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캠페인(차내 안전사고) : 승객 안전이 우선···“일단은 운전자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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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캠페인(차내 안전사고) : 승객 안전이 우선···“일단은 운전자 책임”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2.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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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버스 사고의 절반 가까이 차지
책임 소재 따지기 어려운 경우 많아
예방책은 급출발·급제동·급핸들 금지

시내버스 운전자에게 차내 안전사고는 가장 피하고 싶은 문제다. 차내 안전사고는, 버스가 정상적으로 운행하고 있으나 승객이 핸드폰을 보다가 손잡이를 꽉 잡지 않는 경우나 교통약자 및 노약자가 차내에서 넘어지는 사고 등 차내에서 승객이 넘어져 부상을 입는 사고다. 
한국운수산업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차내 안전사고는 전체 교통사고의 42.6%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중 차내 전도사고는 33.8%, 승하차 사고는 8.8%였다.
특히 차내 안전사고는 중상 사고 비율이 31.3%로 전체 버스 교통사고의 22%에 비해서도 더 높은 수준이었다.
자동차손해배상법에서는 자동차 운전자가 운행 중 다른 사람을 다치게 했거나, 숨지게 했다면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할 책임이 있고 버스도 여기에 포함시키고 있다.
반면, 대법원 판례를 보면 ‘정차한 버스’에서 손님이 혼자서 넘어졌을 경우 버스회사의 과실은 없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주행 중인 버스에서 승객이 넘어졌을 경우, 기사의 과실이 아님을 입증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승객의 일부 과실이 인정될 수는 있으나 기사가 일정 부분 책임져야 한다는 점에서 여간 신경이 쓰는게 아니다.
버스가 주행 도중 전방에 동물(강아지)이 나타나 앞 차량이 급정거했고, 뒤를 따르던 버스는 사고를 피하려고 급정거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도 마찬가지다. 이로 인해 차내 승객이 넘어져 부상을 당한 사고에서 법원은 버스회사의 90% 과실을 인정했고, 치료비와 위자료로 29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사고 원인과 유형 : 노선버스의 교통안전에서 아킬레스건과도 같은 차내 안전사고는 승객의 부주의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지만, 판례에서는 극히 제한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객에게 책임을 묻는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운전자가 여하히 차내에서 승객 안전을 보장해줄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버스 내 안전사고는 버스의 움직임에 승객이 부주의하거나 미처 대처하지 못한 상황에서 주로 발생한다. 버스가 운행 중이므로 움직임이 없을 수 없지만 승객마다 제각각인 인체구조나 상태 등에 따라 차체의 작은 움직임에도 승객이 받는 영향은 다 다르다. 여기에 연령이나 성별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소지품이나 동승자 유무, 승객 밀집도 등에 따라 결과가 달리 나타날 수 있다.
자동차가 출발할 때나 정지할 때는 승객이나 차내에 비치된 물건 등에 영향을 미친다. 멈춰선 물체를 움직이게 하는데 필요한 힘은 움직이고 있는 물체의 움직임을 더 움직이게 할 때보다 월등히 많은 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움직이는 물체를 갑자기 멈춰 세우면 물체에는 움직이는 방향으로 계속 움직이려는 힘이 작용된다. 또 그 힘은 속도가 좌우하게 된다. 즉 얼마나 빨리 움직이느냐 천천히 움직이느냐가 물체에 미치는 힘의 크기는 크게 달라진다.
지금은 아예 손잡이 지지대가 설치돼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없지만, 과거 버스 맨 뒷 쪽 좌석에 앉아 있던 사람이 버스가 급정거하는 바람에 벌떡 일어서 운전석 옆쪽으로 내달리곤 하던 일이 적지 않았다.
그런 장면을 감안하면, 좌석이 없어 서 있는 버스 승객이 만약 손잡이를 제대로 잡고 있지 않거나 허술하게 잡고 있을 때 버스가 급정거하면 영락없이 신체가 버스의 진행 방향으로 튕겨져 나가는 일은 얼마든지 상상할 수 있다.
이런 원리로, 서있는 승객은 버스가 급출발할 때 진행방향 뒤쪽으로 몸이 쏠리게 된다. 이 경우 서있는 승객이 손잡이를 잡고 있지 않았다면 십중팔구 넘어지는 불상사를 당하게 된다.
대부분의 버스 승객은 이와 같은 원리를 어렵지 않게 이해하고 있고, 실제 버스를 타고 내릴 때 넘어지지 않기 위해 손잡이를 잡는다거나 스스로 신체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며,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승객은 버스 내 사고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명백히 제한적이다. 승객이 정상적인 신체구조를 갖고 있고, 운동신경이 보통수준의 평범한 시민일 경우라면 얼마든지 통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교통약자 등 배려 : 버스는 신체조건이 현저히 불안정한 교통약자들도 함께 이용하고 있는데, 이들은 고령자·지체장애인·임산부·환자·유아 등 소위 교통약자들이다. 교통약자들은 운행 중인 버스에서 차체의 흔들림이나 가감속, 정차나 출발 때 보통 승객들에 비해 물리적인 영향을 더많이 받거나, 같은 영향을 받더라도 대처할 능력이 부족해 곧바로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봐야 한다.
승객이 물건을 소지한 경우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소지품 때문에 손잡이를 제대로 잡지 않아 일어나는 안전사고는 비일비재하다. 특히 최근 휴대폰을 손에 쥔 채 버스에 탑승하거나 탑승 후에도 휴대폰을 작동하거나 손에 쥔 채 하차를 시도하는 승객도 많아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는 위험한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
또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상황이라면 버스 내부의 바닥도 젖은 상태가 되므로 미끄러워 승객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사고 예방 운전 요령 :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버스업계는 운전자들에게 반드시 준수해야 할 운전요령으로 ▲승객의 안전한 승하차 확인 후 출발 ▲과속·급출발·급정지 등 난폭운전 금지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금지 등 차량 운행 시 반드시 준수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말하자면, 천천히 출발하고 천천히 멈춰서라는 것이다. 속도가 느리면 관성력이 현저히 낮아져 서있는 승객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된다. 그러므로 버스 내 승객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버스 운전자들은 천천히 출발하고 천천히 멈춰서는 운전을 습관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운전자는 정류장에서 출발할 때 탑승구를 닫고, 탑승객의 완전한 착석을 확인한 다음 서있는 승객의 동향을 다시한번 점검한 후 서서히 가속페달을 밟아야 한다. 만약 신체 활동이 부자연스러운 승객이 탑승할 때는 차내 탑승객 주위의 승객들에게 ‘좌석 양보 또는 차내 보행을 도와줄 것’을 권유하는 멘트를 보내는 것도 좋은 대처 요령이다.
차가 출발하면 운전자는 다시한번 ‘차량 손잡이를 올바로 잡아 줄 것’을 안내하는 방송을 내보는 일에 소홀할 이유가 없다. ‘차가 멈춰 설 때 넘어질 수 있다’, ‘미리 하차구 가까이 나와 안전하게 손잡이를 잡아 달라’는 등의 멘트는 승객에게 좋은 조언이 된다.
마지막으로 하차 단계에서의 안전 관리 문제다.
승객은 목적지까지 왔다는 안도감에 서둘러 하차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교통카드 단말기를 이용하기 위해 하차구 주변에서 발을 옮겨야 할 일도 있으나 이 때 차가 갑자기 멈춰서면 신체의 균형을 잃을 수 있다. 그러므로 운전자는 반드시 서행으로 정류장 진입로에 들어서면서 천천히 차를 멈춰 세워야 하며, 이 때도 승객에게 ‘차가 완전히 정차할 때까지 반드시 손잡이를 잡고 조심해 줄 것’을 안내하는 것이 승객의 차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다.
대부분의 시내버스는 자체 안내방송 프로그램을 구축, 이를 사용하고 있으나 방송 멘트에 의존해 방심하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운전자가 직접 후사경 등으로 승객의 안전한 하차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런저런 안내조차 무시되는 경우도 있다. 주로 10대 청소년 여럿이 한꺼번에 승차했다 내릴 곳에 차가 완전히 멈춰서면 그때 불현듯 일어나 한꺼번에 달려 나가는 형태다. 이때 자칫 차체가 움직이면 차내 전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운전자는 그런 청소년들의 행태를 감안해 슬로스타트를 습관화하는 수 밖에 뾰족한 대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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