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택시, ‘승객 골라태우기’ 정황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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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택시, ‘승객 골라태우기’ 정황 나왔다
  • 김덕현 기자 crom@gyotongn.com
  • 승인 2022.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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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조사 결과···평일 밤 비도심 단거리 호출 성공 낮아

서울시는 카카오택시 운행 실태를 조사한 결과 목적지 표시에 따라 승객을 골라 태우는 정황을 일부 포착했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해 10~11월 택시 플랫폼 시장의 약 90%를 점유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일반·가맹택시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였다.

조사는 여론조사 업체 조사원이 승객을 가장해 카카오택시 호출 앱으로 택시를 불러 직접 타는 ‘미스터리 쇼퍼’ 방식으로 총 841대를 조사했다.

조사는 ▲10㎞ 이상 장거리와 3㎞ 이내 단거리 ▲평일과 주말 ▲도심과 비도심 ▲아침·저녁·밤 시간대로 구분했다.

조사결과 평일 밤에 도심에서 비도심으로 가는 단거리 통행의 호출 성공률은 23%로 가장 낮았다. 같은 조건에서 장거리를 이동하는 경우는 호출 성공률이 54%로 2배 이상 높았다.

시는 이같은 결과에 대해 “택시 승객이 많은 평일 밤에 장거리 승객일수록 호출 성공률이 높다는 것이 실제 확인된 것”이라며 “카카오택시가 승객 목적지를 기사에게 제공하는 것이 골라태우기와 관련이 있다고 의심이 가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거리와 시간대별 배차 성공률은 단거리(66.4%)·평일(63.3%)·밤 시간대(58.6%)에 낮았다. 장거리(81.8%)·주말(88.1%)·아침(79.0%)·저녁(83.2%)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시는 카카오 가맹 택시의 ‘콜 몰아주기’ 실태조사도 함께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일반 택시를 호출해 배차에 성공한 경우 중 약 39%는 가맹 택시(카카오T블루)가 배차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승객이 많은 평일 밤 시간대 도심에서 비도심으로 가는 호출의 경우 가맹택시 배차 비율이 16.7%로 낮았으나, 승객이 상대적으로 적은 주말 아침 도심에서 도심으로 가는 호출은 가맹 택시 배차 비율이 86%로 높았다.

시는 일반 호출 시 일반 택시가 아닌 가맹 택시가 배차되고 있는 것을 실제로 확인한 것이라며 다만 카카오택시의 배차 알고리즘을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콜 몰아주기’에 대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연구위원은 “가맹택시 배차 비율이 40%로 높은 것은 콜 몰아주기 개연성이 있다”며 “카카오택시의 가맹-중개 분리 등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평일 밤 시간대 승차난 해소를 위해 부제 해제와 전기택시 보급 확대 등 다양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또 카카오택시 측에는 승객의 목적지를 자치구 단위까지만 표시하고, 장기적으로는 목적지를 미표시하는 등 단계적 개선방안을 올해 초 요청한 바 있다.

시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이번 실태조사 자료를 제공하고, 국토교통부에는 가맹·중개택시 인허가 등 관리 권한을 시도지사에 위임해 달라고 건의하는 등 관련 제도 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다.

한편 공정위는 카카오의 가맹 택시 콜 몰아주기와 관련한 조사를 이르면 다음달까지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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