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교통안전 목표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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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교통안전 목표 설정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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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국민들의 경제활동 및 일상생활을 위해 신속하고 안전이 보장된 이동과 효율성이 높은 교통시스템을 제공해줘야 한다. 이러한 교통시스템에서 특히 교통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왜냐하면 국가는 국민들을 교통사고의 위험에서 보호해 국민의 건강과 재산을 지켜줘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교통안전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국가나 지자체가 효과적인 교통안전정책이나 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안전성을 증대시키기 위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에 적합한 안전전략과 실행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우리나라 교통안전정책은 1979년 제정된 ‘교통안전법’에 근거한 국가교통안전기본계획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국가교통안전기본계획은 1983년 제1차 계획(1983~1986년) 수립을 시작으로 현재는 ‘교통사고 사망자수 기준 교통안전도를 OECD 중위권 수준으로 향상 및 2026년까지 교통안전 선진국 수준 진입기반 마련’이라는 목표 아래 제8차 계획(2017~2021년)이 수립,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국가계획에 근거해 교통안전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수행한 결과 1991년 도로교통사고 사망자수가 1만3429명으로 최고치에 도달한 이후 2001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2018년 3781명으로 42년 만에 처음으로 4천명 이하를 기록했고, 2020년 3079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하는 등 도로교통사고 사망자수의 지속적인 감소와 함께 철도·항공·해양 부문의 교통안전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시킨 성과를 창출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과 성과에도 불구하고 도로 부문에 있어서는 2018년 기준 자동차 1만 대당 사망자수가 1.4명 수준으로 OECD 31개국 평균 수준인 0.8명과 비교해 여전히 높은 편으로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 할 수 없다. 우리가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교통안전 선진국 수준을 따라가려 하는 동안 다른 선진국들도 교통사고 사망자 제로화(Vision zero)를 목표로 지속적으로 사고를 줄이고 교통안전을 증진시키는 노력을 해왔고 그만큼 성과를 보이며 앞서 나가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저 앞에 목표가 있는데 도달하기 직전 그 목표가 멀리 달아나 버리는 듯한 상황으로, 우리가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교통안전 선진국 수준을 못 따라가는 것이 아니냐는 자조적인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바꾸어 생각하면 우리가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줄이고 교통안전을 향상시킬 수 있는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교통안전기본계획을 통해 교통안전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합리적인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 추진대책 등을 체계적으로 수립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하는 것이다.
이제 2022년부터 향후 5년간 교통안전 정책 추진의 길잡이 역할을 할 제9차 국가교통안전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시기이다.
코로나19가 가져온 통행행태의 변화,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첨단 기술이 접목된 새롭고 다양한 교통시스템의 등장, 얼마 남지 않은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 자치경찰제의 도입 등 교통과 관련된 사회적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예측하고 그에 대응해 교통안전 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전략을 제9차 교통안전계획에 담아내야 한다.
또한, 그동안 교통사고 사망자수 감소라는 성과 이면에 부각되지 않았던 교통사고 자체가 감소하지 않았다는 점과 경찰에 신고되지 않은 경미한 교통사고는 일부 증가하는 현상에 대한 부분도 관심을 가지고 해결할 수 있는 전략도 담아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량적인 측면에서 교통사고 사망자수의 감소 목표를 정하는 것과 함께 교통안전문화 향상, 개개인의 교통안전책임의식 제고 등과 정성적인 목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교통안전의 모든 목표가 교통사고 사망자에만 맞춰져 있다. 최근 10여년간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괄목할 만큼 감소했지만, 교통사고 건수 및 사상자 수는 거의 변화가 없는 상태이다. 실질적으로 국민이 느끼는 교통안전증진은 교통사고 건수의 감소와 국민의 교통안전의식 수준 향상이다. 이제는 교통사고 사망자와 같은 외형적인 지표에서 보다 현실적인 지표로 바꿔야 할 시기라고 생각된다.
교통사고 사망자라는 지표는 다분히 결과론적인 면이 크다. 이제 결과에만 신경쓰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판단된다. 이제는 배경과 과정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기이다.  이번에 새로이 수립되는 교통안전기본계획에서는 목표를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지표로 설정해 온 국민이 다같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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