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제재 장기화땐 큰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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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제재 장기화땐 큰 타격“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2.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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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작은 부품업체 줄도산 우려도
타이어업계는 고유가 겹쳐 초긴장

미국이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적용 대상에서 한국도 면제하기로 했음에도 현지에 진출해 있는 우리나라 완성차 업체와 자동차 부품 업체가 받을 영향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 현지에서 공장을 가동 중인데다 완성차 수출 비중이 작지 않은 현대차와 기아, 그리고 러시아에 차 부품을 수출하는 부품업체들은 이번 사태 및 제재가 장기화할 경우 심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자동차 관련 전문가와 업계의 중론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퇴출하기로 하는 등 대러 금융·무역제재 강화 조치를 잇따라 발표하자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대러 수출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부품업체들도 촉각을 세우며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대러 자동차 관련 수출 비중은 40.6%에 달한다. 이 중 승용차가 25.5%, 자동차 부품이 15.1%다.
특히 국내 자동차 부품 협력업체 입장에서 러시아는 전체 수출액이 연간 15억달러(약 1조8천97억원)에 달해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중요한 시장으로 꼽힌다.
완성차 업체와 비교해 규모가 작은 부품업체들이 먼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에 대한 고강도 제재가 장기화되면 최악의 경우 줄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까지 나온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이 채 해소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팔라듐, 백금 등 차량용 반도체에 들어가는 원자재의 공급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부품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부품업체가 러시아로 수출하는 부품의 90% 이상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현대차 공장으로 납품되고 있는데 부품 공급에 문제가 생길 경우 현대차·기아의 현지 공장 가동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이뿐만 아니라 미국의 전략물자 수출 통제에 따라 미국산 반도체나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자동차의 대러 수출 자체도 제한될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1·2차 협력업체의 경우 2∼3달만 대금 결제가 밀려도 도산 가능성이 높다"며 "반도체가 자동차 모듈이 되고, 모듈이 완성차가 되기 때문에 업계별 '주름살'이 밀리면서 결국에는 산업 전반으로 후유증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말 현대차 러시아 공장의 생산량에 비춰볼 때 현대차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비해 어느 정도의 재고를 선제적으로 확보해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전쟁이 장기화돼 원자재 공급 차질이 심화되면 결국 버티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인한 러시아 내수 감소와 루블화 가치 절하에 따른 실질적인 수익성 악화 역시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러시아 현지의 내수 판매가 약 29%까지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러시아 공장에서 약 23만대를 생산했으며 현지 판매 법인을 통해 기아 20만6천대, 현대차 17만2천대 등 총 38만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완성차 업체나 부품업체뿐 아니라 타이어 업계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타이어의 주요 원재료인 카본 블랙과 합성고무 등은 석유를 원료로 하고 있어 유가 상승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우크라이나 사태와 러시아에 대한 고강도 제재로 국제유가가 다시 천정부지로 치솟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서다.
전 세계적으로 풀리지 않는 물류 병목 현상으로 인한 해상운임 상승세도 타이어 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다만 러시아에 진출한 우리나라 업체들이 SWIFT 제재의 영향으로부터 다소 자유로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현대차와 국내 부품업체 대부분은 독일과 이탈리아, 한국계 은행을 통해 대금을 결제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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