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내년 전기차 예산 ‘널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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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내년 전기차 예산 ‘널뛰기’
  • 김덕현 기자 crom@gyotongn.com
  • 승인 2021.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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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시 전기차 본예산 국비 30% 수준 불과”
국비 매칭 전부 반영 436억원→3905억원···9배나
시 “완성차 등 수급 추이 보고 추경에 반영해야”

서울시의 2022년도 전기차 보급사업 예산이 ‘널뛰기’를 하고 있다.

당초 436억원 규모인 전기차 사업 본예산을 서울시의회 상임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3905억원으로 수정 의결해 9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를 알게 된 시 집행부는 ‘수요와 공급 추이를 반영한 결정’이라며 시의회를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환경부가 서울시에 책정한 내년도 전기차 국비 지원 임시통보(가내시) 예산은 2593억원(3만9510대)이다.

시 기후환경본부는 이의 30% 수준인 436억원(1만1816대)을 본예산에 편성하고, 추가경정예산으로 1115억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두고 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에서는 ‘이 같은 예산 편성은 추경의 취지와 맞지 않는 편법 행위’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22일 제303회 정례회 환수위 3차 회의에서 오현정 시의원(광진2)은 3차 회의에서 “추경 편성을 고려하더라도 시의 전기차 보급 목표는 환경부에서 책정한 규모 대비 68%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서울시 2050 탄소중립’의 핵심 정책인 전기차 보급사업의 예산을 확대 편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결국 환수위는 지난 1일 7차 회의에서 추경 예산을 없애고, 본예산을 2738억원 증액한 3905억원으로 수정 의결했다.

환수위 위원들은 ““추경은 부득이한 사유가 있거나 예상치 못한 지출 요인이 생겼을 때 편성하는 예산”이라며 “전기차 잔여 물량에 대한 추경 편성 계획은 부득이한 사유도 아니고, 예상치 못한 지출 요인도 아닌 본래 의미에 반하는 편법적인 행위이므로 지양해야 한다”고 수정 이유를 밝혔다.

환수위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근거는 ‘전기차 보급사업’이 ‘서울시 2050 탄소중립’의 핵심 정책이라는 이유에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5년까지 서울지역에 전기 승용차 17만5000대 등 전기차 27만대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서울시민들의 관심도 높다.

시가 지난달 10~25일 서울시민 1만5440명을 상대로 벌인 ‘시민이 기대하는 서울시 10대 정책’ 선정 시민 투표에서 ‘전기차 보급·생활권 5분 충전망 구축’이 6298표(6.05%)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시는 하루아침에 9배 넘게 급증한 전기차 예산 수정안에 난감해하는 분위기다.

통상 매년 상반기에 전기차 보급사업 신청 추이를 보고 하반기에 추가 지원 예산을 추경에 반영했는데, 이를 모두 본예산에 통째로 반영했기 때문이다.

시는 내년도 본예산을 적게 잡은 이유로 ▲전기차 등 완성차 반도체 수급 상황 ▲정부·지자체 보조금의 단계적 감소 ▲서울시 계획보다 높은 환경부 목표 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반도체 이슈 등으로 완성차 출고가 지연돼 지원 자격이 취소되면 결국 시민들이 피해를 본다”며 “원하는 전기차 신차를 사려고 그때그때 신청을 취소하는 시민들도 많기 때문에 보급 수요를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상반기는 전국적으로 전기차 보급을 하고, 하반기에는 정부 지원 예산을 매칭할 여력이 되는 광역시·도가 보급사업을 꾸준히 추진한다”며 “시의회와 협의해 (예산안을 조정할 수 있도록) 잘 설득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내년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전기차 보급사업 예산 편성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환경부가 발표한 ‘전기차 보조금 개정안(초안)’에 따르면 100% 보조금을 지급하는 차량 가격 상한선을 올해 6000만원 수준에서 내년 5500만원으로 축소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밖에 50% 보조금 지급 구간과 ‘고급 전기차’ 기준의 가격 상한선도 하향 조정됐다.
개정안에는 올해 최대 700만원이었던 국고 보조금(연비·주행거리 기준, 충전 성능 등 추가 보조금 별도)을 내년에 600만원으로 100만원 줄인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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