기, 지그재그 운전, 급차로 변경 등과 같은 운전행태는 운전자의 잘못된 습관에 따른 것으로 다른 어느 상황 요소보다 강하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아무리 영업이 부진해도 철저히 안전운전 요령을 지키는 운전자는 결코 무리하지 않기 때문에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반대로 매우 도로 사정이 좋고 영업실적이 양호한 택시라 해도 운전자가 위험한 운전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운전을 할 경우 상황과는 무관하게 언제든지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교통사고를 자주 내는 사람이 또다시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이유로도 설명된다.

따라서 차선 밟기 운전이나 무리한 끼어들기, 지그재그 운전, 급차로 변경과 같은 위험 운전은 애초에 몸에 밴 잘못된 운전 습관을 개선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경우 교통사고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기 위해서는 최우선으로 자신의 잘못된 운전 습관을 고치는 노력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또 한 가지 유의해야 할 문제로, 개인택시 운전자의 높은 연령이나 오랜 경력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운전자 스스로는 이런 정도는 가능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차선을 밟은 채 운행을 이어가거나 무리한 끼어들기, 급차로 변경을 시도하지만 운전능력이 이에 미치지 못해 트러블이 발생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즉 운전자의 인지능력과 운동신경이 생각만큼 원활히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특히 고연령 운전자나 연륜이 깊은 운전자는 반드시 짚어봐야 할 문제다.

‘도시는 선’이라는 말이 있다. 1970년대 우리나라의 도시가 산업적 기능을 담아내며 급성장하던 무렵 질서를 지키고 혼잡을 예방하며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교통과 건축 분야에서 강조되던 말이라고 한다. 반대로 선을 지키지 않으면 질서가 무너지고 혼잡이 발생하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이해된다.

한 때, 주요 도시의 도롯가에 나붙기도 했던 ‘선, 선을 지키자’는 구호 역시 차선의 중요성을 강조해 전국민 캠페인에 사용되기도 했다. 선을 밟은 채 운행하는 좋지 못한 습관은 작게는 교통 불편과 사고를 초래하는 일이지만, 크게는 사회질서를 흔들고 도시를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무질서의 표본이라고도 할 수 있다.

흔히 교통법규를 준수하는 일의 시작은 선을 지키는 일이라고 한다. 차선을 지키지 않는다면 멈춰서야 할 정지선을 준수하지 않을 가능성과 함께 속도나 신호등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므로 안전운전을 위한다면 차선을 지키는 일부터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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