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합승택시가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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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합승택시가 돌아온다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1.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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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90년대 과천, 구리, 김포, 하남 등에서 서울로 출퇴근 하던 많은 직장인들은 심야에 버스나 지하철이 끊어질 무렵 시계 주변에서 총알택시라는 것은 자주 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총알택시라는 것은 워낙 빨리 달리니까 생긴 이름이지만, 그 보다는 합승택시라고 하면 더 빨리 이해할 수 있다.

목적지로 향하는 방향이 비슷하면 두세명의 낯 모르는 승객이 택시 한 대에 한꺼번에 올라 타 택시가 운행하는 경로에 따라 순서대로 내리는데, 승객들로써는 어쩔 수 없이 이용하지만 고마운 때가 더 많다. 이렇게 여러 명을 실어 나르다 보니 법규를 지키며 정속으로 운행해서는 큰 재미가 없어 택시기사는 일단 속도를 높인다.

그래서 다시 승객을 태운 장소로 돌아와 한번이라도 더 운행을 해야 돈이 된다. 분명 택시 합승 운행은 불법이지만 승객이 원하고, 운전기사도 돈을 더 벌 수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는 듯 했다.

그런 형태로 운행되기 시작한 합승택시에 대해 승객들은 이내 불만을 쏟아낸다. 분명히 합승운행을 하는 택시인줄 알고 탔지만, 택시가 출발을 하지 않는다. 합승 승객을 더 태우기 위해 기다리는 것이다. 그렇게 서너명을 태우기까지 시간이 경과해 짜증을 내며 다른 택시를 타기 위해 내리는 사람도 없지 않았으니, 이것이 택시에 대한 민원으로 발전하게 된다.  

또다른 문제는 합승 승객을 태운 택시는 속도를 높일 수 밖에 없는데, 그렇게 달리다가 자주 교통사고를 일으킨다. 경찰도 힘들지만 사고를 당해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택시기사나 승객이 나오면서 총알택시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다.

그밖에도 합승택시는 여러 문제를 일으켰다. 방향이 맞지 않으면 태우지 않으므로 지금 식으로 말하자면 ‘승차 거부’가 예사로 일어나고, 합승택시 대기 장소 주변은 목적지를 확인해 택시를 이용하고자 하는 승객과 택시 차량들로 도로가 붐벼 또다른 교통 문제를 일으켰다. 

교통당국은 더 이상 합승택시의 폐해를 방치할 수 없다며 강력히 단속에 나섰고, 결국 합승택시는 자취를 감추고 만 것이 벌써 20년도 더 된 이야기다.
엊그제 국회는 플랫폼을 이용한 택시에 대해 제한적으로 합승을 허용하는 관련 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잘 운영하면 승객이나 운전기사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이 합승택시가 제대로 자리잡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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