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캠페인] 차선 준수-잦은 차로 이동은 주위 자동차들에 불안감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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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캠페인] 차선 준수-잦은 차로 이동은 주위 자동차들에 불안감 줘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1.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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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차가 비켜주겠지’라는 자세는 위험
차체 크기에 의존한 우월적 태도도 문제
교통흐름 교란해 교통안전 위협할 수도

자동차를 운전하고 가는데, 내차의 뒤쪽에서 승용차가 따라온다면, 특별한 느낌이 없지만, 집채만한 화물차나 대형 버스가 뒤에서 다가온다면 운전자 대부분은 위협을 느끼게 된다. 이는 속도를 높여 달리는 도로, 즉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 등에서는 더욱 그러하다고 한다.

이렇듯 대형 화물차나 버스는 차체의 크기 때문에 우선 위압감을 주는데 이 대형차가 수시로 이쪽저쪽 차로로 옮겨 다니면 주변 자동차들은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 경우 대형차 운전자는 어떤 느낌일까. 

서울의 시내버스 운전자 K(55)씨는 “가능한 승용차 뒤꽁무니를 쫓아가는 운전은 하지 않는다. 어쩌다 그런 상황이 되면 가능한 앞차와 차간거리를 두고 운행하지만 금새 다른 승용차가 그사이에 끼어들어 밀착 운행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더러 차선을 바꾸지만 잦은 편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의 경우 덩치가 작은 승용차에 대한 편견이나 우월적 의식이 없다. 그러나 적지 않은 대형차 운전자들, 특히 버스 운전자 중 일부는 자신이 운전하는 버스 차체 크기를 믿고 이리저리 차선을 바꿔 가며 달리는 운전행태를 보이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또 다른 서울 시내버스 운전자 J(51)씨는 “사고는 원치 않지만 승용차 운전자들 가운데 너무 갑갑하게 운전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면 그 차를 피해 가고자 차선 변경을 시도하는 편이다. 버스 운전자는 웬만큼 운전을 하기 때문에 사고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또 트러블이 있어봤자 큰 피해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 승용차 운전자들이 비켜주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자신도 모르게 사소한 교통법규 정도는 무시하거나 특히 주변에서 운행 중인 다른 자동차들을 거의 의식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와 같은 조씨의 운전 자세는 예상 밖에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중대 과실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대형 버스 운전자의 우월적 태도, 또는 다른 자동차를 의식하지 않는 태도는 주로 운행 중 차선을 제대로 지키지 않거나, 마구잡이로 끼어들기를 하는 식으로 나타난다. 이 중 차선을 지키지 않는 운전은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대형 버스가 차선을 잘 준수하지 않는다는 것은 차선을 밟은 채 운행하는 것을 말한다. 정상적인 운행이라면 차선과 차선 사이, 즉 차로를 따라 운행을 해야 하나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슬그머니 옆 차로로 끼어들 준비를 한 상태로 주변 동행을 살피며 운행을 한다는 것인데, 이 경우 뒤에서 따라오는 자동차들이 버스의 운행 방향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어 속도를 늦추거나 주춤하는 사이 버스는 아무렇지 않게 자신이 원하는 차로로 진행 방향을 옮긴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운전 습관은 위험하기도 하거니와 다른 자동차 운전자들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차로를 이동하기 위해서는 뒤쪽에서 접근하는 자동차를 확인하고 차로 이동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판단될 때 방향지시등을 점등하고 이동하면 되지만, 슬그머니 차선을 밟은 채 이동하는 운전은 언제 차로를 바꿀지 알 수 없고, 차선을 바꿀지 바꾸지 않을지도 분간하기 어려워 같은 차로 뒤쪽에서 오는 자동차뿐 아니라 옆 차로를 따라 뒤에서 오는 자동차 운전자에게도 부담이 된다.

그러나 그와 같이 차로를 준수하지 않는 차선 밟기식 운전이 사고로 직결되지 않는다면 그것 자체로 불법 운행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자동차의 운행이 정지된 상태를 기준으로 불법 여부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계속 진행되는 상황을 근거로 불법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차선을 밟은 채 운행한다는 사실만으로 불법 운행으로 간주돼 적발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상 차선 밟기식 운전은 사고 위험을 높이는 나쁜 습관이다.

차선을 밟은 채 운행하게 되면 옆 차로를 따라 뒤에서 접근해오는 자동차는 차선을 밟고 있는 자동차 때문에 진행이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급감속을 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접촉사고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슬그머니 차선을 밟고 있는 자동차는 다른 자동차 운전자의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차선 밟기 운전은 주변 자동차들의 정상 주행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내가 운행하는 차로를 따라 정상적으로 운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옆 차로 앞쪽에서 차선을 따라 운행하는 자동차를 발견하게 되면 이를 피해 진행하기 위해서는 급차로변경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급차로변경은 예기치 못한 운행경로 변화로, 또 다른 주변 자동차의 흐름에 영향을 미쳐 자칫 주행차로 전반에 갑작스러운 혼란을 초래해 사고로 이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차로를 준수하는 것은 고속으로 달릴 때 더욱 중요한 법규 준수사항이다. 만약 고속으로 달리는 자동차가 주변 자동차들을 의식하지 않고 제멋대로 차로 이쪽저쪽을 옮겨가며 운행한다든가 차선을 밟은 채 주행하거나 기회주의적으로 급차선 변경을 한다면 운행 질서는 무너지고 사고는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교통전문가들은 차선을 밟고 운행하는 습관은 특정 상황에서만 이뤄지는 행위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즉 그런 식의 운행은 차선에 대한 인식이 희미해져 언제 어느 경우든 차선을 무시하는 운행을 하게 되며, 나아가 방향지시등 점멸이나 도로 표지판의 지시나 안내에도 감각이 무뎌져 자신의 경험이나 판단에 의존해 운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교통법규 위반과 준법 운행 사이를 수시로 넘나드는 것이다.

하지만 차선을 밟은 채 운행하는 버스에 대해 일반적으로 불쾌한 감정과 함께 위험을 느끼게 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운전 중 나타나는 현상은 대부분 운전자의 습관에 기인한다. 즉 버스의 차선 밟기 운전이나 무리한 끼어들기, 지그재그 운전, 급차로변경 등과 같은 운전행태는 운전자의 잘못된 습관에 따른 것으로 다른 어느 상황 요소보다 강하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교통체증을 겪은 상황이라 해도 철저히 안전 운전 요령을 지키는 운전자는 결코 무리하지 않기 때문에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반대로 매우 도로 사정이 좋고 운행 환경이 우수한 상황에서도 운전자가 위험한 운전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운전을 할 경우 상황과는 무관하게 언제든지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교통사고를 자주 내는 사람이 또다시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이유로도 설명된다.

따라서 차선 밟기 운전이나 무리한 끼어들기, 지그재그 운전, 급차로변경과 같은 위험 운전은 애초에 몸에 밴 잘못된 운전 습관을 개선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경우 교통사고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기 위해서는 최우선으로 자신의 잘못된 운전 습관을 고치는 노력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또 한가지 유의해야 할 문제로, 버스 운전자 스스로 ‘이런 정도는 가능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차선을 밟은 채 운행을 이어가거나 무리한 끼어들기, 급차로변경을 시도하지만 이는 상대방 운전자의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동이라 할 수 있고 이 때문에 트러블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교통사고는 나의 의지대로 뭔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발생한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흔히 교통법규를 준수하는 일의 시작은 선을 지키는 일이라고 한다. 차선을 지키지 않는다면 멈춰서야 할 정지선을 준수하지 않을 가능성과 함께 속도나 신호등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봐야 한다. 결국 선을 지켜야 교통질서가 시작되고 사고 또한 줄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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