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캠페인(빗길 안전운전) : 속도 20~50% 줄이고 차간거리 가능한 넓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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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캠페인(빗길 안전운전) : 속도 20~50% 줄이고 차간거리 가능한 넓혀야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1.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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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차로 변경, 미끄러짐으로 이어질 수도
마모된 타이어는 수막현상 유발 “매우 위험”
일과 시작 전 시간대별 강수량 등 확인토록

 

우리나라에 해마다 여름이면 찾아오는 장마는 교통안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노면이 비에 젖어 미끄럽기 때문에 발생하는 장마철 교통사고는 안전운전 부주의 등과 겹칠 때 자칫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각종 교통안전 통계를 보면, 최근 3년간 6∼8월 장마철 교통사고 발생건수를 보면, 해마다 평시에 비해 약 4.5% 가량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장마철 교통안전에 관한 주의가 강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상황에서는 그만큼 사고를 줄이기가 어렵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장마를 코앞에 둔 이 시기 택시 교통안전 핵심도 바로 비에 의한 것이다. 빗길 운전의 위험성은 노면의 미끄러움으로 인한 차선이탈 사고와 야간 눈부심에 의한 사고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이유로 유관기관들은 비가 오는 상황에서의 운전요령으로, 평소보다 20∼50% 정도 감속운행하고, 차간거리도 평소보다 1.5배 이상 확보해 양보 운전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참고로, 장마철 빗길 안전 운행을 위해 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교육센터에서 시행한 제동안전성 시험 결과를 보면, 장마철의 빗길과 같은 젖은 노면의 경우 시속 100km로 운행 중 급제동 시에는 마른 노면에 비해 제동거리가 평균 4.2m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차종에 따라 최대 8.8m까지 차이가 났다.

특히 이 같은 결과는 숙련된 전문 운전자를 통해 시험한 것이기 때문에 여성이나 고령자 등 브레이크를 밟는 힘이 부족하거나 긴급상황 발생 시의 대응속도가 느린 일부 운전자의 경우 시험 결과보다 제동거리가 더욱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빗길 안전운전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은 사업용자동차나 자가용 승용차나 별반 다를 바 없다. 또한 운행거리가 길고 운전시간이 긴 사업용자동차라면 버스와 택시, 화물차가 각기 빗길에서의 안전운전요령이 다른 게 아니다. 다만 집중적으로 고려할 사항이 있다면, 그것은 업종별 사업특성과 함께 운행차량의 구분에 따른 특성을 꼽을 수 있다.

택시의 특성에서 빗길 안전을 위협할만한 요소는 무엇일까? 교통량이 많은 도시지역에서 가능한 한 신속히 움직이며 차로를 오고 간다든지, 가속과 감속을 계속 반복해야 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다른 차량들에 비해 빗길에서 미끌어질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점을 지적한다. 빗길은 기본적으로 마른 아스팔트 도로에 비해 제동거리가 길어지고 미끄러짐이 많이 발생하나, 제동거리나 미끄러짐은 물체의 속도와 하중에 비례해 나타난다. 

여느 자가용 승용차와 대동소이한 차체 크기와 무게의 택시는, 그렇지만 자가용 승용차에 비해 더 자주, 더많이 가다 서기와 가속과 감속, 차로 변경 등을 하기 때문에 특히 가속 중 급정지할 경우 빗길에서는 제동거리가 길어져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택시가 빗길에서 추돌사고가 유난히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택시 운전 경력 16년의 김호순씨(서울·55)는 “나는 비가 많이 온다는 예보가 있으면 가능한 영업 시간을 줄인다. 비가 오면 괜히 불안하고 기분이 좋지 않다. 처음 택시를 운전하던 때 빗길에서 미끄러진 차량에 측면 충돌한 사고를 당했는데, 당시의 부상과 관련한 좋지 않은 기억 때문이다. 물론 나의 과실로 인한 사고는 아니었지만, 사고란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알 수 없어 특히 빗길에서는 긴장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김씨의 사고 경험과 마찬가지로 빗길 운전에서는 다른 자동차의 미끄러짐에 의한 사고에 본의아니게 연관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므로 김씨처럼 빗길 운전은 고도의 긴장감을 유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빗길에서의 제동거리 증가는 주로 소위 수막현상에 의한 것으로, 자동차가 고속으로 달릴 때 노면에 고인 물이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수막을 형성, 타이어가 노면에 닿지 않은 채 마치 자동차가 물 위를 달리듯 미끄러져 핸들의 조향기능이 상실되는 동시에 제동거리가 길어지는 것이다.

제동거리가 크게 증가한다는 것은 운전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운행방향으로 자동차가 더 많이 진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평소의 제동거리에 익숙한 운전자는 제동거리가 현저히 증가한 상황에서는 진행 방향 전면의 보행자나 다른 차량을 발견했을 때 빗길의 제동거리를 감안해 평소보다 2배 이상 거리를 두고 여유있게 브레이크를 조작해야 한다. 이것이 서툴거나 미처 제동거리의 증가를 감안하지 못하면 진행방향의 보행자나 선행차량을 충격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교통안전공단은 실험을 통해 타이어가 마모된 상태에서 빗길을 주행하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제동거리가 최대 5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확인한 바 있다. 따라서 빗길 안전을 위해서는 속도를 줄이는 것은 물론 타이어의 관리가 대단히 중요한 요소임을 알 수 있다. 공단은 타이어가 규정 이하의 트레드 깊이를 나타낼 정도로 마모되지 않도록 적기에 타이어를 교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빗길에서의 미끄러짐을 고려하지 않은 핸들 조작 등으로 인한 차로 이탈사고도 빗길 교통사고에서 높은 빈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유형의 사고로부터 안전하기 위해서는 빗길에서는 일단 속도를 낮추고, 차간거리를 넓히며 정지 시에는 충분한 거리를 두고 브레이크 페달을 나눠 밟는 것이 요령이다. 또 자주 차로를 오가는 지그재그운전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차로를 자주 옮기는 일은 마냥 가속페달만 밟은 상태에서 이행할 수 없기 때문에 자주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나, 잦은 차로 운행방향을 옮기기에 자주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일은 그렇지 않아도 미끄러운 도로에서 자칫 운행 차량이 차로를 이탈하게 하는 최악의 운전행위다. 빗길에서의 잦은 차로 변경은 결코 안전할 수 없다.

빗길 운전의 경우 앞 유리창에 김이 서리거나 물기가 있어 시야를 방해할 뿐 아니라 시계는 와이퍼의 작동 범위에 한정되므로 좌우의 안전 확인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 출발 전에는 마모된 타이어 교체는 물론 타이어 공기압 점검, 와이퍼 교환, 주요 점화장치(전구)의 점등 확인, 유리세정액 보충 등 차량 상태를 반드시 점검해야 하며, 실시간 도로정보 등을 정확히 파악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밖에도, 빗길에서는 한낮에라도 전조등을 켜면 시야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고, 주위에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있어 차량 간 사고 뿐 아니라, 보행자 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 비가 내리면 전조등을 점등하는 것이 좋겠다. 또 긴거리 내리막 길 주행 시 풋브레이크에만 의존하지 말고 엔진브레이크와 병행해 사용토록 한다. 조금이라도 브레이크 계통에 이상이 느껴지면 당황하지 말고 차를 정차시켜 반드시 점검을 받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비가 예보된 날이나 비가 오는 상황에서 운행에 나설 때는 출발 전 반드시 운행 전 구간, 내가 운전하는 시간 전체의 일기예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교통상황을 확인하는 것 이상으로 안전운전을 위한 기본 정보가 된다. 일을 시작할 때 멀쩡하던 날씨가 운행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폭우가 쏟아지는 날씨로 바뀌면 운전자로서는 대단히 당황스러울 수 있다. 또한 빗길이 얼마동안 계속될 것인지, 비의 양은 갈수록 증가하는지 줄어드는지 여부도 미리 체크해보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운행 구간에 폭우가 쏟아질 것이라는 예보가 있다면 무엇보다 먼저 속도를 줄여 만약의 사고 위험에 대비하고 특히 앞유리창을 통한 시야 확보가 가능한 상황을 넘어 와이퍼 작동에도 불구하고 시야가 확보되지 않을 정도로 폭우가 쏟아지면 운행 자체를 멈추고 비가 잦아들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

더러 승객을 타우고 목적지로 향하는 상황에서 집중 호우를 만날 수도 있으나, 이 때는 승객에게 양해를 구하고 운행을 일시 중단하는 등의 신속한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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