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소리] 부끄러운 한국의 자가용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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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소리] 부끄러운 한국의 자가용 문화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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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19년 동안 살다 온 60대 초반의 서울시민이다. 내가 미국으로 가기 전 서울의 교통은 매우 복잡하고 불편했다. 버스나 택시를 타기가 힘들었고, 한번 타면 목적지까지 얼마나 걸릴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서울 사는 나도 집(마포구 아현동)에서 노원구 모처로 가는 길을 몰라 지도를 펼쳐가며 운전을 해야 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것이 1년 전 귀국을 해서 보니 완전 상전벽해라고 할까. 놀라울 정도로 버스 노선이 잘 정비돼 있었고, 지하철은 미국 어디에 내놔도 최고라는 평가를 받을 수준이었다. 택시도 너무나 깨끗하고 친절해 “아, 서울이 이래서 세계적인 도시구나”라고 탄식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자가용 승용차들의 무질서였다. 가장 눈에 거슬리는 것으로는 난폭운전과 불법주차다. 영화에서 보면 미국에서는 무작정 최고속도로 내달리는 장면이 많이 나오나 그것은 영화일 뿐, 그런 실제 사례는 거의 없다. 주차도, 땅이 넓어 그런지 불법이라고 할만한 것이 없다. 대도시에서는 굉장한 규모의 주차시설 덕으로 주차가 편하고, 그렇지 않으면 아예 차를 안 갖고 나오는 것이 보편화돼 있다. 그런데 서울은 그렇지가 않다.

무엇보다 자기용 승용차 이용 문화가 외국에 비해 많이 뒤떨어진다고 느낀다. 특히 아무나, 아무 곳에서나, 언제든 눌러대는 경음기는 가히 폭력적이다. 그런데도 경음기 소음으로 경찰관이 단속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경음기 소음은 매우 긴요한 상황이 아니면 모두 불법으로 간주하는 미국과는 많이 다르다.

대중교통은 잘 되고 자가용승용차는 잘 안되는 희한한 교통문화는 부끄러운 일이다. 이제 서울은 세계적인 도시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그것도 서울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부끄러움을 모르는 처사다. 세계인들이 우리 자가용 문화를 손가락질한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라. 실로 부끄럽지 않은가. 그러면서 중국 베이징이 어떻고, 일본 도쿄가 어떻다고 말한다면 분명 부끄러움을 모르는 일이다.                                                    

 〈독자 jws6006@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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