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캠페인] 스몸비 사고-보행자 있으면 우선 감속하고 전방주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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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캠페인] 스몸비 사고-보행자 있으면 우선 감속하고 전방주시해야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1.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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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몰입족은 주변 상황에 무관심
횡단신호 듣고 그저 도로로 걸어나서
위험구간 정보 공유해 시설 개선해야 

버스 교통안전 문제 가운데 여전히 중요한 문제로 ‘보행자 사고’에 관한 것을 들 수 있다. 특히 최근의 보행자 교통사고가 휴대폰을 사용하면서 보행하는 사람이 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휴대폰 보급대수가 급증해 초등학생 대부분이 소지할 정도로 휴대폰은 전 국민의 필수품이 됐다. 특히 스마트폰이 휴대폰 시장을 압도하면서 스마트폰은 움직이는 컴퓨터 역할을 하면서 이 기기를 이용한 게임이나 TV 시청, 뉴스 검색이나 SNS 교신 등은 누구에게나 어디서든 일반화된 현상이 돼 버렸다.

문제는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일이 공간이나 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보행하는 순간에도 계속되는, 이른바 스마트폰 몰입 현상을 초래하면서 급기야는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돼야 할 도로상에서 자신의 안전조차 방기한 채 스마트폰에 열중하는 상황(스몸비·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 몰입족들은 보행 중 스마트폰 화면만 쳐다보기 때문에 전방의 노상 적치물이나 반대편에서 오는 다른 보행자와의 트러블에는 무관심하다. 심지어 보도블록의 이상 상태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발이 빠지는 일도 적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들이 보행 중 스마트폰에 몰입하는 사이 보도가 끝나고 횡단보도나 횡단신호가 없는 건널목, 이면도로의 자동차 통행로 등을 만날 때다. 이들은 스마트폰에 몰입해 도로 사정이나 자동차의 통행 등을 전혀 감지하지 못한 채 그저 자신이 걸어온 관성대로 직진을 계속하게 되나 자동차 통행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대책없이 위험에 노출되고 마는 것이다.

보통 운전자들은 시야로 보행자를 발견하면 일단 속도를 줄이고, 다음으로는 자신이 운전하는 자동차가 보행자와 트러블 없이 운행을 계속할지 여부를 직감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보행자의 보행속도와 자동차의 운행 속도를 신속하게 감지해 운행을 계속할지, 아니면 운행을 멈추고 보행자를 먼저 보낼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 과정은 비록 시간적으로 짧지만 명확하다. 운전자나 보행자 모두 경험적으로 이를 판단해 대부분 올바른 판단을 내리게 된다. 여기까지는 거의 상식적인 일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에 몰입한 사람의 경우 이를 판단할 근거도 없고 이유도 존재하지 않으며 판단조차 하지 않게 된다. 오직 스마트폰 화면에 시선과 신경을 쏟아 넣고 있기 때문이다.

운전자가 보행자와 겹치는 공간에 이르게 돼 ‘아, 내가 먼저 지나야 할 상황이구나’하는 판단이 들면 운행을 멈추지 않게 되나, 이는 어디까지나 ‘유사한 판단으로 보행자의 보행이 중단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이 경우 보행자가 보행을 멈추지 않으면 자동차는 바로 보행자를 충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바로 이 같은 유형의 보행자 사고가 스마트폰 몰입자들에게 자주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유형의 사고는 실상 운전자에게 사고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정황적 이유는 충분하나 도로교통법상 보행자를 충격해 일어나는 교통사고로부터 운전자가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운전자는 애매하게도 가해자의 신분이 되고 마는 게 보통이다. 물론 과실상계에 따른 책임의 부분에서는 보행자의 과실 여부가 어느 정도 감안된다 해도 여전히 운전자가 억울한 부분이 많은 것이다.

사업용 자동차, 특히 버스에 있어 이런 유형의 교통사고는 피곤할 뿐 아니라 매우 억울한 측면이 있다. 상식을 벗어난 보행자의 행위 때문에 발생한 사고로 영업시간을 빼앗기고 피해 보상까지 해야 한다면 여간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어떤 형태로든 이와 같은 교통사고에 연루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만이 유일한 대책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이 같은 유형의 교통사고 빈발에 대해 사회적으로도 관심이 제기되고 있다. 스마트폰 몰입 행위가 교통안전에 대단히 유해할 수 있다는 공감대도 만들어지고 있어 누구보다 스마트폰 몰입족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운전자가 먼저 스마트폰 몰입족의 특성을 이해해 그들과의 교통사고 가능성을 피해 가는 것이 지혜로운 대처일 것이다.

여기서 스마트폰 몰입족을 특히 버스가 주의해야 하는 이유를 한번 살펴보자. 

버스는 다중 수송수단으로 탑승 승객을 위해 버스 승차장에 접근해야 하는 이용자 밀착형 운송수단이라 할 수 있다. 또 집 근처 골목길, 보행자가 많은 이면도로까지 운행경로(노선)로 한다. 사업용 자동차 가운데 가장 고객 가까이 운행한다는 점에서 보행자와 접촉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 스마트폰 몰입자들과의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 또한 가장 높은 수단이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위험군인 스마트폰 몰입자와의 교통사고 가능성에 대비할 것인가. 답은 최대한 운전자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고, 그 구체적인 요령으로 다음의 몇 가지가 제안되고 있다.

첫째, 기본적으로 보행자와의 접촉이 예상되는 장소, 즉 횡단보도나 횡단신호 없는 교차로, 또 버스정류장 근처 등 근거리에서 보행자가 발견되는 즉시, 보행 교통사고의 위험성이 예상된다고 판단될 경우 등에는 조건 없이 속도를 낮춰야 한다. 운행 속도는 바로 운행을 멈춰 정지할 수 있는 속도 즉, 시속 30km 이하까지 우선 감속하는 것이다.

이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난 17일부터 전국 주요 도시의 간선도로가 시속 50km, 이면도로 등이 시속 30km로 속도가 제한됐다. 이미 어린이보호구역, 노인보호구역 등에서 낮춘 속도에 적응한 운전자라면 이면도로 운행 시 속도 저감이 그다지 불편하거나 어색한 일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보행자가 많은 지역, 스몸비 사고의 위험성이 예상되는 지역을 운행할 때는 바로 차량을 멈춰 세울 수 있는 속도 즉, 시속 30km 이하로 운행하는 것이 결정적인 대책이라는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둘째, 스마트폰 몰입자들은 전방 주시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을 참고해 속도를 낮춘 상태에서 보행자와 시선을 마주치도록 노력하되 보행자 가운데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온 자동차(운전자)와 눈을 맞추지 않는 보행자가 있다면 위험신호로 판단하고 즉각 운행을 멈추거나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올려 정지 직전의 상태로 보행자의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달리 말해 버스 운전자의 전방주시 의무가 이 경우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는 의미다.

셋째, 신호가 있는 횡단보도에 근접해 운행 신호를 받고 바로 횡단보도를 통과할 수 있는 상황이라 해도 속도를 현저히 낮춘 상황을 유지해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며, 완전히 횡단보도를 지나쳤다고 판단한 이후 가속 페달을 밟아 속도를 높이도록 한다. 보행신호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무작정 횡단보도로 걸어 나오는 몰입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신호가 있는 횡단보도 밖에서 신호를 대기하면서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보행자는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면서 횡단가능 신호음이 들리면 곧장 도로로 걸어 들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스몸비족은 교통신호에 관한 사회적 약속, 운전자와의 상호관계성 등과는 무관하게 그저 ‘횡단신호가 들어왔구나’하는 생각으로 도로로 걸어들어올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넷째, 자동차와 보행자가 혼재할 수밖에 없는 도로에서는 그 길을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무조건 최저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 어디서 어떻게 몰입족이 출현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다섯째, 보차도 구분이 없는 이면도로 한쪽으로 걸어가는 보행자의 뒷모습이 불안정하다는 생각이 들면 그는 몰입족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아예 보행자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낮은 속도로 그 옆을 지나쳐야 한다.

한편 아무리 휴대폰에 몰입한 채 보행을 한다 해도 횡단 자체가 불가능하게 가드레일이 설치된 곳에 이르면 보행을 멈춰야 하므로, 당국은 보행사고 다발 지점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무단횡단 방지 시설 등을 설치해 보행자나 운전자 모두가 불안해하는 보행사고 가능성을 최대한 줄여야 하며, 현장을 자주 운행하는 버스 등 사업용 운전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도로 시설을 개선하는 데 일조해야 한다. 이는 위험 구간이 파악되면 업체나 공제조합 등을 통해 유관기관과의 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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