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송현동 땅 ‘3자 교환’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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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송현동 땅 ‘3자 교환’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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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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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부시험장·계약날짜 불특정’ 고수···LH 설득 총력

[교통신문]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사유지를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서울시 계획이 틀어진 뒤 두 달이 넘도록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송현동 땅〈사진〉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가 사도록 하고, 서울시가 보유한 다른 땅을 LH공사에 넘겨 맞바꾼다는 '3자 교환'은 밑그림만 나온 뒤 진척이 없어 땅을 팔려는 대한항공과 공원화를 강행하는 서울시 모두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LH공사·대한항공이 참여한 국민권익위원회 조정은 지난해 성사 직전 무산된 이후 지지부진하다. 권익위 조정은 지난해 11월 최종 합의에 이를 뻔했으나 합의 예정일 바로 전날 서울시가 ‘조정서에 계약날짜는 특정하지 말자’고 하면서 깨졌다.

서울시는 상암동 서울서부면허시험장을 LH공사에 넘겨주는 토지로 하고 송현동 땅 매매 방식을 확정하되 그 매매 계약의 날짜는 정하지 않고 대신 ‘조속한 시일 내 계약을 체결하도록 노력한다’는 모호한 문구를 넣기를 원했다.

이는 시가 서울시의회의 부동의 가능성과 상암동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닥쳤기 때문이다. 애초 조정서엔 계약날짜를 올해 4월 30일로 정할 예정이었는데, 그 일정에 맞춰 시의회가 동의해주지 않으면 시는 약속 파기 책임을 물어야 할 수 있다.

또 상암동 주민들은 '송현동과 서부면허시험장 등 상암동 토지를 연관 짓지 말라'는 민원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이에 하루빨리 계약을 성사시켜 돈을 마련해야 하는 대한항공이 강하게 반발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서부면허시험장과의 맞교환에 LH공사마저 난색을 보였다.

LH공사는 지난달 서울시에 공문을 보내 “서부면허시험장이 공공주택사업 후보지로 가장 적정하다고 사료돼 적극 협조했는데, 서울시의 사유로 동 부지가 교환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서부면허시험장을 더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결국 서울시가 짜낸 3자 교환의 모든 참가자가 불만족한 상황이 초래된 것이다.

그런데도 시는 ‘계약 날짜를 특정하지 않고, 서부면허시험장을 교환 토지로 한다’는 기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각기 나름의 사정이 있지만, 서울시는 빨리 진행하고 싶은 상황”이라며 “지금까지 나왔던 것에서 크게 변동사항이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시는 LH공사와 그 뒤에 있는 국토교통부를 상대로도 막후 의견 조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내놓는 공공재개발 등에 협력하고 반대급부로 송현동 땅을 둘러싼 이견을 해소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비어 있는 LH공사 사장이 조만간 임명되면 일에 진척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도 엿보인다. 서부면허시험장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LH공사 측 입장은 사장 공석 상태에서 서울시에 전달됐다.

빠르면 설 연휴 직후 LH공사 사장이 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고, 시의회가 다음 달부터 의사 일정에 들어가는 만큼 시로서는 이달 중 교환부지 등을 확정해 3자 합의에 도달한 뒤 3월 시의회에 보고하는 구도가 최선이다.

다만 계약날짜 불특정이나 서부면허시험장 교환에 대한항공과 LH공사가 동의하더라도 지역주민 설득이라는 과제는 그대로다.

시는 상암동 주민들의 반대와 관련해 “송현동 땅 교환 대상으로 특정대상 부지를 확정하지 않았으며, 지난 8·4 주택공급 대책에 포함한 부지를 대상으로 검토 중”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실제로 8·4 대책 주택공급 부지에는 서부면허시험장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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