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어디서나 철도를 이용할 수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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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어디서나 철도를 이용할 수 있어야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1.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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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상 교수의 열린철도

작년에 학회 일로 제주도를 두 번 방문했다. 제주는 언제나 공항 주변의 정체가 심하다는 것과 섬 어디든 자동차가 많다는 것을 느꼈다.

이제는 제주지역의 미래를 위해서 철도가 부설될 때가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제주는 현재 지형적으로 철도를 이용할 수 없는 전국에서 유일한 지역으로 이번 지면에서는 국민의 ‘철도선택권 부여’라는 차원에서 제주를 언급해 보고자 한다.

제주의 교통 여건을 보면 인구는 2013년 59만2000명에서 2020년에 67만6000명으로 8만4000명이 증가했다. 2013년에 연간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1085만명에서 2019년에는 1520만명으로 435만명이 늘었고 자가용은 2013년 27만8000대에서 2020년 10월 기준 37만9000대로 약 10만대가 증가했다. 

이에 인구당 자동차 보유 대수는 전남에 이어 전국 두 번째, 세대당 보유 대수도 인천에 이어 2위이다. 자동차를 보유한 도민은 2명 중 1명으로 교통체증이나 교통사고로 인해 연간 5000억원의 교통혼잡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2017년 제주도 총예산의 10% 수준에 이른다. 

한편 렌터카의 경우에도 제주도는 관광객의 증가로 2013년 1만6423대에서 2020년에는 3만2000대로 2배나 증가했다. 2017년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건수는 791건으로 전국 1위이고, 사망자는 전국 6위이다. 이러한 통계만 보더라도 제주도는 도로 교통의 한계에 다다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주는 서귀포~성산~구좌~제주~애월~한림까지 사람들이 많이 이동한다. 도에서 교통량이 가장 많은 구간이 제주대학교~한라대학교로 2017년 기준으로 버스 365번의 1일 평균 이용객이 1만1000명이나 된다. 

실제로 제주공항 부근, 제주시청과 중문에서 제주공항으로 향하는 평화로의 정체가 극심한데 정체 시 시내에서 공항까지 8km 구간에서 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특히 제주의 관문인 제주국제공항은 연간 이용객 3000만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2013년에 항공기 이용 승객은 1849만명에서 2018년에 2755만명으로 5년간 1.5배나 증가했다. 

이에 나날이 급증하는 이용객 증가로 공항입구 교차로 구간이 상습 정체 등으로 체증이 심각해 대체 도로 확충 등 개선의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며 일부 구간에는 중앙차선제를 도입하고 있다.

일반차량의 경우 출·퇴근 시 2회 운행에 비해 렌터카는 하루종일 운행되고 있어 교통 정체를 유발하는 것이다. 특히 오후 4시 이후 시간대 제주공항 방면과 제주시 도심지에는 차량이 집중돼 혼잡도가 극심하다. 관광 성수기에는 타 지역 렌터카까지 제주도에 유입돼 혼잡도가 가중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철도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제주의 자연과 미래를 우선하는 구상이 필요하다. 

이에 평화의 섬 제주를 상징하는 자연 친화형 철도가 도입되고 도심 구간에서는 대중교통용으로 기타 지역은 관광열차 형태로 운영돼야 할 것이다. 

우선 제주시를 중심으로 문제를 풀어가면서 다른 노선으로 확대하는 단계별 건설을 생각해볼 수 있다. 

먼저 제주시에 경량전철로 공항과 시내를 연결하는 노선 생성을 우선으로 하고, 다음으로는 현재 제주시 인구가 약 49만명, 서귀포 인구가 약 18만명인 것을 감안해 두 지역을 연결할 필요가 있다. 또, 서귀포~성산포와 제주도 전체수요의 2/3를 차지하고 있는 동쪽을 우선 건설하고 다음으로 서쪽을 고려해야 한다.

비슷한 예로 일본 오키나와 섬은 제주도와 유사한 점이 많다. 인구와 공항 이용객, 관광객과 혼잡도 등을 감안할 때 철도건설의 타당성이 충분하다.

철도건설 추진 방식에는 전액 국고, 도시철도법 적용, 민자 사업 등을 고려할 수 있는데 정책적으로 대광법(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제주와 서귀포가 포함될 경우 도시철도의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이 법의 2조를 보면 대도시권이란 지방자치법, 제2조제1항 제1호에 따른 특별시, 광역시 및 그 도시와 같은 교통생활권에 있는 지역 중 대통령으로 정하는 지역을 말한다. 2의 나에는 둘 이상의 시·도에 걸쳐 운행되는 도시철도 또는 철도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에 해당하는 도시철도 또는 철도를 의미한다.

향후 철도 건설에 있어서는 먼저 철도의 역할에 대한 지자체와 지역민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 첫째, 가장 중요한 것은 제주 철도는 분명 제주도민을 위한 철도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도에 철도가 부설돼 제주의 발전을 약속하고, 후손에게 물려줄 자연유산을 보존할 수 있다는 분명한 철학이 필요하다.

둘째, 각 교통 인프라 간 장점을 고려해 상호 보완적인 계획을 수립해 각 사업별 경제성(B/C)과 재무성이 확보되도록 계획해야 한다. 특히 도로와 철도의 고유한 기능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각 철도사업에 대한 사업추진 목적이 명확해야 하고 이에 따른 효과의 분명한 제시가 요망된다. 

제주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자연명소로 향후 철도건설을 통해 평화와 환경의 땅으로 자리매김하고 교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언젠가 제주도 내에서의 여행은 환경친화적인 철도를 이용해 아름다운 제주 올레길을 여유롭게 걷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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