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속도로 암행순찰이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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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속도로 암행순찰이면 어떤가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2.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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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의 백미는 이몽룡이 변사또의 가렴주구를 꾸짖는 장면으로, 그 방식이 암행어사 신분을 숨기고 민심을 살피는 형태다. 시대적 배경이 낳은 픽션이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당시 횡행했던 탐관오리들의 전횡을 고발하고자 했던 것이고, 여기에 청춘 남녀의 지순한 사랑이 가미됐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를 바꾸어 연애소설에 시대적 상황이 가미됐다고 해도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숨어서 무엇인가를 살핀다는 것, 이는 살필만한 무엇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근거로 한다. 그래서 발각되면 엄벌에 처했으므로 그 무엇은 필경 잘못된 행위라는 말이다.
21세기 우리나라 고속도로에 그 암행어사가 떴다. 숨어서 잘못된 운전을 잡아내는 것이, 이몽룡이 변학도를 딱 찍어 척결한 것과 방식이 다를바 없다. 워낙 고속도로에서 과속과 난폭운전이 횡행해서 나온 단속방식이다.
아무 것도 모르고 마음대로 내달리다 적발된 운전자는 대부분 ▲운이 없어 잡혔다 ▲기분 나쁘다는 식으로 반응한다. 진정으로 “내가 지나쳤다”라거나 “잘못했고 반성한다”는 운전자가  별로 없다는 것이 더 문제다.
경찰이나 고속도로 순찰대가 더 엄격히 단속하고, 더 많은 난폭운전자를 잡아내려 애를 쓰는 이유다.
암행순찰 단속반이 활동한 기간동안 과속 등으로 적발된 운전자도 많았지만, 교통사고 발생건수가 줄었다는 것이 더 큰 의미를 갖는다. 물론 사망자와 부상자 수도 줄어들었다.
그러나 달리 말해, 암행순찰 같은 방식이 운영되지 않았다면 더많은 과속차량이 질주했을 것이고, 더많은 교통사고가 발생해 피해자가 양산됐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운전자들은 단속반이 암행순찰을 하는 것에 반감을 갖는다. 비단 난폭운전을 하는 사람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며, 누구나 감시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그것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내가 하는 과속이나 난폭운전 행위가 많은 사람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보편적 교통질서를 훼손한다면, 반감 이전에 자기반성부터 해야 할 일이다.
과속단속 카메라가 없으면 언제라도 속도를 높이는 운전습관이 남아 있다면 암행단속은 계속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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