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술 한잔’…4단계에 대낮 음주운전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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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술 한잔’…4단계에 대낮 음주운전 ‘빨간불’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1.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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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적발 늘고 교통사고 잇따라
경찰 “낮 시간대 상시 단속 강화할 것”

40대 직장인 임모씨는 최근 점심시간에 사람들과 반주를 곁들이는 일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로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이 제한되면서 이전까지 저녁에 잡던 술자리 약속을 낮 시간대로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임씨는 “홍보 직무에 종사하고 있어 거래처 관계자 등을 만날 일이 잦은데 퇴근한 뒤에는 모일 수 없다 보니 점심시간을 틈타 술자리를 갖고는 한다”며 “저녁 회식도 못한 지 오래돼서 직장 동료들과 낮에 간단히 반주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6주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 제한 조치를 피해 낮 시간대 술자리를 즐기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4단계 지역 식당·카페에는 ‘백신 접종 인센티브’가 적용돼 접종 완료자가 포함될 경우 오후 6시 이후에도 최대 4명까지 모임이 가능하지만, 20∼40대 상당수가 백신 접종을 마치지 못한 만큼 ‘낮술’ 풍경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 이모(26)씨도 “또래 가운데 접종을 마친 사람이 거의 없어 여럿이서 술을 마시려면 여전히 낮에 만날 수밖에 없다”며 “며칠 전에도 정오부터 친구 2명을 만나 반주를 곁들였다”고 했다.

한 음식점 주인은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지난달부터 평일에는 직장 동료끼리, 주말에는 가족이나 친구끼리 모여 낮술을 즐기는 손님들이 배로 늘어난 것 같다”며 “거리두기 단계가 언제 완화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점심시간을 이용해서라도 만남을 갖는 분위기”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간 음주운전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그런가 하면, 이 같은 낮술 모임에는 애주가들의 참여도 눈에 띈다. 오후 서너시에 모여 6시 직전 모임을 종료하기로 계획해 아예 낮술 모임이 정례화해가는 양상이다. 낮에 마시는 술이라는 뜻으로 백주(白酒)라 부르기도 한다. 이 경우 주로 60세 이상 고연령층이 많아 음주운전에 대한 우려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기 시작한 지난달 12일 이후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낮 시간대 음주 교통사고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2시 56분께 평택시 포승읍의 한 왕복 2차로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면허 취소 수준의 운전자가 차량을 몰다가 보행자를 치어 다치게 하는 사고가 났다.

지난 15일 낮에도 경기 광주시 퇴촌면 골목길에서도 음주 차량이 앞 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경찰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 기간 관내 관광지와 번화가 등을 중심으로 낮 시간대 음주단속을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용 경력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상시 단속을 늘려나갈 것”이라며 “운전 중 음주 의심 차량이 있는 경우 적극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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