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수출통제 FDPR 예외에 기업들 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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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 수출통제 FDPR 예외에 기업들 안도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2.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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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 악화에 따른 리스크 등 불확실성은 여전"
자동차·전자 등 핵심품목 수출 불확실성 해소
글로벌 물류난 심화·내수 시장 위축 등 우려

미국 정부가 지난 4일 대(對)러시아 수출통제 조치인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적용 대상에서 한국도 면제해 주기로 하자 국내 기업들은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다며 안도감을 나타냈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둘러싼 현지 및 글로벌 정세가 어떻게 바뀔지 예단할 수 없어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FDPR은 미국 밖의 외국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기술을 사용했을 경우 미 정부가 수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한 제재 조항으로, 반도체를 비롯한 7개 분야의 57개 하위 기술이 이에 해당한다. 지난달 발표 당시 유럽 및 일본 등과 달리 한국은 FDPR 적용 예외 대상에 들지 못했으나 이번에 양국간 고위급 협의를 거쳐 한 발짝 늦게 포함됐다.

자동차 업계는 미국산 기술이나 소프트웨어가 적용된 완성차와 관련 부품이 수출통제 대상이 될 우려가 사라지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분위기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장은 "수출 통제와 부품 수급난으로 인한 현대차 러시아 공장의 가동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보면 된다"며 "다만 러시아 내수 시장이 위축되고 달러가 부족해지면서 현지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하는 것은 여전히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가 FDPR 면제국에 포함됐어도 국내 기업들이 반도체 등 FDPR 관련 품목을 러시아로 수출할 때 우리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만큼 완전히 마음을 놓기에는 이르다는 반응도 있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의 경우 가짓수가 워낙 많고 적용되는 기술과 소프트웨어도 다양하기 때문에 수출 제재와 관련된 구체적이고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더욱이 글로벌 컨테이너 운항 선사들이 최근 속속 러시아 운항을 중단하면서 물류 차질과 공급망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이라 국내 산업계의 피해는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의 경우 앞서 글로벌 물류 차질에 따른 부품 부족으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가동을 5일까지 중단했는데 이달 생산물량도 절반으로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도 FDPR 예외국 인정으로 러시아 사업의 불확실성이 조금이나마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러시아 스마트폰과 TV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생활가전 부문에선 LG전자와 함께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 공장에서 TV를, LG전자는 모스크바 외곽 루자 지역 공장에서 가전과 TV를 각각 생산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FDPR 수출통제를 받으면 미국 산업안보국으로부터 수출 가능 여부를 일일이 허가받아야 하지만, 다행히 예외국으로 인정받아 예측 가능성이 더 커졌다"며 "다만 이는 한국 정부의 독자 제재 동참을 전제로 하는 조치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제재 리스트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FDPR 예외국으로 인정받은 것은 긍정적이지만,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와 글로벌 기업의 잇따른 '러시아 보이콧'으로 러시아 사업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이번 사태가 조기에 종료되거나 안정되기 전까지는 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자업계는 아직 현지 공장 가동과 부품 수급에는 문제가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되고 주요 선사들의 러시아 운항 중단이 확대되면 물류망 차질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러시아에 선박 드나들기가 어려워지면서 해상 물류망 차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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