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ATL, 현대차 배터리 수주로 국내 공략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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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CATL, 현대차 배터리 수주로 국내 공략 시동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2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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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조원대 E-GMP 3차 물량 절반 이상 수주
가격경쟁력에 기술도 향상…3사 위협 대상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잘 나가던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 빨간불이 들어올 조짐이 보인다. 중국의 배터리 생산 업체인 CATL이 현대차 물량을 수주하면서 배터리 3사를 위협하는 분위기다. CATL은 중국 정부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자국 내 전기차 시장을 사실상 독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LG와 정상 자리를 놓고 겨루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23년 이후 출시하는 전기차 플랫폼 E-GMP 3차 물량의 배터리 공급사로 CATL과 SK이노베이션을 선정해 최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CATL은 이번에 발주된 3개 차종 가운데 2개 차종의 배터리를, SK이노베이션은 1개 차종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CATL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한 전용 전기차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것은 16조원 규모의 2차(아이오닉6 등) 물량을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으로 따낸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SK이노베이션은 10조원 규모의 E-GMP 1차 가운데 아이오닉5 물량을 단독 수주했으며 이번에 3차에서도 일부 물량 확보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물량 규모로 보면 CATL이 3차의 절반 이상을 가져간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현대차의 E-GMP 3차 배터리는 규모가 2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일부 예상과 달리 2023년 이후 선보일 기아 SUV 등 3개 차종과 현대차 ‘아이오닉7’ 일부 물량을 합해 총 4개 차종, 9조원대 규모로 발주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그러나 아이오닉7의 배터리 공급사 선정은 이번에 제외했다.

배터리 업계에는 아이오닉7의 배터리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에서 추진중인 합작법인(JV)에서 생산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내 세금 정책 등 현지 사정까지 겹쳐 현지 합작법인 설립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분위기”라며 “아이오닉7 배터리 공급사 선정이 연기된 배경에는 그 영향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3차 물량까지 현대차의 E-GMP 기반의 전용 전기차 모델의 배터리는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 CATL의 3파전이 됐다. 삼성SDI가 배터리 스펙 등의 문제로 아직 E-GMP 물량을 따내지 못하면서 CATL의 영향력이 커지는 모양새다.

배터리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납품회사를 분산해야 하는 현대차 입장에서 중국의 CATL 물량을 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CATL은 한때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이 생산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등의 일방적인 지원 아래 공세에 나서며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세계 배터리 점유율 1위 자리에 올랐다.

SNE리서치가 발표한 지난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CATL의 점유율은 24.0%(34.3GWh)로 1위, LG에너지솔루션이 23.5%로 2위다.

CATL 성장의 원동력은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은 물론, 기술력도 뒷받침되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CATL의 전반적인 기술력이 국내 기업의 80∼90%까지 따라온 것으로 보인다”며 “전통적인 모듈을 없애고 전지를 바로 배터리로 생산하는 CTP(cell-to-pack) 등 일부 기술은 국내 기업을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코나 전기차 화재로 인한 리콜 사태 등을 겪은 현대차 입장에서 배터리 업체를 분산할 수밖에 없다”며 “CATL이 국내 기업들의 가장 위협적인 대상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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