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에 완성차업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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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에 완성차업계 ‘촉각’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21.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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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당 사상 첫 200달러 돌파…공급이 수요 못 미쳐
반도체 부품가격 상승 맞물려 10월 신모델부터
車 가격 오를 수도…“가격 인상 바로 어려울 듯”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최근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완성차업계가 철강제품 가격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자잿값 인상은 전 세계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지만 자동차 등 수요 업체들에는 원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원가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당장 반영할 수도 없기 때문에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제품 가격을 밀어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지난 6일 기준 t당 201.88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t당 200달러를 돌파했다. 철광석값은 지난 3월 t당 150달러대였으나 이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서다.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글로벌 철강 수요는 크게 늘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급격한 생산 위축으로 재고가 줄어든 데다,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인 중국이 환경정책을 강화하면서 생산량을 감축해 수급 불균형이 일어난 것이다.

철광석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철강 제품 가격도 뛰고 있다. 자동차 등의 소재로 쓰이는 기초 철강재인 열연강판 유통 가격은 1월 말 t당 88만원에서 4월 말에는 110만원까지 올랐다. 강관 가격도 이 기간 t당 95만원에서 110만원으로 뛰었고, 냉연강판은 t당 108만원선에서 유통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1.7∼2t짜리 중·대형 차량에는 평균 1t의 철강재가 들어간다. 자동차 무게의 절반 이상이 철강재 무게인 셈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최근 철강재를 고장력 강판 등의 가벼운 소재로 대체하기도 하지만 가장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안전도가 높은 원자재는 결국 철강재”라며 “철강재 가격이 오르면 어느 정도까지는 제조사에서 자체적으로 흡수하겠지만,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가격 인상을 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완성차 가격에서 원자재 비용은 일반적으로 3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반도체가 들어가는 부품 가격의 상승과도 맞물리면서 자동차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 판매가 올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철강재뿐 아니라 타이어와 희토류 등 다른 원자재 가격도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반도체 가격도 많이 오른 상태”라며 “올해 10월쯤 출시되는 신모델부터 원자재 가격 인상이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철강재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가격 인상으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철강재 가격이 오르면 영업이익률 하락의 압박을 받으며 경영 환경이나 판매 환경이 어려워질 수는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당장 가격을 올릴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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