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운동장’과 자동차관리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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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운동장’과 자동차관리업계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21.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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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자동차관리업계가 고군분투하고 있다. 중고차매매업은 시장 판도를 좌우할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사활을 걸고 완성차와 지난한 투쟁을 이어가고 있으며, 자동차정비업은 법제화 된 보험정비협의회의 개시를 앞두고 손해보헙업계와 고단한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양 업계 모두 거대 기업들과 단판 승부에 각오와 투지가 넘쳐나지만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자동차관리업계는 애초부터 이를 ‘기울어진 운동장’에 비유하곤 했다. 업계 스스로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한 상황을 비유하는 이 말을 즐겨 쓰는 이유는 어느 한쪽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제도나 질서 또는 체급의 우위가 있을 때, 경쟁에서 이기기 힘들다는 열패감이 오래 시간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어서다.

일방적인 여론이 자동차관리업계의 이슈에 호의적이지 않은 점도 업계를 힘들게 하는 요소다. 중고차 시장은 ‘소비자 불신’이라는 이유로 뭇매를 맞으며 타당한 주장조차 묻히는 상황이 반복되고, 정비 시장은 ‘서비스 불신’을 이유로 제대로 된 합의 테이블조차 앉지 못하며 힘의 열세를 매번 확인하고 있다. 양쪽 모두 ‘불신’ 프레임에 갇히며 목소리의 힘을 잃어가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일부 여론은 이들의 주장을 ‘떼쓰는 업계’로 매도하며 합리적 대화를 차단하는 데 일조하기도 한다. ‘소비자를 위해서’라는 당위를 앞세워 업계의 주장을 약화시키는 데 여론이 거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대기업 입장에서 소비자를 위해서라는 주장의 순수성은 어디까지 담보할 수 있을까. 이런 시각에 대해 그들이 말하는 소비자는 철저한 자기 이익의 부산물로만 존재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문제는 거대 자본이 말하는 ‘소비자’가 올바른 협의와 합의를 가로막는 방해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다른 한 쪽은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악순환 속에서 소비자를 대해야 하는 병폐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무언의 압박처럼 ‘시장질서 확립’이라는 자본의 주장이 또 다른 업계의 희생을 강요하는 가치로 작용한다면 ‘무질서의 확대’라는 풍선효과에 직면할 수 있다는 사례를 간과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이제껏 자동차관리업계는 체급이 맞지 않는 상대와 경기를 치러야 했다. 일방적 편파 응원도 감내할 몫이었다. 자동차산업의 종속산업이라는 한계가 태생적으로 존재하기에 대기업의 주장에 주눅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 시장성은 커졌지만 규모의 경제에 걸맞지 않은 소심함이 사라지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도 청와대 앞에서, 양재동의 완성차 사옥 앞에서 자동차관리업의 목소리가 소외된 채 울리고 있다. 현실물가를 반영한 정비요금 인상과 생존권을 위협받으며 대기업의 진입을 막겠다는 울림은 그 합리성과 진정성에 비해 오해와 편견에서 분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시 돌아 봐야 한다. 상대적 약자에 가혹한 상생은 ‘상생’이 아니다. 허울 좋은 프레임은 자동차관리업계에는 가혹하다. 같이 살수 없는 체급을 모아놓고 같이 살자고 하는 말은 어느 한쪽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그들의 목소리를 미명(美名)의 명분을 씌워 왜곡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 볼 때다. 때로 그릇된 무의식은 잔혹하다 못해 잔인하게 타인 또는 업계를 짓누를 수 있다. 협의와 합의는 기울어진 상태에서 절대로 나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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