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캠페인]교통신호-운전자 상호간 약속 위반하는 위험한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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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캠페인]교통신호-운전자 상호간 약속 위반하는 위험한 행위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1.0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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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이라도 더 태우겠다는 이유 인정 안 돼
시민들에게 ‘유독 택시라서’ 인식 극복해야

횡단보도의 신호에 걸려 잠시 대기하던 중 ‘조금 있으면 신호가 바뀌겠지’라는 생각을 하는 사이 옆 차로의 택시 한대가 슬그머니 앞쪽으로 나아가는 모습, 택시는 이내 바뀐 신호에 따라 질풍같이 속도를 높여 달려 나가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발견하곤 한다. 

비슷한 광경으로, 유턴 차선에 들어선 택시가 미처 신호가 들어오기 전에 움직이더니 미처 좌회전 신호가 끝나지 않아 꼬리를 물고 좌회전하는 차량들과 뒤엉기는 모습도 자주 발견된다. 

물론 반대 방향에서 오는 자동차 행렬이 신호정지로 멈춰서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충돌사고는 일어나지 않지만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은 농후한 상황이다. 

이 같은 현상은 신호를 무시한 택시의 무리한 운행이 원인이다. 따라서 자칫 정면충돌이나 측면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택시 운전자는 그와 같은 위험을 감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무모한 신호위반은 비단 택시만의 문제라 할 수 없고, 자가용 승용차나 버스, 화물차 모두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유독 택시가 더 자주 눈에 띄는 것은 택시의 외관이 쉽게 식별되고 평소 무리한 운행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택시는 왜 신호를 무시하는 운전을 감행할까. 신호위반 택시의 교통사고 사례 다수를 종합해보면 택시의 신호위반은 운전자가 시간에 쫓겨 서두르는데서 비롯된다는 것으로 규정되고 있다. 뭔가에 쫓기듯 서둘러 운행하다 보니 신호를 자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게 다수의 지적이다.

그렇다면 택시는 왜 쫓기듯 서두르는 운전을 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 대다수의 운전자들은 한번이라도 더 승객을 태우고자 하는 심리, 즉 운행 수입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런 심리적 압박감이 운전행태에 반영돼 습관화함으로써 택시가 자주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경향이 있고, 시민들에게도 그렇게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택시의 신호위반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전체 택시 교통사고 원인 가운데 언제나 세손가락 안에 꼽힌다. 그와 같은 운전행태가 상당 수준 습관화돼 있다는 증거다.

현장의 다수 택시 운전자에 따르면, 신호를 지키지 않을 경우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사실은 운전자들도 알고 있으나 그런 상황일수록 속도를 높여 상황을 벗어나려 하는 경향이 강하고, 이것이 신호위반으로 인한 사고 위험 중 가장 심각한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대부분의 신호위반 차량의 속도가 높은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므로 신호위반 차량에 의한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는 얘기다.

앞서 예시한 대로 반대편에서 오는 자동차가 없다고 판단해 시도하는 신호위반보다, 속도를 높여 달리던 택시가 전방의 신호기가 정지신호로 바뀌었을 때 정지하지 않고 신호를 무시한 채 내달렸을 때 더 큰 사고 위험이 초래된다는 것이다.

같은 신호위반 행위라 해도 운행 차량에 속도가 붙으면 붙을수록 사고 가능성이 크며, 이로 인한 피해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사실을 위의 사고는 입증한 것이다.

택시의 신호위반에 대해 택시 운전자 전수민(55)씨의 견해를 들어보자.

“사소한 신호위반을 하면서라도 신속히 정지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운전자 심리와 승객을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이 태우고자 하는 압박감이 결합된 현상이다. 그런데 신호위반이라는 게 묘하다. 푸른 신호가 붉은 신호로 바뀌는 순간 바로 다른 차량과 부딪치는 등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신호위반을 자주 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지신호 직후 2~3초가 지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좌우측에서 오는 자동차와 충돌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쪽 차량들 대부분이 신호가 완전히 바뀐 후 출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위험지역까지 도달하는 데는 대략 5초 이상 시간이 걸리고 또 육안으로도 위반차량이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기에 속도를 낮춰주는 경향이 있어서 생각보다 사고가 많이 나지는 않는다. 그래서 습관적으로 신호위반을 하는 기사들이 많다.”

그의 발언은 현실을 정확히 표현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첫째는 교차로 등에서 어느 한쪽 차선에서 오는 차량이 신호를 위반하더라도 다른 쪽에서 오는 차량과 트러블을 일으키기까지는 수초의 시간이 필요하고, 그사이 다른 차량들이 신호위반 차량을 발견하고 속도를 줄이기 때문에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도로에서 많은 차량들이 슬금슬금 신호를 무시하고 운행하는 이유도 바로 그와 같은 현상 때문이다. 신호가 바뀌기 전에 미리 슬금슬금 출발하는 차량들은 반대 신호를 받고 이동 중인 자동차들만 피하면 사고 위험이 없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에 신호를 예사로 무시하면 사전출발을 일삼는다.

마찬가지로 신호가 끝난 다음에도 여전히 자기 신호처럼 교차로 등을 향해 내달리는 차량들도 다른 차들이 천천히 움직인다는 점을 알고 있기에 그와 같은 위반을 감행하는 것이다.

문제는 교차로 등지에서 신호를 대기하거나 신호에 맞춰 운행하는 자동차들이 모두 천천히 운행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어느 한쪽에서 달려오는 자동차라도 속도가 붙은 상태라면 사소한 신호위반에도 사고는 피할 길이 없게 된다.

따라서 속도와 상관없이 교차로와 같이 신호에 따라 자동차들을 관제하는 구간에서는 무조건 신호에 맞춰 움직이지 않으면 언제, 어느 방향에서 달려오는 자동차와 트러블을 일으킬지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다.

여기서 음미해볼 만한 한가지는, 일반인들 사이에는 ‘택시는 유난히 황색신호를 잘 지키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황색신호는 일단 멈춤으로 다음 신호로 변하는 과정이므로 자동차는 황색신호를 발견하면 우선 정지해야 하나, 택시의 경우 이를 자주 무시한다는 것이다.

만약 황색신호를 지키지 않고 직진한 택시와 마찬가지로 황색신호를 지키지 않고 교차로 등으로 직진한 다른 차량이 있다면 이 차량들이 트러블을 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한편 신호가 있는 교차로나 횡단보도에서 반드시 신호를 지켜야 한다는 사실은 특히 보행자 안전을 위해 필수적이다.

보행자는 운전자보다 신호를 준수할 것이라는 객관적 신뢰가 월등히 떨어진다. 또한 보행자는 워낙 다양해 신호에 따라 정확히 움직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신호는 아랑곳하지 않고 내달리는 어린이, 보행속도가 현저히 느려 신호주기에 맞춰 도로를 횡단하지 못하는 장애인이나 노인 등 교통약자, 자전거를 탄 채 횡단보도를 빠른 속도로 건너는 사람, 리어커나 유모차 등을 끌며 힘겹게 건너는 사람 등도 포함돼 있다.

이들이 모두 같은 수준으로 신호를 준수하면서 도로를 횡단한다면 큰 문제가 없겠으나 실제로는 여러 유형으로 횡단보도를 건넌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지 않고 신호가 채 바뀌기 전에 횡단보도를 향해 출발한다거나, 신호가 끝난 다음 속도를 내 횡단보도를 지나치려 한다면 보행자 교통사고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신호기가 있는 횡단보도나 교차로에서는 어떤 경우라도 신호를 준수해 운행 중인 자동차나 보행자의 안전 여부를 먼저 확인한 연후에 천천히 신호에 맞춰 이동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물론 택시 운전자들은 횡단보도에서 보행자의 동향을 확인하지 않는 운전자는 없다고 말하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운전자 개인의 판단과 직관을 전제로 한 것이다. 보행자가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횡단보도에 뛰어들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단지 운전자 눈에 보행자의 움직임이 없다는 식으로 판단하면 예기치 못한 사고에 빠져들 수 있다는 기본적인 인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신호기가 있는 교차로에서의 보행자 교통사고는 보행자의 과실 여부를 거의 따지지 않고 일방적으로 운전자에 과실을 묻는 추세이므로 불의의 피해를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신호만큼은 끝까지 준수한다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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