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범 칼럼] 방향지시등과 비상등
상태바
[이수범 칼럼] 방향지시등과 비상등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2.02.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로상에는 매우 다양한 수단들이 있다. 그것들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와 무거운 무게로, 충돌 시 매우 강력한 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은 바로 자동차이다. 우리는 도로상에서 차량을 운전하다 보면 ‘다른 차량이 이러한 행동을 할 것이다’ 또는 ‘도로의 환경이 이렇게 전개될 것이다’라는 기대감을 갖는다. 교통공학적인 표현으로 이러한 운전자들의 예측에 대한 기대감은 기대심리(Expectation)라고 이야기한다.
 원인과 관계없이 운전자의 기대심리가 충족되지 않는 도로환경은 상대적으로 교통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예를 들어, 신호위반은 종종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 모든 운전자는 신호를 준수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있는데, 이를 위반하고 신호를 준수하지 않는 운전자가 나타나는 경우 다른 운전자들은 당황하게 된다. 운전자들은 예측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대처하는 행동이 느려지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주행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같이 도로상에는 운전자들 간에 준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규칙들이 많다. 그 중에서 오늘은 방향지시등과 비상등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방향 지시등이란 차량의 진행 방향을 주변 또는 뒤따르는 차량에게 알려줘 다른 차량들이 적정한 행동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이다. 이와 같은 기능은 차량의 소통과 안전의 증진을 위한 중요한 요소이다. 우려가 되는 점은 이러한 방향지시등을 적절하게 사용하지 않는 운전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신호대기하는 차량이 있는 경우이다. 다른 운전자들은 해당 차로를 직진차로로 착각할 수 있으며, 직진차량들은 해당 차로에서 신호대기하다가 직진 신호에 통과하지 못할 수 있다. 이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올바른 방향지시등의 사용은 도로상의 모든 운전자가 준수해야 하는 것이다. 방향지시등의 기능과 효과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 모든 운전자가 올바른 방향지시등을 사용하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바란다.
 두 번째는 비상등이다. 비상등이란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에 사용하는 장치로, 뒤따르는 차량에게 '도로 상황이 정상이 아니니 조심하라'는 경고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비상등이 불법과 얌체운전의 면죄부로 사용되는 사례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정상적으로 주행하는 차량들이 불편을 겪고있는 상황에 대하여 한 번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불법주정차 차량이 비상등을 사용하는 경우이다. 피치 못할 상황에서 불법주정차를 해야만 하는 경우에 비상등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히 올바른 행위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불법주정차 상황에서도 운전자가 합법이라고 생각해 비상등을 남용, 점등하는 경우가 있다.
 또 다른 비상등 오용사례는 비상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비상등을 점등하고, 운전자가 목적하는 방향으로 운행하는 차량이다. 주로 이륜차와 버스 등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비상등을 항상 점등하고 여러 차로를 왕복하며 주행한다. 이러한 차량을 뒤따르며 운행하는 운전자들은 해당 차량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사전에 대처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운전자는 도로의 상황이 예측 가능한 대로 전개될 때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되며, 올바른 의사 결정을 하게 된다. 그러나 불법적인 비상등 점등 오용과 남용은 대부분의 올바른 운전자들에게 정신적인 혼란을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혼란은 사고가 발생할 확률을 높이게 된다. 즉, 도로상에 기대심리를 위반하는 차량이 많아지게 되면, 위급한 상황에서 비상등을 점등하는 경우임에도 양치기소년 일화와 같이 무시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한 위급상황이 무시 당한다면,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방향지시등과 비상등의 미사용 및 오용과 남용 등은 교통소통과 안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방향지시등과 비상등은 도로상에서 차량간 소통의 수단으로 이용돼야 한다. 하루빨리 우리 도로상에서 모든 차량의 방향지시등과 비상등이 본래의 기능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국가와 시민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