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물류대란에 벌써 '사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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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물류대란에 벌써 '사재기'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1.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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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항구 병목 심화···"연말까지 이어질 듯"
대목 임박 전전긍긍···영국 등 '패닉 바잉' 경계령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물류대란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미국, 유럽, 중동 등 곳곳에서 연말 대목을 앞두고 초비상에 걸렸다.
바다를 건너온 화물선이 항구 인력 부족 탓에 입항조차 못한 채 바다에 둥둥 떠있거나, 아예 출항지에서 떠나지도 못한 컨테이너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다음달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최대 쇼핑 시즌을 앞두고 자칫 대형마트 진열대가 텅텅 빌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일부 국가에서는 때아닌 '사재기' 조짐까지 불거졌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악몽'이 현실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미국에서 가장 먼저 감지됐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 항구에 입항하지 못한 채 앞바다에 둥둥 떠있는 화물선이 수 주 전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지난 달 한때 71척까지 불어나기도 했다. 이달 초 기준으로는 60척 정도에 머물고 있다.
이들 화물선은 주로 의류, 가구, 전자제품, 장난감 등을 싣고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서 출항해 태평양을 건너왔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 연말 대목을 앞둔 수입 화물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입항과 하역 작업이 꽉 막힌 상황이다.
실제로 LA와 롱비치 항구의 인력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RBC캐피털마켓은 분석했다.
상황은 유럽, 중동도 마찬가지다.
영국 최대 상업항인 펠릭스토우항에는 지난 13일 기준으로 컨테이너 5만개가 쌓여 있는데, 더이상 하역 공간이 없어서 일부 화물선이 회항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세계적 해운사 머스크는 화물선 일부를 유럽 다른 지역으로 보낸 뒤 다시 작은 선박으로 갈아태우고 있으며, 이 때문에 배송은 최대 1주일이 지연된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세계적 항만 물류 회사인 디피월드(DP World)도 경고음을 냈다.
술탄 아흐메드 빈 술레이얌 디피월드 회장은 13일 두바이의 한 행사에 참석해 "화물이 밀려있는 것은 복합적인 문제"라면서 "언제 해결될지 예측하기 어렵고, 개인적으로 오랜 시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여파로 블랙 프라이데이(11월 26일)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연말 대목을 앞두고 화물선에 실린 물품이 자칫 마트 진열대까지 제때 도착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커진다.
11월 말 추수감사절에서 12월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연말 쇼핑 대목에 인형들이 상점 진열대에 오르지 못한다면 철이 지난 제품을 헐값에 떨이로 처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존 해운사 대신 자체 조달에 나선 유통 업체도 많다.
글로벌 컨테이너선사에 의존해서는 상품을 제때 진열대에 올려놓을 수 없다고 판단해 자체적으로 화물선 확보에 나선 것이다.
미국 대형마트인 월마트는 LA 항구가 아닌 별도 부두에 전세 선박을 입항시켜 짐을 내리고 있으며 홈디포는 LA 항구를 피해 샌디에이고 항으로 전세 선박을 돌리기 시작했다.
육상 운송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앞서 중국 철도교통의 요지인 정저우(鄭州)시의 철도망이 기록적인 폭우로 마비되고, 카자흐스탄 국경 지대에서 중국의 군사훈련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철도 교통이 지연을 겪기도 했다.
물류 대란이 언제 풀릴지 뚜렷한 해답이 없는 상황에서 일부 국가에서는 소비자들이 벌써부터 연말 쇼핑을 서두르고 있다.
해운사 머스크는 연말까지 물류 대란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으며, 영국 항만 당국은 6∼9개월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여파로 14일 현재 영국 유통 업체들에는 이미 장난감, 게임, 자전거 등의 주문이 증가했으며, 크리스마스 식탁에 올릴 냉동식품 주문도 껑충 뛰어올랐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전했다.
영국 내 장난감 매장 170곳을 운영하는 디엔터네이너 측은 "현재 진열대가 가득 차 있긴 하지만 수요가 재고를 앞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자전거 판매점 할포드에서는 최근 3주간 판매가 21% 증가했으며, 재고 부족으로 배송 지연이 속출 중이다. 이에 따라 영국 장관들은 소비자들에게 '패닉 바잉'(공황 속 사재기)을 하지 말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올리버 다우든 보수당 의장은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며 "평소처럼 물건을 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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