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골목상권 철수’ 발표, 택시에는 어떤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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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골목상권 철수’ 발표, 택시에는 어떤 변화?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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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업계 불신 여전...“반대 투쟁 이어갈 것”
플랫폼 규제 입법 추진·여론 악화
택시에는 새로운 돌파구 될 수도

카카오가 지난 14일 발표한 소위 ‘골목상권 철수’ 방안에서 가장 구체적인 사례로 택시와 대리운전에서의 정책 조정 또는 후퇴다. 그중 가장 큰 사회적 이슈가 됐던 택시에 관한 추후 카카오의 행보와 택시업계의 대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카카오를 포함한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들이 택시 호출 사업에 뛰어들면서 가장 크게 내세운 점 중 하나가 바로 승차 거부가 없다는 점이다. 그동안 사회적 문제로 끊임없이 조명되고 정부 차원에서 수많은 단속·계도가 있었지만, 심야 시간 택시 승차 거부 문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았다.
이에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는 시간대별 탄력 요금을 적용하는 등 방식으로 택시 수급 불균형을 일정 부분 해소했다. 늦은 시각 번화가에서 택시를 못 잡아 발을 동동 굴렀던 경험이 있던 사람들에겐 희소식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엄격하게 관리해 온 택시 요금 체계에 일부 변동이 생겼다. 민간 플랫폼의 참여를 허용하면서 부분적인 요금 자율화가 이뤄진 셈이다.
일단 시장이 열리자 카카오모빌리티는 빠른 속도로 택시 호출 산업을 장악했다. 전 국민이 쓰는 메신저 카카오톡의 지배력과 구글·칼라일 등 외국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결과다.
카카오의 다음 수순은 본격적인 수익화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택시 호출 요금을 최고 5천원으로 올렸다. 이렇게 되면 서울 시내에서 기본요금 거리만 가도 8800원을 내야 한다. 이는 격렬한 반대 여론에 부딪혔고 결국 인상안은 일단 철회됐다.
그러나 수익을 요구하는 재무적 투자자의 압박에 기업공개(IPO)까지 추진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요금 인상은 방법과 시간의 문제일 뿐 정해진 수순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공짜를 내걸고 시장 장악에 성공한 다음 요금을 올려 수익화를 추진하는 방식은 전형적인 디지털 플랫폼 사업의 특성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 손혁상 연구위원은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의 '제로 가격책정'은 독점으로 전환되는 '쏠림현상'을 이끄는 강력한 긍정적 네트워크 효과를 갖는 시장을 만드는데 주효한 영업전략"이라고 진단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8년 인근의 빈 택시를 바로 잡아주는 기능인 '즉시 배차'를 도입해 최대 5천원의 요금을 받으려 했지만, 정부와 택시업계의 반대에 부딪혀 철회한 바 있다.
올해 3월 택시기사가 월정액(9만9천원)을 내면 배차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요금제인 프로멤버십을 출시해 수수료 논란을 촉발시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프로멤버십’에 대해 “택시 기사에게 다양한 오프라인 제휴,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목적지 추천, 승객 평가 데이터 분석 등 영업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부가 선택 상품 ‘프로멤버십’을 선보였다”며 “프로멤버십은 기사들이 필요에 따라 선택해서 가입할 수 있는 부가 선택상품으로,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카카오 T 서비스는 기존과 동일하게 이용 가능하고, 해당 서비스가 본인에게 필요한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출시 초기에 충분한 무료 체험 기간을 운영해왔다”고 해명해왔다.
하지만 14일 이같은 카카오의 해명과 그간의 논리는 일거에 무너졌다. 기존 정책에서 후퇴해  돈을 더 내면 카카오 택시가 빨리 잡히는 기능인 '스마트호출'을 폐지하고, '프로멤버십' 가격은 9만9천원에서 3만9천원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단, 지역별로 '가맹택시 상생 협의회(가칭)'를 구성해 전국 법인 및 개인 가맹택시 사업자들과 가맹 사업 구조 확립을 위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여론 악화와 함께 플랫폼 사업 규제 법령 입법 추진, 금융권의 잇따른 조사 등에 사면초가로 무너져 내리는 형상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그러나 택시업계는 카카오모빌티의 14일 발표에 대해서도 불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비난 잠재우기에 불과하다"며 반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카카오모빌리티와 관련한 택시의 대응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양상이며, 이 점이 택시업계에 새로운 돌파구로 자리잡게 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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