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중단 이어지는 쌍용차, 회생 가능성에 ‘빨간불’ 점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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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업중단 이어지는 쌍용차, 회생 가능성에 ‘빨간불’ 점등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21.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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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플랜 돌입 관건…23일 회생계획안 제출 목표
협력업체 설득 관건, ‘중기 플랜’ 수립도 과제
P플랜 불발 시 파산과 영세업체 줄도산 불가피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쌍용차의 조업 중단이 길어지는 가운데 회생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쌍용차 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회와 노동조합까지 합심해 정부의 지원을 호소하고 나섰지만, 산업은행은 사업성이 담보된 회생계획안이 있어야 금융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단기법정관리인 P플랜을 준비 중인 쌍용차는 내부적으로 오는 23일까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회생계획안에는 크게 2가지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금융·상거래 채권단,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 유력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 등 이해관계자와의 합의가 한 축이고, 회생채권 변제 계획 등을 담은 중기 플랜이 또 다른 축이다.

P플랜 가동을 위해서는 채권단 과반의 동의가 필요한데, 현재 대기업과 외국계 부품업체 등 90여 곳이 현금 결제와 미지급분 결제를 요구하며 부품 납품까지 거부하고 있어 설득이 필요한 상황이다.

쌍용차 임원들은 8∼9일 협력업체를 직접 방문해 납품 재개를 설득하고 P플랜 돌입시 회생채권 규모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업체 비대위도 납품을 거부하는 협력업체 설득에 동참할 예정이다.

쌍용차는 부품 조달 차질로 이달 들어 3∼5일 평택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8∼10일도 생산을 중단했다. 작년 말 기업회생 이후 이틀간 공장을 세운 것을 포함하면 총 8일이다.

쌍용차의 평택공장 1일 생산량이 약 650대인 점을 고려하면 5200대의 생산 손실이 빚어진다. 쌍용차의 1월 국내 판매량(5648대)에 맞먹는 수준이다. 차량 판매로 유동 자금을 한 푼이라도 확보해야 하는 쌍용차 입장에서는 공장 가동 재개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HAAH오토모티브와는 큰 틀에서 합의를 이루고 투자계약서 세부 문구를 수정하는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HAAH오토모티브 입장에서는 최종 투자계약서에 서명하려면 마힌드라의 감자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며 “마힌드라가 합의해주지 않으면 이달 내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기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앞서 4일 “현재 원활한 P플랜 추진을 위해 마힌드라 그룹 및 잠재적 투자자와 P플랜 관련 절차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사전회생계획안 등을 마련해 채권자 동의 절차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의 미래를 담보할 중기 플랜을 세우는 것도 난관이 예상된다. 쌍용차는 브레이크 이븐(손익분기점)을 연간 14만∼15만대 판매로 보고 있다. 작년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판매가 10만7416대(내수 8만7888대, 수출 1만9528대)에 그쳐 전년 대비 20.6% 감소했다.

쌍용차의 조업 중단 등이 잇따르며 신규 고객의 불안이 커져 쌍용차 대리점 220곳 중 하루에 차를 한 대도 팔지 못하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고 쌍용차 협력업체 비대위 측은 전했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첫 전기차 E100 외에는 뚜렷한 신차 계획이 없는 점도 문제다. E100은 국내 전기차 시장의 첫 준중형 SUV로 쌍용차의 대표 모델인 코란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HAAH오토모티브는 신규 투자 자금을 쌍용차의 신차 개발 등에 사용하고, 당장의 운영자금 등은 산은이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산은은 쌍용차와 HAAH오토모티브가 계획안을 짜오면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사업성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겠다는 계획이다.

P플랜이 불발되면 쌍용차의 파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중소 협력업체의 줄도산도 예상된다. 실업자 양산도 이어질 전망이다.

협력업체 비대위 관계자는 “직원 100명 미만인 영세 협력업체의 경우 그동안 몇 달 월급이 밀리면서 직원들이 모두 그만둬 사장 혼자 남은 경우도 많다”며 “쌍용차 납품 비중이 높은 업체들의 경우 이미 쌍용차 부품을 담당했던 인력을 중심으로 인력 감축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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