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캠페인] 차선 준수-다른 자동차 무시하는 위압적 태도 삼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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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캠페인] 차선 준수-다른 자동차 무시하는 위압적 태도 삼가야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1.03.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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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크기에 의존한 우월적 인식이 문제
교통 흐름 교란해 교통안전 위협할 수도
법규위반 행위로 교통사고 가능성 높아

일반인들에게 화물자동차는 어떻게 인식되고 있을까. 수년 전 조사에서 일반인들은 운전 중 화물자동차를 만나면 위협을 느낀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그 이유로 ‘사소한 접촉사고에서도 화물차에 비해 자신의 자동차가 입을 피해가 월등히 크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그런데, 화물자동차는 다른 용도의 자동차에 비해 차체의 크기나 차종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응답은 주로 덩치가 큰 화물차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형 화물차는 차체의 크기 때문에 우선 위압감을 느낄 수 있고 특히 운행 중 주변을 지나치면 차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계음은 위협을 느끼기에 충분할 정도로 강력하다. 따라서 화물차에 대한 위압감은 주로 대형 화물차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소형화물자동차에 대해서는 친근하다거나 별다른 위협을 느끼지 않는 것일까. 그건 그렇지 않다고 한다. 매일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하는 김수성(46·서울 미아리) 씨는 “소형 화물차라고 해서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은 전혀 아니다. 그런 화물차와 트러블이라도 생기면 왠지 내가 입을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생각되고, 시비가 붙으면 손해를 볼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한다. 그런 이유 등으로 도로에서 화물자동차를 만나게 되면 소극적이나마 거리를 두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화물차에 대한 이 같은 일반의 인식은 반대로 화물차 운전자의 ‘우월적 태도’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 중형 화물차 운전자 최정형(55·경기 안양) 씨는 “극단적으로 말해 긁어봤자 내차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승용차는 피해가 크기 때문에 승용차 운전자들이 먼저 피해가는 느낌을 갖는다”고 말한다.

그런 이유로 자신도 모르게 사소한 교통법규 정도는 무시하거나 특히 주변에서 운행 중인 다른 자동차들을 거의 의식하지 않는 편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최씨의 운전 자세는 예상 밖에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중대 과실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화물자동차의 우월적 태도, 또는 다른 자동차를 의식하지 않는 태도는 주로 운행 중 차선을 제대로 지키지 않거나, 마구잡이로 끼어들기를 하는 식으로 나타난다. 이 중 차선을 지키지 않는 운전은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화물차가 차선을 잘 준수하지 않는다는 것은 차선을 밟은 채 운행하는 것을 말한다. 정상적인 운행이라면 차선과 차선 사이, 즉 차로를 따라 운행을 해야 하나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슬그머니 옆 차로로 끼어들 준비를 한 상태로 주변 동행을 살피며 운행을 한다는 것인데, 이 경우 뒤에서 따라오는 자동차들이 화물차의 운행 방향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어 속도를 늦추거나 주춤하는 사이 화물차는 아무렇지 않게 자신이 원하는 차로로 진행 방향을 옮긴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운전 습관은 위험하기도 하거니와 다른 자동차 운전자들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차로를 이동하기 위해서는 뒤쪽에서 접근하는 자동차를 확인하고 차로 이동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판단될 때 방향지시등을 점등하고 이동하면 되지만, 슬그머니 차선을 밟은 채 이동하는 운전은 언제 차로를 바꿀지 알 수 없고, 차선을 바꿀지 바꾸지 않을지도 분간하기 어려워 같은 차로 뒤쪽에서 오는 자동차뿐 아니라 옆 차로를 따라 뒤에서 오는 자동차 운전자에게도 부담이 된다.

그러나 그와 같이 차로를 준수하지 않는 차선 밟기식 운전이 사고로 직결되지 않는다면 그것 자체로 불법 운행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자동차의 운행이 정지된 상태를 기준으로 불법 여부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계속 진행되는 상황을 근거로 불법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차선을 밟은 채 운행한다는 사실만으로 불법 운행으로 간주돼 적발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상 차선 밟기식 운전은 사고 위험이 증가하는 나쁜 습관이다.

차선을 밟은 채 운행하게 되면 옆 차로를 따라 뒤에서 접근해오는 자동차는 차선을 밟고 있는 자동차 때문에 진행이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급감속을 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접촉사고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슬그머니 차선을 밟고 있는 자동차는 다른 자동차 운전자의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차선 밟기 운전은 주변 자동차들의 정상 주행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내가 운행하는 차로를 따라 정상적으로 운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옆 차로 앞쪽에서 차선을 따라 운행하는 자동차를 발견하게 되면 이를 피해 진행하기 위해서는 급차로 변경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급차로 변경은 예기치 못한 운행경로 변화로 또 다른 주변 자동차의 흐름에 영향을 미쳐 자칫 주행차로 전반에 갑작스러운 혼란을 초래해 사고로 이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차로를 준수하는 것은 고속으로 달릴 때 더욱 중요한 법규 준수사항이다. 만약 고속으로 달리는 자동차가 주변 자동차들을 의식하지 않고 제멋대로 차로 이쪽저쪽을 옮겨가며 운행한다든가 차선을 밟은 채 주행하거나 기회주의적으로 급차선 변경을 한다면 운행 질서는 무너지고 사고는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교통전문가들은 차선을 밟고 운행하는 습관은 특정 상황에서만 이뤄지는 행위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즉 그런 식의 운행은 차선에 대한 인식이 희미해져 언제 어느 경우든 차선을 무시하는 운행을 하게 되며, 나아가 방향지시등 점멸이나 도로 표지판의 지시나 안내에도 감각이 무뎌져 자신의 경험이나 판단에 의존해 운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교통법규 위반과 준법 운행 사이를 수시로 넘나드는 것이다.

하지만 차선을 밟은 채 운행하는 화물차에 대해 일반적으로 불쾌한 감정과 함께 위험을 느끼게 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운전 중 나타나는 현상은 대부분 운전자의 습관에 기인한다. 즉 화물자동차의 차선 밟기 운전이나 무리한 끼어들기, 지그재그 운전, 급차로 변경 등과 같은 운전행태는 운전자의 잘못된 습관에 따른 것으로 다른 어느 상황 요소보다 강하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교통체증을 겪은 상황이라 해도 철저히 안전운전 요령을 지키는 운전자는 결코 무리하지 않기 때문에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반대로 매우 도로 사정이 좋고 운행 환경이 우수한 상황에서도 운전자가 위험한 운전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운전을 할 경우 상황과는 무관하게 언제든지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교통사고를 자주 내는 사람이 또다시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이유로도 설명된다.

따라서 차선 밟기 운전이나 무리한 끼어들기, 지그재그 운전, 급차로 변경과 같은 위험 운전은 애초에 몸에 밴 잘못된 운전 습관을 개선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경우 교통사고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기 위해서는 최우선으로 자신의 잘못된 운전 습관을 고치는 노력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또 한 가지 유의해야 할 문제로, 화물자동차 운전자의 높은 연령이나 오랜 경력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운전자 스스로 '이런 정도는 가능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차선을 밟은 채 운행을 이어가거나 무리한 끼어들기, 급차로 변경을 시도하지만 운전능력이 이에 미치지 못해 트러블이 발생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고연령 운전자나 연륜이 깊은 운전자의 인지능력과 운동신경이 생각만큼 원활히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반드시 짚어봐야 할 문제다.

흔히 교통법규를 준수하는 일의 시작은 선을 지키는 일이라고 한다. 차선을 지키지 않는다면 멈춰서야 할 정지선을 준수하지 않을 가능성과 함께 속도나 신호등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므로 안전운전을 위한다면 차선을 지키는 일부터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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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2 19:06:52
승용차도 위협스럽기는 마찬가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