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현금 승차 폐지 시범사업'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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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현금 승차 폐지 시범사업' 성공적
  • 김덕현 기자 crom@gyotongn.com
  • 승인 2021.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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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까지 두 달 운영 중 민원 5건 불과
지난해 카드·스마트폰 결제로 현금 승차 0.8%

서울의 노선버스를 현금없이 이용하는 시대가 정착됐다.

1960년대 전국 주요 도시의 노선버스에는 버스 요금을 받던 ‘버스 안내양’ 이야기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1980년대 들어 버스 앞문과 뒷문이 자동문으로 바뀌고, 요금함이 설치되면서 버스 안내양은 사라졌다.

요금 수수방식도 현금에서 계수기, 회수권에서 토큰으로 바뀌어 오다 카드 결제기가 도입되면서 교통카드나 스마트폰으로 교통요금을 결제하는 시대가 왔다.

특히 2004년부터 ‘대중교통 환승할인제도’가 시행되면서 현재 버스를 타면서 현금으로 결제하는 승객은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지난해 서울지역 시내버스 현금 승차율은 0.8%를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해 1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언택트(비접촉) 시대’를 맞으며 식당과 편의점, 택시 등 대중교통에는 비말 감염을 막기 위한 칸막이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현금 결제로 인한 코로나바이러스 전파 차단과 버스 현금 사용에 따른 유지·관리 비용 등을 줄이기 위해 지난 10월 1일부터 8개 노선·171대의 시내버스에 ‘현금 없는 버스’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시범사업 두 달여가 지난 12월 3일 현재 시범 버스 171대의 누적 수송인원은 2억20만1996명을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서울시가 현금 승차 폐지 시범사업과 관련해 받은 민원은 5건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3건은 사업 시행 초기 ‘현금이 없다는 것과 클린버스가 무슨 관계냐’는 민원이었다.

나머지 2건도 카드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이나 카드를 집에 두고 나온 이용자들을 우려하는 민원이었고, 실제 이용 불편을 겪은 승객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는 사업 명칭을 ‘현금 없는 버스’로 변경했다.

또 버스 정류장에 QR코드를 이용해 스마트폰에 모바일 티머니를 설치해 결제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시범 버스를 운행하는 한 운전기사는 “현금으로 결제하는 승객이 하루에 한 명도 없을 때도 많다”며 “현금이 없는 승객에겐 안내문을 드리고 승차 확인을 받은 뒤 계좌이체로 처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65세 이상 시민은 ‘어르신 교통카드’를 무료로 발급받을 수 있어 대부분 카드를 소지하고 있고, 지하철역 등에서 충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금 승차는 버스기사와 업체에게도 부담이기도 했다.

기사가 매일 무거운 돈통을 들고 버스와 사무실을 오가는 것도 힘들고, 업체에서도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곳에서 관리자 등 3명의 인원이 모여 현금을 세어야 하기 때문이다.

10년차 경력의 한 시내버스 기사는 “승객이 현금을 내면 잔돈을 거슬러 주면서 운전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매일 잔돈을 가득 채운 10㎏의 돈통을 들고 버스에서 내려 사무실로 걸어가야 하는데 비나 눈이 오면 넘어저 골절상을 입는 기사도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시내버스의 현금 승차 폐지는 버스 노사의 오랜 건의사항이기도 했다.

또 서울뿐 아니라 대전시도 이미 지난 7월부터 현금 승차 폐지 시범사업을 하고 있고, 인천도 내년 1월부터 시범사업 추진을 준비하고 있다.

시는 내년 6월까지 시범사업을 마치고 효과와 문제점 등을 점검한 뒤 현금 승차 폐지 노선을 확대할 방침이다.

다만 현금 승차의 완전 폐지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성중기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위원은 “시내버스는 수익을 추구하는 개념이 아니라 시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 대중교통이기 때문에 마을버스가 승객이 적은 벽지 노선을 다니는 것”이라며 “단 한 명의 이용자가 현금을 결제하더라도 불편함이 없는 신중한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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